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8일 오늘의 책
나민애 | 서울문화사 | 2020.03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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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쉽고 친절한 책 서울대학교 기초교양 최고 인기 강의인 나민애 교수의 ‘서평 특강’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서울대 글쓰기 담당 교수인 저자는 2007년부터 매년 최소 200명 이상의 학생들을 만나 매년 최소 200편부터 수백 편에 달하는 학생들의 서평, 감상평을 읽고 고쳐주고 가르쳤다. 그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무엇을 어려워하고, 무엇에 목말라하는지 알게 되었고, 쉽고 실용적인 저자의 강의는 학생들의 ‘최...
어느 순간부터 조금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가 책을 읽고 쓰는 글은 서평인가, 독후감인가, 소개글인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가. 너 나 할 것 없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기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 가장 만만한 길 중 하나가 좋아하는 책 읽고 글 올리는 것이고 잘 살펴보면 나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이왕 쓴다면 좀 제대로 쓰고 싶다’는 고민을 하던 차에 눈에 띄는 신간이 등장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글쓰기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인 나민애 교수의 『책 읽고 글쓰기』. 심하게 직관적인 제목도 머리에 쏙 박히는 데다 부제마저 솔깃하다.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높은 수준의 자소서를 쓰고 입학했을 서울대 학생들도 서평은 힘들어하는지 그의 수업은 늘 기초교양강의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며 지난해 우수교원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과연 책을 펼쳐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머리말부터 서평이 뭔지 헤매는 너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교수님의 마음이 찡하게 와닿는다. 강의 첫날 ‘우리 잘난 척은 그만 내려놓고, 첫 글자부터 차근차근 걸음마부터 시작하자’고 말한다는 저자는 독자들에게도 같은 취지의 덕담을 들려준다. “이 책은 서평 쓰기를 할 때 당신의 손이 외롭지 않도록, 나아갈 방향을 모르지 않도록 함께 잡아드릴 것이다.”
저자는 모든 쓰기는 콘텐츠라는 이름의 큰형, 콘텐츠 이해라는 둘째 형 다음에 태어나는 삼 형제 중 막내와 같다고 말한다. 쓰기를 위해서는 우선 읽고 이해해야 한다는 뜻. ‘읽고 이해하고 쓴다’는 이 삼 형제를 가장 다루기 좋은 영역이 서평으로서 이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라고 한다.
서평 신생아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머리말 다음은 1장 ‘서평 체급 정하기’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우선 “네가 쓰고 싶은 게 어느 정도니?” 분량을 체크하는 게 첫걸음이다. 저자에 따르면 글쓰기는 일종의 노동이니 글 쓰는 노동자에게 노동의 양만큼 중요하고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한다. 적은 분량의 서평 쓰기-단형 서평-중형 서평 등 분량에 따라 나아갈 길이 다르니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자꾸 잊게 되는 기본이다.
이 책에서는 한 줄 리뷰, 100자 리뷰부터 블로그용 리뷰, 전문가가 쓴 전문적 서평에 이르기까지 서평 유형을 구분한 뒤 상급, 중급, 초급, 그 외 특수한 상황까지 자기 수준을 체크해 어떤 서평에 도전할 것인지 도와준다. 그다음에는 과연 서평이라는 게 뭔지, 독후감과는 뭐가 다른지, 어떤 요소들이 들어가야 서평이라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서평을 위한 독서법도 제시한다.
이어 2장 ‘서평러를 위한 기초 체력 키우기’에서는 단형 서평(100자 리뷰), 중형 서평(블로그 서평), 장형 서평(아카데믹한 학술서평)으로 나누어 조목조목 쓰는 법을 알려주며 부록에서는 문학서, 학술서 등 책의 분야에 따라 차별화해야 할 점, 서평 제목 뽑기, 쓸 말이 부족할 때 백지를 채워줄 두 가지 마법인 비교와 유형화, 좋은 점수를 받은 잘 쓴 서평의 예까지 알뜰한 조언을 담았다. 이 밖에도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책 각 부분을 햄버거에 비유해 먹어 치워보자는 ‘햄버거 독서법’도 재미있지만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아예 1. 저자 및 책 정보 소개 2. 줄거리 압축적 요약 3. 분석 및 인용 파트 4. 결말 부분 등으로 나누고 각 부분에 필요한 요소를 제시해 빈칸만 따라 채우면 서평이 되는 ‘마법노트’다. 어떻게든 용기를 잃지 않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
선무당이 무섭다고 초심으로 돌아가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써왔던 글들이 정확히 어느 지점 정도인지 알 것 같다. 서평이 가져야 할 요소들을 염두에 두면서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이 글은 서평이 아니라 소개글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10기 유즈(uze)'님은?
도시 속 책이 있는 공간을 탐험하고,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입니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는 책 속 세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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