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5일 오늘의 책
츠지무라 미즈키 | 몽실북스 | 2018.09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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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아들과 함께 셋이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구리하라가(家)에 어느 날 아침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전화를 건 여성은 자신을 가타쿠라 히카리라고 밝히며 ‘아이를 돌려달라’고 말한다. 어느 날 아침 '아이를 돌려달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아사토는 구리하라 부부가 입양한 아이였다. 오랜 난임 치료 끝에 몸도 마음도 지친 이들 부부는 난임 치료를 포기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우연히 TV에서 본 '특별양자결연'이라는 입양 프로그램을 통해 아사토를 ...
둘째 조카가 태어난 지 일주일쯤 지나서였다. 동생이 입원한 병원에 갔는데, 옆 침대에 누워있는 조카가 참 작았다. 손가락을 볼에 댔다가 너무 부드럽고 물러서 금방 손을 물렸다. 여린 피부가 꼭 순두부 같았고, 만지면 부서질 것만 같아 무서웠다.
이제 순두부 같던 조카는 제 맘대로 뛰어다니고, 고집도 제법 부린다. 두 손에 먹을 것을 쥐고 오물오물 먹다가도 제 언니 입에 쏙 넣어도 주고, 졸리면 애착인형을 들고 제 방으로 들어가 혼자 눕는다.
아이가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할 때가 있다. 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사실은 잘 모르겠고, 그 막대한 책임이 무섭기도 하다.
“아이를, 돌려주세요.”
여섯 살 아들 아사토를 둔 엄마 사토코는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전화 속의 여자는 아사토의 친엄마라 주장하며 아이를 돌려달라고 말한다.
사토코는 기억 속에서 열다섯살의 엄마, 가타쿠라 히카리의 이름을 기억해 낸다.
중학생 히카리는 교사인 부모의 엄격한 교육에 반항하기 위해 작은 일탈들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 미숙한 저항의 결과로 그녀는 엄마가 된다.
그 무렵 엄마 아빠는 히카리의 뒤에서 또 다른 히카리를 보고 있었다.
그것은 ‘실패하지 않은’ 히카리였다.
중학교 때 임신과 출산이 없었다면 이러이러했을 것이라는 ‘실패하지 않은’ 히카리, 남학생과 사귀지도 않고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무럭무럭 자라서 오노야고에 들어갔을 히카리, 그들이 바라는 히카리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267쪽)
소설을 보면서 어쩌면 ‘중2병’이라고 불릴만한 사춘기를 겪는 히카리를 쥐어박고 싶기도 했고, 보듬어 주고 싶기도 했다. 마음을 둘 곳 없는 그 방황이 안타까웠다.
소설의 결말이 마음 속에 짙게 남은 것은 아마도 인물에 대한 애정이 생긴 탓일 것이다. 오래 전 홀로 서울행 기차를 타고 사라졌던 고교생 동생의 꺼진 핸드폰에 계속 전화를 돌리던 초조한 마음이, 가출하고 우리집에 머물던 언니 친구의 짙은 화장을 보며 불편했던 마음이 떠올랐다. 그때 필요했던 건 이해였을까, 사랑이었을까.
머리카락이 보송보송하다. 눈썹이 옅다. 색 없는 입술이 뭔가를 따라가듯 달싹였다. 젖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편이 아기 뺨에 손을 갖다 댔다.
“귀엽다.”
그가 말했다.
그 순간 생각했다.
일전에 들었던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과는 약간 다르다. 하지만 사토코는 분명히 깨달았다.
아침이 왔다는 것을.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을 걸어, 빛 하나 없는 터널을 빠져나왔다. 영원히 밝아 오지 않을 것 같던 아침이 지금 밝았다.
아이는 우리에게 아침을 가져다주었다. (142쪽)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왔다.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시기에 입시의 압박에 짓눌렸을, 그리고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상처받을 일이 많을 아이들에게,
너는 아침을 가져다 준 존재임을, 소중한 사람임을 말해주고 싶다.
| Editor - 송보배
10rim@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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