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1일 오늘의 책
장 폴 주아리 | 함께읽는책 | 2012.03
분류 : 사회/정치/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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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분노하라, 투표하라 시민의 주권을 자신들에게로 옮겨오기 위한 정치인들의 고도의 술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사람들은 스스로 뽑은 정치인과 대통령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정치인들의 음모였다. 이 음모는 고대에도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 음모를 파헤치려는 철학자들의 노력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 철학자들의 노력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그들은 당신에게 아침 신문을 읽어 주지도, 공약을...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가 아니며 따라서 국민을 대표할 수 없다. 국회의원은 단지 법이 정한 바를 실행하는 국민의 대리인일 뿐이다.” _ 루소
제 19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 국민의 대리인을 뽑을 때가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일단은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볼 일이다. 나의 대리인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이 나를 대리하지 못한다고 느낀 적, 아주 많았다. 국민의 대표라고 말하고 몇몇 소수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모습, 그 또한 자주 보았다. 투표를 통해 세상에 던져진 국민 대다수의 외침은 그들의 일상 안에서 대답을 듣지 못했고, 투표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사표가 되어버린 바람들은 그 간절함만큼이나 허망한 것이 되어버렸다.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 배신감은 어차피 ‘그 밥에 그 나물’, ‘그 놈이 그놈’이라는 자포자기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만약 국민이 정치 지도자들에게 실망해 그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이는 ‘정치’에 대한 이념 자체가 위협당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더 이상 그 누구도 한 사회가 무엇에 기초하고 있으며, 정치가 어떤 필요성에서 나오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제도들은 독단적인 것이 되고, 모든 권력 및 정부 형태는 가치를 잃게 된다. 결국 각 개인은 시민의 권리로부터 멀어지고 그들 개인의 일에만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우리들 각각에게, 또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었듯 말이다!” (11-12쪽)
그러니까 장 폴 주아리의 《나는 투표한다, 그러므로 사고한다Je vote donc je pense》는 우선적으로, 이처럼 정치인에 대한 만성적 불신을 갖고 정치 자체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이들을 향해 있다. 말하자면, 이 책은 그들이 푸념처럼 내뱉은 ‘정치가 도대체 뭐길래!’에 대한 답변과도 같다. 그리고 이는 오랜 역사로부터 길어 올린 정치에 대한 철학자들의 고민을 경유해 그 결과로 성취된 정치철학의 주요 문제들을 함께 사유해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그동안 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으로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그것이 왜 당연한 것인지 질문해보지 않았거나 그것이 어떻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됐는지 알지 못했던 이들에게, ‘투표와 정치가 시민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해볼 수 있도록 한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보편적 정의에 대한 숭고한 사상을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 구현이 가져다주는 개인의 이익을 각자가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53쪽)
이에 따라 총 14장을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고대 그리스로부터 시작해, ‘여럿이,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생겨난 정치의 본질을 밝히며, 또 그렇기 때문에 생겨날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짚어간다. 인간이 공동체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서로에게 부과해야 하는 규율의 문제, 생산품의 교환이나 관계 형성에 대한 필요, 개인의 이익과 공동이익 사이의 갈등, 법과 자유, 그리고 평등의 문제, 경제논리와 연결되어 있는 정치적 선택, 미래 예측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 권력관계의 구성 요인, 지도와 지배의 차이 등 앞선 논의를 물고 다음으로 이어지는 사고의 과정들은 현실정치의 부패와 타락뿐 아니라 시민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의식과 태도에 대해서도 반추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 유쾌하지 못한 4년의 기억을 등에 지고 우리가, 또 한 번의 선택 앞에 섰다. 이제 곧 그 ‘때’가 올 것이고 우리는, 선택해야만 한다. 누구를 선택할지, 혹은 그 선택을 할지 말지. 이 모두는 물론 스스로에게 남겨진 몫이다. 그러나 결코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은 그 스스로의 몫들이 모여 지금에 이르렀으며, 아직 오지 않은 다른 세상의 내일 또한 바로 그 하나의 손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는 원래 국민 스스로에 대한 국민의 권한, 그리고 국민 스스로에 의한 국민의 권한을 의미한다.” (136쪽)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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