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1일 오늘의 책
이승우 | 은행나무 | 2020.03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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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이승우의 문학에세이. 오랜 시간 속에 발표했던 여러 매체 속 글 가운데 추려 이를 1부와 3부에 나눠 담았고, 특히 작가는 언제, 어떻게 영감을 받아 글을 쓰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해외문학과 당대 고전으로 남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조명한다. 더불어 30여 년을 소설을 쓰면서 알게 된 소설가로서의 고백과 ‘작가’라는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진솔하게...
『사랑의 생애』를 통해 알게 된 작가 ‘이승우’.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언젠가는 사랑에 빠져들어야 함이 숙명인 것처럼 다가오는 제목 때문에 행복, 아픔과 상처, 고통, 그럼에도 다시 사랑이라는 정해진 순리를 밟아가는 이야기인 줄 알고 덥석 펼쳐 들었더랬다. 그러나 정작 깊이 있는 사유가 바탕이 되지 않은 나에게 당혹감을 안겨주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작가의 생각을 다 이해하려는 욕심이 독자의 오만이란 걸 알지만 심히 겉만 핥다가 자괴감에 빠졌던 기억이 있기에 이번 책이 소설가에 대한 에세이가 아니었다면 ‘이승우’란 이름 앞에서 백만 번쯤은 책을 펼치기를 고민하고 주저했을 것이다.
배우는 작품에서 정해진 배역을 충실히 연기하기 위해 맡은 배역을 연구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나와 배역을 동일시하여 몰입하는 것만으로도 참 대단하고 놀라울 일인데 소설을 읽을 때마다 여러 배역들을 탄생시키고 글을 쓰면서 A가 되었다가 B가 되었다가 C가 되기도 하는 작가의 전지전능함에는 대단함과 감탄을 넘어 충격을 받곤 한다. 이야기가 얼마나 사실적이냐에 따라서도 진한 공감력이 형성돼 몰입할 수밖에 없는데 『소설가의 귓속말』은 작가 본인의 말마따나 ‘알몸으로 서서 옷을 걸쳐 입는 행위’인 그것처럼 작가의 민낯을 대면할 수 있는 책이다.
소설을 아무리 완전하게 쓴다 해도 그것이 완전하게 쓰일 리도 없겠지만, 그렇게 세상에 빛을 본 소설을 독자들이 완전하게 이해한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애초에 이해된다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들을 통해 글을 쓸 수밖에 없고, 작가란 직업에서 탄생한 자신의 글에 대해 아직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소설가라면서 너무 겸손하고 저자세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아주 잠시 스쳐 지나갔을 뿐, 나는 그만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싶은 문장들도 어쩐지 낯설지 않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의 사춘기 시절이 떠올랐다. 아직은 알지 못한 세상에 대한 두려움, 그중에서 그나마 조금 알고 있던 나의 인생을 딛고 인생은 A도 아니고 B도 아닌 것 같지만 A도 맞고 B도 맞을지 모른다는 어린 시절의 고뇌를 작가의 문체로 만난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사춘기 시절 오목조목 따질 능력이 없어 막무가내였을 논리가 작가의 오랜 경험과 사유를 바탕으로 ‘어른의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처럼 다가와졌다고 한다면, 누군가는 억측이라며 비웃을까.
어쨌든 소설가의 삶, 그 속에 녹아든 애환과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 호기심으로 펼쳐 든 책이 소설가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철학을 담은 책으로 갈무리되어 내게 남았다. 몰입하고 사색하기를 바라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푸른고양이'님은?
반디앤루니스 월간 서평 이벤트 “4월의 리뷰어”에서 ‘참 좋은 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