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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2013년 3월 18일 오늘의 책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 소담출판사 | 2007.12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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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에 대한 진지한 관찰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질 거예요.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조제는 대답한다. “나도 알아요.” 작품의 제목인 ‘한 달 후, 일 년 후’는 작품 속에도 인용되어 있듯이 프랑스의 비극작가 라신의 희곡 「베레니스」 중 로마 황제 티투스와 유대 여왕 베레니스의 이별의 장면에 나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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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이 짧다

 

정말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시간이 있는 사람은 결코, 아무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눈(目)을 찾는다. 그것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77쪽)

 

좀처럼 흥분이 가라앉지 않던 그때를 떠올린다. 모든 질문의 방향이 한 사람만을 향하던 그때. 바라는 대답과 듣게 된 대답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절망하게 되었던. 사로잡히고 붙들려서는 내동댕이쳐져도 놓질 못하고 또 놓아지지 않던 마음의 한때. 스스로의 존재를 더 나아가 본질에 대한 확인까지 철저하게 타인에게 기댔던, 완전한 의존, 지극한 고통, 그 모든 걸 견디게 한 무한한 환희, 그런 찰나에 대한 감각 혹은 착각, 나를 잃게 한 매혹 그리고 혼란 그러므로 광기.

 

그가 그녀에게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 그녀는 그에게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었다.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136-137쪽)

 

서슴없이 비이성에 자신을 내주고 갖가지 낭만화로 재구축한 의미들의 세계에서 행과 불행, 그 극단을 자의적으로 오가던 어느 날의 서사. 특별한 줄 알았으나 특별할 거 하나 없던 보편의 이야기 한 토막.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그 기억이, 짧고 덧없는 그리고 무엇보다 흔한 사랑들이 《한 달 후 일 년 후》에 펼쳐져 있다. 서로에게 시선을 둔 혹은 누군가에게 시선을 빼앗긴 그러나 돌려받지 못한 아홉 남녀가, 다들 제각각인 이유로 상대를 원하고 또 원하지 않던 시간이 있었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나도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그의 손을 잡고 잠시 힘을 주었다. 그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그가 말했다.
 “조제, 이건 말이 안 돼요. 우리 모두 무슨 짓을 한 거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이 모든 것에 무슨 의미가 있죠?”
 조제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그러면 미쳐버리게 돼요.” (186-187쪽)

 

지금은 다행히 아닐 수 있으나 반드시 언젠가는 변하고 말 마음과 흘러가는 순간에 맹목적으로 바쳐진 순진무구한 열정. 넘쳐나는 마음으로, 쏟아내는 말들로, 다가서는 몸짓으로 시간과 고독에 저항하는 헛된 노력. “이건 말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혹은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면서 “그런 식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고 “그런 식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무능력의 시절. 지나고 나면 그 모든 게 부질없고 보잘것없어 어쩔 도리 없이 허탈한 질문, “이 모든 것에 무슨 의미가 있죠?를 마주해야 하는, 한 달 후 일 년 후, 짧은 사랑을 마치고 “다시 고독”해질, 이미 고독한 우리.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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