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7일 오늘의 책
다이애나 콘, 프란시스코 델가도 | 고래이야기 | 2014.05
분류 :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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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정정당당한 엄마의 행진! 주인공 소년, 카를리토스의 엄마는 어느 날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파업을 벌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아주 힘들게 살아갈 만큼밖에 돈을 벌지 못하는 불공평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청소노동자들이 힘을 합친 것이지요.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자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요구한 것이지 특별한 대우를 받기 원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파업 소식을 듣고 그동안 관심 없이 스쳐지나가던 사람들이 함께 힘을 보태기 시...
요즘 사람들의 읽기 집중능력이 140자를 넘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글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지루하다며 읽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140자보다 짧은데 사람들이 읽지 않는 글이 있다. 바로 시위 현장에서 사람들이 들고 있는 팻말이다. 팻말에는 대개 이런 말들이 적혀 있다. “노점상도 사람이다”, “철거 깡패 고용한 △△구청 사과하라” 딱 봐도 평균 30자를 넘지 않는다.
나는 한 소년이 들고 있는 작은 팻말을 보았다.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우리 엄마는 청소 노동자예요!”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했다고 말하면 과장이겠지만, 적어도 그 글을 안 읽고는 못 배겼다. 거기서 끝내지 않고 몇 번이고 더 읽었다.
《우리 엄마는 청소 노동자예요》는 2000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8,000명의 청소노동자 파업 사건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다. 주인공은 청소노동자 엄마를 둔 카를리토스라는 소년이다. 소년은 편찮으신 할머니와 자신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는 엄마를 늘 염려한다. 무엇보다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엄마가 파업에 나섰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소년은 엄마를 돕고 싶었다. 그래서 소년은 작은 팻말을 만들고,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우리 엄마는 청소 노동자예요!”라고 적었다. 남의 일인들 누가 이 소년의 말을 차갑게 지나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프란시스코 델가도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과 승리를 단순히 시각적으로 재현하기보다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계 이민자, 일명 라티노(히스패닉)로 불리는 미국 소수민족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기독교적 믿음을 바탕으로 한 가족에 대한 헌신은 라티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구나 꺼리는 힘든 일마저 그들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이를 악용하는 이들이 바로 미국 자본가들이다.
카를리토스가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노동자 파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에는 세자르 차베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세자르 차베스는 평생 라티노와 아시아계 소수민족의 인권을 위해 노동운동을 펼쳤다. 이렇게 책에는 작지만 사실적인 묘사가 담겨 있다. 덕분에 소수민족이 미국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권리와 인간으로의 존엄을 회복하고 쟁취해 나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어린이가 이 책을 본다면 자연스럽게 참여와 연대의 방법을 배울 것이다. 하물며 엄마 아빠가 일손을 멈추고 거리에 나서서 왜 목이 쉬도록 구호를 외치는지, 때로는 왜 온종일 침묵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더불어 일견 복잡한 이해관계의 충돌로 비치는 노동자들의 투쟁과 파업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이렇게 좋은 점만 나열하고 나니 이 책의 인상을 ‘교훈’에 한정시키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참여와 연대의 중요성을 가르치려 들려는 책이 아니기에 하는 소리다. 이 책에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고압적인 자세는 어디도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엄마는 청소 노동자예요》의 진짜 가치는 소년의 작은 키만큼이나 각종 권력과 자본에 낮게 짓눌려 버린 우리가 잃어버린 자존감을 되찾는 과정이다.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모두 인간답게 사는 것은 아니다. 탄생은 생물학적 사건일 수 있지만, 사람이 인간으로 성장하는 일은 ‘문화적’ 사건이다. 엄마는 아들에게 이 같은 문화를 물려주기 위해 파업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카를리토스가 시위 현장에서 본 것은 파업과 투쟁의 격렬함이 아니라 노동의 흥겨움이었다. 참여와 연대는 개선과 개혁,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론 사회 안에서 인간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일이다. 신뢰와 사랑의 문화는 지켜져 하고, 투쟁을 벌여서라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
참여와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140자보다 짧은 그들의 글을 읽고 공감하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인간이 인간답게 자라고 살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적 사건이 일어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진격의 두통'님은?
솔직히 독서를 즐기지 않지만, 어찌됐든 책과 가까이 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