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2일 오늘의 책
오에 겐자부로 | 고즈윈 | 2008.01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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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작가로 걸어온 반세기를 돌아보며 삶과 문학에서 지녀온 신념을 담담하게 전하는 오에 겐자부로 신작 에세이 1994년 『만엔원년의 풋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에 겐자부로는 다작(多作)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소설들은 독자들 사이에서 하나 같이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이 책은 에세이집답게 일상생활의 문체로 주변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으며, 특히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과 지금의 가족 이야기 등 개인적인 얘기들을 자유...
장래, 이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거꾸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일어날 것 같으면 온몸으로 막고 싶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없고,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장래가, 원통해서 견딜 수가 없다. 미래에 걸린, 미련이 있다…. (63쪽)
사람이 아프다. 몸이, 마음이 상처로 괴롭다. 발단은 싸움이다. 경쟁, 분쟁, 전쟁. 타인을 잊고 타인을 밟고 타인을 죽이며 자기만 살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다른 이의 고통을 자신의 육체의 것으로(당연히, 자기 마음의 것으로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은 오직 상상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38쪽) 그러나 현실은 대체로 그 ‘가능’을 포함하지 않는다. ‘가능’은 종종 연기되고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상상력을 잃는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도래한 상실의 시대를 지배한다.
나이를 먹으면 예술가도 병을 얻어 고독에 시달리고 사회를 향해 열린 희망을 지니기가 어렵지만, 회복되고 나면 참다운 기쁨으로 가득 찬 작품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것은 그가 살아온 시대, 세계의 고통과, 그것으로부터의 해방과 공명하는 것이다…. (33쪽)
만년의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후기 작업(late works)’을 두고 친구인 에드워드 W. 사이드를 떠올리며 되뇌는 말이다. 이 도저한 비관의 근거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새로이’ 재생과 회복, 희망과 낙관으로 자신을 이끄는 결의이다. 그리하여 자신이 세상에 내놓는 글귀들이 이 시대의 아픈 이들에게 ‘친밀한 편지’가 되어주길, 그렇게 ‘회복하는 인간’이라는 스스로의 신념에 확증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기도이다.
상상력이란 이미지를 만드는 능력이라고 일컬어지지만 (…) <…그것은 특히 기본적인 이미지로부터 우리를 해방하여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능력인 것이다.> (…) 문학 속에 살아 있는 신선한 낱말의 이미지 (…) 그것들은 <감정에 희망을 주고, 인간이고자 하는 우리들의 결의에 특수한 늠름함을 부여하며, 우리들 육체적인 생명에 긴장을 불러온다. 그러한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는 서적들은 문득 우리들에게 친밀한 편지가 되는 것이다.> 48쪽
오에 겐자부로의 《회복하는 인간》은 그에게 전해진 ‘친밀한 편지’들의 모음이고, 그것을 세상에 전하려는 노작가의 목소리다. 이 과정에서 그는 ‘회복하는 인간’에 대한 신념을 “다시 한 번 더듬어”간다. (70쪽) 사회를 향한 열린 희망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밀고 나가며 “스스로의 목숨에 대해서도 그것을 살려 낼 길에서부터 시작하여 함께 살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55쪽) 그리고 이로써 그 자체가 ‘친밀한 편지’가 되어 독자에게로 전해진다.
‘인간은 회복하는 존재다.’ 그것은 제가 지적인(신체적으로 몇 가지 측면에서 연동하기도 하는) 장애를 지닌 아들과 함께 살아오는 과정에서(그것도 저와 아내의 반생, 이라기보다는 일생에 걸쳐서였고 지금도 삶의 남은 부분을 향해, 그대로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무엇보다 확신하기에 이른 생각인 것입니다. (225쪽)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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