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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2011년 6월 15일 오늘의 책

분노하라

스테판에셀 | 돌베개 | 2011.06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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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 세계를 감전시킨 93세 레지스탕스 노투사의 외침 출간 7개월 만에 200만 부를 돌파하며, 프랑스 사회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INDIGNEZ VOUS!)가 한국에 출?간되었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맞섰던 전직 레지스탕스 투사이자, 외교관을 지낸 93세 노인이다. 그가 이 책에서 프랑스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분노’이다. 저자는 전후 프랑스 민주주의의 토대가 된 레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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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겐 분노할 의무가 있다!

 

뉴스를 읽는다. 비정규직 비율 증가, 청년실업, 양극화과 빈부격차, 늘어나는 자살률, 급감하는 출산율, 높아만 가는 대학 등록금 등. 삶을 옭죄는 오늘의 문제가 내일의 뉴스를 채워가는 현실이 끝없이 이어진다. 오늘은 어제와 같고, 내일은 오늘과 같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뉴스(NEWS)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매일이 같은 그 뉴스들 밑으로 성난 사람들의 목소리가 매달려 있다. 그러니 길게 늘어져 있는 그 목소리들에서 수많은 이들의 삶의 무게를 읽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 다시 한 번 강조해 말하건대, 읽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새롭지 않은 뉴스에 덧글로 감정을 외치고, 그 덧글을 읽으며 감정에 동조한 후, 그 동조로부터 자기 위안을 얻는 건 얼마나 쉬운 일인가. 

 

그러나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해 세상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읽는 것만으로 어렵지 않게 바꿀 수 있는 세상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얘기다. 들리지 않고 읽히는 분노란 자기 위안이나 만족 이외에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분노의 이유는 “어떤 감정에서라기보다는 참여의 의지로부터 생겨나”(18쪽)야 하는 것이다.

 

<분노하라 Indignez Vous!>의 저자 스테판 에셀은 바로 이 지점에서의 분노를 촉구한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갖기 바란다. 이건 소중한 일이다. 내가 나치즘에 분노했듯이 여러분이 뭔가에 분노한다면, 그때 우리는 힘 있는 투사, 참여하는 투사가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역사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며,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에 힘입어 면면히 이어질 것이다. 이 강물은 더 큰 정의,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흘러간다.”(15쪽)

 

그 분노는 개인의 안위를 떠나 인권을 침해하는 모든 경우로 나아가야 한다. 즉, 자기를 위한, 자기 안에 갇힌 분노가 아니라 타협의 여지가 없는 인간의 권리에 대해서 인간으로서 분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분노할 일에 분노하는 것’은 자신의 존엄성과 자신이 서 있는 곳, 자신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그 분노의 표출 방법이 폭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폭력에 의거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폭력을 영속화할 수 있”으며, 폭력적인 희망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역사를 진보로 이끄는 주도적 힘은 희망에 있으며, “폭력은 희망에 등을 돌리는 일”이므로, 폭력보다는 희망을, 비폭력의 희망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이므로.

 

“주변을 둘러봐요. 그러면 우리의 분노를 정당화하는 주제들-이민자, 불법체류자, 집시들을 이 나라가 어떻게 취급했는지 등등-이 보일 겁니다. 강력한 시민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구체적 상황들이 보일 겁니다. 찾아요. 그러면 구할 것입니다.” “당신은 개인으로서 책임이 있”으며, “인간의 책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참여해야” 합니다. (26, 18-19쪽)

 

짧은 책자에 담긴 노투사의 진심어린 호소가 현장의 소리, 그 분노의 울림을 듣지 못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행동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구체적 상황들이 산재함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현실에 급급해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던 내가, 개인으로서의 책임과 인간으로서의 의무 모두를 방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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