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3일 오늘의 책
김원영 | 푸른숲 | 2010.04
분류 : 사회/정치/법률
- 정가
- $24.00
- 판매가
- $13.20 (45%↓)
- 적립금
- $0.26 (2%P)
그의 이야기는 미물(微物), 즉 미세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로부터 시작한다. 미세하기 때문에 타인들의 시선 밖으로 밀려나고, 보잘 것 없기 때문에 세상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존재, 그 극단에 장애인 김원영의 지나온 날이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는 시작되었다. 혹은 또 다른 누군가는 여전히 그가 있던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어느 때고 다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사회적 계급이 없어진 시대에 아름답고 건강한 몸은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되었고, “그렇지 못한 몸의 극단에 장애인이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무수히 많은 몸들, 유약한 몸, 병에 걸린 몸, 추하다고 손가락질 받는 몸, 가난에 찌든 몸들이 존재하며, 그 사이에서 장애인과 자신을 철저하게 구분하던 비장애인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미물로 전락할 수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존재의식을 ‘미물’로부터 시작하는 김원영의 이야기는 그의 몸에 덧씌워진 세상의 그릇된 시선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그 시선에 의해 사로잡혀 있었던 저자 자신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그 스스로 세상의 차별적 시선을 내재화하여 “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을 부정하고 그런 것에 다른 외피를 입혀, 즉 장애를 열등한 것으로, 부정한 것으로, ‘서울대’라는 세속적 타이틀에 의해 소거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했”던 자신을 버리고 비로소 장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들은 스스로를 고고한 ‘정상인’의 세계, 그 상상된 테두리 속에 안전하게 모셔두고, 동정과 연민의 시선으로 테두리 밖 비정상의 세계에 있다고 여기는 장애인을 바라보기 일쑤이다. 그리고는 이로 인해 그들이 느끼는 모욕감과 좌절감은 모르쇠로 일관한 채, 은근한 자기 우월성의 쾌락을 느끼기에 급급하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타인의 존재, 특히 비정상적인 인간을 ‘구경’하는 것으로 위안을 얻기 희망하는 우리들 대다수에게 장애인의 삶의 어려움은 그들의 몸이 지니고 태어난 어쩔 수 없는 불운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겪는 이동(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의 불편은 버스가 잠시 정차 하는 동안 느끼는 우리의 지루함과 조급함에 비견되지 못하며, 교육의 불평등은 우리 아이들의 편안한 교육 환경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는 ‘비정상의 거주민’들을 하나의 세계에 몰아넣고 그들이 일상 세계를 침범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삶에 강한 연민과 (부당한 차별에 대한) 분노를 느끼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생물학적인 ‘손상(impairment)'을 입었다고 해서 필연적으로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장애(disability)'를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즉 장애란 손상과 다른 것으로 생물학적인 몸의 손상에 사회적인 차별이 더해져 생기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저 생물학적 손상을 입은 그들의 몸에 장애라는 낙인을 찍어 세상의 중심에서 밀어내고 ‘미물’로 취급하는 태도는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한 스스로의 몰이해를 드러내는 것이다. 게다가 비정상의 세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따로 확고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정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은 언제든지 누군가를 비정상의 세계로 추락시킬 수 있다.
이는 ‘몸짱’이라는 신조어가 현실의 많은 몸들을 ‘루저’라는 이름으로 낙인찍어 콤플렉스로 만들어 놓거나, 효용과 경쟁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노화한 몸들을 노동의 바깥으로 밀어내는 오늘의 현실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 김원영이 강조하는 것처럼,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가 전하는 메시지는 비단 장애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장애인 인권 운동은 사실 특정한 사회 집단의 인권에 대한 운동이라기보다는 취약한 몸, 불균형한 몸, 병약한 몸, 노화한 몸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일반적인 몸에 대한 새로운 권리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는 결국 그 몸들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뜨거움’을 되찾아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저 보호와 시혜라는 틀 안에서 존재를 드러내며 욕망 자체를 아예 갖고 있지 않은 무성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온 장애인들은 “추하고 손상된 외모를 가진 인간은 착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개인적인 욕망을 드러내지 않아야 했으며, 그러한 욕망은 드러나는 순간 “병신 육갑한다”라는 저 오래된 언명 앞에 철퇴를 맞“아야 했던 현실에 저항하며, 다양한 몸이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사랑을 하고 직업을 갖고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해 나가는 선봉자에 다름 아니다. 그렇게 김원영은 “‘야한’ 장애인, ‘야한’ 가난뱅이, ‘야한’ 추남/추녀가 되자”고 말하며 그 몸들의 뜨거움을 증언하는 것이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미디어&관련기관추천
more
-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 레이디가가
미야베 저 | 북스피어
-
강우근 저 | 창비
-
벵하민 저 | 문학동네
-
설탕 : 2500년 동안 설탕은 어떻게 우리의 정치, 건강, 환경을 변화시켰는가
윌버 저 | (주)도
-
있었던 존재들 : 경찰관 원도가 현장에서 수집한 생애 사전
원도 저 | 세미콜론
-
곽재식 저 | 교보문고
-
대화의 대화 : 우리의 대화는 불가능하다 - 모임의 모임
요조 저 | 중림서재
-
헤르만 저 | 뜨인돌출
-
일꾼의 말 :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고 먹고살고 (개정판)
강지연 저 | 시공사
-
공부머리 대화법 : 말로 할 수 없다면 모르는 것이다 특별한 인재들의 비밀
강환규 저 | 도마뱀출
문학상추천
more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알마
-
크러스 저 | 은행나무
-
크러스 저 | 알마
-
한강 저 | 문학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