2011년 10월 24일 오늘의 책
이석원 | 달 | 2009.11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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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 그 남자의 일기장… 세상에서 가장 찬란했던 감정의 입자들… 숨이 멎는 듯한 내밀한 이야기… ● 다이어리 조회 수 1만 5천 건! 모두가 ‘내 얘기’인 것만 같은 마력적인 보편성 인생에 있어 하고 싶은 일이나 애착 같은 것 없이 그저 되는 대로 살아오던 그는 서른여덟이 되던 해 어느 날, 사랑과 건강을 한꺼번에 잃고 비로소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된다. 그 방편으로 택한 것이 글쓰기였다. 그는 삶의 내밀한 부분들을 마...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후, TV에서 하는 음악프로를 가끔 본다. 언제부터인가 음악프로는 아이돌 차지가 되었다. 어리고 예쁘고 잘 생긴 아이돌이 호흡하기에도 벅차 보이는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그 현란한 화면 아래에 새겨지는 노랫말을 종종 읽어본다. 맥락도, 의미도 알 수 없는 가사들이 즐비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즉각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그 뿐이다. 사유나 깊이는 찾아볼 수 없다. TV를 끄고 오래 좋아한 CD를 플레이 시킨다.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 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 지 너무 오래되었지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무슨 서운하긴, 다 길 따라 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먼저 손 내밀어 주길 나는 바랬지
나에겐 넌 너무나 먼 길 너에게 난 스며든 빛
이곳에서 우린 연락도 없는 곳을 바라 보았지
나에게 넌 허무한 별빛 너에게 난 잊혀진 길
이곳에서 우린 변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었지
나는 보통의 존재 어디에나 흔하지 당신의 기억 속에 남겨질 수 없었지
가장 보통의 존재 별로 쓸모는 없지 나를 부르는 소리 들려오지 않았지
- 언니네 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중에서
언니네 이발관, 그 중에서도 이석원이 쓰는 가사는 소설 혹은 시처럼 읽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보통의 존재’는 얼마 전 한글날을 맞아 시인 신달자와 소설가 한강 등 문인 9인이 뽑은 “2000년대 한국 대중가요가 빚어낸 최고의 노랫말” 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노랫말이 시와 다름 없었던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지금에, 그의 가사는 더욱 빛을 발한다. 그가 쓰는 노랫말을 좋아하게 된 뒤 www.shakeyourbodymoveyourbody.com이란 엄청난 도메인의 언니네 이발관 홈페이지 속 그의 일기도 탐독해나갔다. 얼마 뒤, 그의 책이 나온다고 했다. 그 책이 <보통의 존재>였다.
내가 만드는 음악은 불안과 고통의 산물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상력과는 무관하다.
나의 인생에서, 또 내가 속한 집안 환경 속에서 겪은 수많은 일들은 고스란히 음악이 되어 세상에 들려졌다. 고통을 잊기 위해 8월의 뜨거운 태양 볕을 피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달리며 만든 5집 앨범은 내가 만든 다섯 장의 앨범 중 가장 많은 것을 안겨다 준 앨범이 되었으며 반면 가장 사건이 없을 때 만든 4집은 그다지 많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 (88쪽, 고통이 나에게 준 것)
이석원의 글은 때로 몹시 드라이하고, 어떤 때는 퍽 몰캉하며, 대체로 슬프다. 자신의 아픔을 에둘러 말하지 않고 그저 솔직하고 담담하게 말한다. 사람은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존재인지라, 타인의 더 깊은 상처와 우울로 스스로를 치유하기도 한다. 팔, 다리가 부러진 사람 앞에서 손가락이 부러진 걸로는 울 수도 없는 일인 것이다. 누군가의 슬픔과 고통이 내게 위로가 되는 이런 아이러니라니. 음악을 비롯해 예술을 하는 이들이란, 어쩌면 타인보다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아파한 시간을 유형의 것으로 만들어내고 그로써 위로와 위안을 주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의 책 안에서 온전히 ‘보통의 존재’가 되어 이석원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대단하지 않다. 사랑과 이별, 친구, 가족, 일상, 일 등 보통의 존재들이 겪는 일반 범위 안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삶의 보편성 때문에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받아 들이고, 그에 쉽게 동화되기 때문이다. '보통의 당신'이 말하는 '보통의 나'의 이야기. 그 안에는 소리 없는 음악이 있다.
- 컨텐츠팀 에디터 료(fololy@bandinlun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