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오늘의 책
우에노 지즈코 , 미나시타 기류 | 동녘 | 2017.01
분류 : 사회/정치/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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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비혼인 우에노 지즈코와 기혼이자 엄마인 미나시타 기류가 동시에 건네는 말,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아!” 결혼하지 않는 사회는 낭만과 관계와 사랑이 사라진 사회가 아니라 그저 결혼이 사라져가?는 사회다. 나나 이 책을 쓴 두 사회학자가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 한 마디다. 결혼하지 않아도 정말 괜찮을지, 그래도 결혼 말고는 미래를 그릴 방법이 없는 게 아닐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이 어떻게 이 한 마디를 향해 가는지 따라가보기를 ...
당분간 여성에 대한 책읽기를 조금 쉬겠다고 마음 먹었으나 선물 받은 책이니 서둘러 읽고자 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읽어버릴 책이 아니었다. 우에노 지즈코, 미나시타 기류. 두 명의 사회학자가 나눈 비혼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다. 이전에 일본 소설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일본은 우리나라랑 비슷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의 풍경을 보듯 읽어내려갔다.
그러게요. 결혼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아무 상관할 필요가 없어요. 대체 무슨 상관이죠? 뭐가 문제란 겁니까? (본문 중에서)
‘비혼’은 ‘미혼’이라는 단어보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다. 미혼은 왠지 결혼에 대한 선택과 의지의 뚜렷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요즘은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나 사회는 그들을, 그중에서도 특히 낮아지는 출산율을 이유로 여성들을 비난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인생에서 결혼과 출산의 문제는 당사자가 선택할 일이다. 그들에게 왜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의 책임을 묻듯이 비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결혼과 출산 이후에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누구든 결혼과 출산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결혼과 출산을 하기에 충분한 사회 환경을 갖추지 못한 채,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낸다는 것이 고립된다는 뜻이 아니에요. 싱글이라도 만날 사람이 있으면 됩니다. 그러려면 노하우와 스킬이 필요한데, 이것은 배우면 돼요. 제가 아는 사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혼자 지낸 시간이 긴 이들은 사람을 만나 사귈 때 노력을 해요. (본문 중에서)
'나이 들어서 외롭지 않을까?'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이들에게 대개 사람들은 이와 같은 우려의 말을 건네곤 한다. 일단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왜 걱정받을 일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 말을 건네는 사람들은 외롭지 않게 잘 살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혼자 지내다보면 오히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노력하게 되고, 피 섞인 가족보다 더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오히려 가족이 지금의 나에 대해 제일 모를 것이다. 떨어져 지낸 세월도 6년이고 워낙 서로 연락을 잘 안 하다보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게 훨씬 더 편하다. 가족이 있다고 해서 고립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가족이 없어도 고립되는 것도 아니다.
아이 낳을 자유는 아직 얻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낳을 자유라는 말에는 아이를 낳지 않고 싶은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비난당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됩니다.
젊은 세대가 이토록 살기 힘든 사회가 됐는데, 이토록 아이를 키우기 힘든 사회가 됐는데, 껍데기만 남은 가족 규범에 집착한다. (본문 중에서)
결혼과 출산은 당사자가 자유롭게 선택해야 하는 일이고 그 선택에 대해 누군가 왈가왈부 떠들 이유도 없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과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사회의 변화일 뿐, 대단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결혼을 많이 하고 아이를 많이 낳는 사회를 원한다면, 개인이 그 선택을 했을 때의 삶이 선택하지 않았을 때의 삶보다 낫도록 보장해주어야 한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도서를 당분간 쉬고자 했던 것은, 분명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알면 알수록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해서 힘들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도 너무 힘들고, 읽고 나서도 너무 힘들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살아가든 힘든 세상일 것만 같아서. 그러나 이 책에서 언급하는 여러 다른 책들도 다음에 찾아 읽어보겠노라 다짐한다.
나는 아직 '결혼은 반드시 할 것이다'도 아니고 '결혼은 안 할 것이다'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머물러 있지만, 점점 하지 않아야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이 더 강해진다면 안 할 수도 있고, 또는 이런 생각을 뒤집어 줄 어떤 훌륭한 사람을 만난다면 결혼을 할 수도 있겠지. 내 인생,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고 살아가겠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곽정은, 김희경, 김현정, 장영화, 은수미, 『여성의 일, 새로고침』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 』처럼 대담을 담고 있는 책.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삶이 어떠한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사회가 변화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선배, 『선택하지 않을 자유』 / 송제숙, 『혼자 살아가기』
위 두 책은 비혼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다양하게 생각을 표현한 글입니다.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선택을 한 이후의 삶이 어떠한지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 결혼이라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것임을 표현한 책입니다.
이민경 ,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결혼을 하지 않음으로써 비난을 받았던 사람들은 대개 여성입니다. ‘여성이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과, ‘모든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확고하게 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마루'님은?
사진, 음악, 책을 좋아하고 이것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대하려고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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