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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2012년 5월 23일 오늘의 책

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 돌베개 | 2012.05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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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새로운 창조 공간 ‘변방’을 찾아 떠나는 여행 독자의 탄생을 기다리며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직접 자신의 글씨가 있는 곳을 답사하고, 그 글씨가 쓰여진 유래와 글씨의 의미, 그리고 글씨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풀어낸 글이다. 해남 땅끝마을의 서정분교를 시작으로 강릉의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충북 제천의 박달재, 충북 괴산의 벽초 홍명희 문학비와 생가, 오대산 상원사, 전주 이세종 열사 추모비와 김개남 장군 추모비, 작품 이 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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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창조를 향해 나있는 길

 

오랜만에 시골을 찾으면 눈에 담기는 풍경이 낯설게 느껴진다. 특히 건물의 높이가 대체로 낮아 땅 가까이 내려앉은 모습이 그렇고, 그 덕에 한꺼번에 시야에 쏟아져 들어오는 거대한 크기의 하늘이 그렇다. 하늘이야 올려다본 자리가 어디든 경계 없이 높고 넓기는 매한가지지만, 그간 높은 건물에 가려진 하늘의 조각만을 보아온 눈에는 본래 하늘의 모습이 오히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제껏 익숙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깨지는 순간이고, 그제야 도시의 삶 속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도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도시 아닌 ‘변방’이 갖는 성찰의 힘이다. 

 

“변방을 공간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변방에 대한 오해이다. 누구도 변방이 아닌 사람이 없고, 어떤 곳도 변방이 아닌 곳이 없고, 어떤 문명도 변방에서 시작되지 않은 문명이 없다. 어쩌면 인간의 삶 그 자체가 변방의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변방은 다름 아닌 자기 성찰이다.” (13쪽)

 

신영복 선생이 쓴 글씨가 있는 곳을 찾아가 그 글씨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글들이 모여  책이 되었다. 해남 송지초등학교 서정분교, 강릉의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박달재, 벽초 홍명희 문학비, 오대상 상원사의 문수전,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추모비, 덕진공원의 김개남 장군 추모비, 서울시장실, 봉하 마을 등이 그가 다녀온 곳들이다. 거기에는 그 공간의 사람과 사연을 담은 글씨가 있고, 그 이야기를 통해 ‘변방’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고 되새기는 시간들이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실제로 몸을 움직여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책인 동시에 그간 변방에 갖고 있었던 오해를 반성하며 ‘담론 지형에서의 변방’을 찾아나서는 의식의 여행기라고도 볼 수 있다. 주류 담론이 아닌 비판 담론, 대안 담론의 의미로서의 《변방을 찾아서》인 것이다.

 

“인류사는 언제나 변방이 역사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 왔다. (…) 우리는 왜 문명이 변방으로 이동하는지, 변방이 왜 항상 다음 문명의 중심지가 되는지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변방에 대한 즉물적 이해를 넘어 그것의 동학(動學)을 읽어 내는 것이기도 하다. 동학은 운동이고 운동은 변화이다. 문명도 생물이어서 부단히 변화하지 않으면 존속하지 못한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은 부단히 변화한다. 변화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다. 중심부가 쇠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변방이 새로운 중심이 되는 것은 그곳이 변화의 공간이고, 창조의 공간이고, 생명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25-26쪽)

 

보통은 변방이 아닌 중심, 주류가 되기 위해 애쓴다. 게다가 중심에 집착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스스로의 눈을 가릴 뿐 아니라 변방에 자리한 이들에게 콤플렉스를 강제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강조하는 변방의 진정한 의미와 가능성에 대한 탐색은 얼핏 ‘변방을 찾아서’라는 기획 의도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서울시 시장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작품 <서울>과 관련하여 자신이 바로 변방 출신이며 서울 시정에도 시민운동이라는 변방 공간의 경험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표하기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 모두가 지녀야 할 ‘변방 의식’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 변방은 변방성, 변방 의식의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비록 어떤 장세(場勢)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모름지기 변방 의식을 내면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크게 보면 인간의 위상 자체가 기본적으로 변방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광활함과 구원함을 생각한다면 인간의 위상 자체는 언제 어디서든 변방의 작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변방 의식은 세계와 주체에 대한 통찰이며, 그렇기 때문에 변방 의식은 우리가 갇혀 있는 틀을 깨뜨리는 탈문맥이며, 새로운 영토를 찾아가는 탈주(脫走) 그 자체이다.” (27쪽)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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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1 ]

  •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2012.07.29 19:49:04 ]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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