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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016년 11월 11일 오늘의 책

도널드 트럼프

강준만 | 인물과사상사 | 2016.08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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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트럼프 현상은 ‘민주주의의 위기인가? 정치의 죽음인가?’ 왜 트럼프는 ‘정치적 올바름’을 거부하는가? 왜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신(新)고립주의’에 공감하는가? 출판사 서평 ‘정치의 죽음’에서 태어난 불사조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보수주의에 대한 위협인가? ‘정치의 죽음’에서 탄생한 트럼프 현상 강준만 교수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전면 해부했다. 트럼프의 출생과 성장부터 부동산업과 방송 활동, 공화당 후보로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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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죽음’에서 태어난 불사조


기성 정치는 곪아 있는 사회적 문제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걸 까발리는 사람들에겐 그 방법론만을 물고 늘어진다. 왜 그럴까? 정치의 역할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체념하기 때문이다. 사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공개된 비밀이다. …(중략)…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이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이미 사경을 헤매는 민주주의에 대해 찬성을 하건 반대를 하건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트럼프 현상은 민주주의의 기본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정치의 죽음’을 웅변해준다. (17쪽)


도널드 트럼프는 막말을 쏟아내도, 기성 언론을 비난해도, 잘못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우겨도 인기가 올라가는 기현상의 주인공이었다. 도덕적이고 완전한 영웅이 아닌, 관심을 끌수록 몸값이 상승하는 리얼리티쇼의 주인공과 같았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배경에는 ‘트럼프 효과’라고 불리는 이러한 기현상이 작용했다.

강준만 교수(전북대)는 책 『도널드 트럼프』를 통해 ‘정치의 죽음’이 ‘트럼프 효과’의 토양이 되었다고 해석한다. 기성 정치의 위선과 한계는 분명했고, 미국의 국민 상당수가 이런 기성정치에 넌더리를 내고 있었다. 여기에서 기성 정치의 위선에 대해 ‘아주 고약한 방법으로 그 비밀을 까발리고 나선’ 트럼프가 인기와 화제성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치의 죽음’이라는 토양에서 꽃을 피우는 반反엘리트 포퓰리즘”의 성공사례로서 도널드 트럼프에 주목한다.

트럼프가 정치를 죽인 게 아니다. 그는 이미 이루어진 ‘정치의 죽음’이라는 잿더미에서 피어난 피닉스phoenix, 즉 불사조不死鳥와 같다. (30쪽)

이런 트럼프를 키운 양분은 바로 미디어였다. 트럼프는 그 사업 이력에서 미디어를 십분 활용해 온 언론 플레이의 귀재이다. 그는 ‘논란이 장사가 된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고 각종 이슈와 논란을 통해서 ‘트럼프’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초고층빌딩과 초호화건축을 내세워 이목을 끌고, 각종 사업에 ‘트럼프’라는 명칭을 붙여 백만장자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과 나쁜 평판들은 오히려 트럼프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결과를 낳았다. 4차례의 파산 위기에서 벗어난 데에도 이런 브랜드 파워가 작용했다.

기삿거리에 굶주려 있는 언론을 이용하는 트럼프의 언론플레이 기법은 ‘트럼프 현상’을 낳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사실 ‘트럼프 현상’은 우선적으로 ‘미디어 현상’이다. (344쪽)

특히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는 선거자금으로 그 경쟁자들의 1/3~1/2의 비용을 사용하고도 미디어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가장 많은 홍보효과를 누렸다. 이슈에 굶주린 미디어에 자극적인 발언을 의도적으로 던지는 방법을 통해 트럼프는 그 누구보다 많은 미디어 지면을 장악했다.

책 속에 인용된 미국 한 토론에서 트럼프는 경쟁자들보다 훨씬 많은 5만 2,675개 기사의 주제를 차지했다. 2등인 버니 샌더스가 4,000개 기사의 주제를 차지한 것을 압도한다. 이슈와 자극을 갈망하는 미디어의 상업적 속성이 바로 트럼프 효과를 낳은 숨은 주역이다. 또 하나 트럼프에게 결정적으로 작용한 천운은 기성 언론에서 인터넷, SNS로 주도권이 이동한 ‘미디어 혁명’ 이었다.

트럼프는 기성 미디어를 마음껏 공격할 수 있는 자신의 미디어 체계를 이미 구축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바로 SNS와 인터넷이다. …(중략)… 그가 무지막지한 막말로 거의 모든 언론을 적으로 만든 이상, 그에겐 유권자들과 직거래를 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SNS와 인터넷이었다. (347쪽)

트럼프의 유세와 인터뷰, 아니 그의 모든 언어 구사 방식이 트위터의 ‘140자 평등주의’에 부합한다. 언론과 지식인은 그의 ‘초딩’ 수준의 언어 구사력을 비웃지만, 오히려 그게 바로 트럼프의 힘이다. (354쪽)

도널드 트럼프를 어떻게 평가하든, 그가 기성정치의 기형에서 탄생한 것만은 틀림없다. ‘흑인 대통령 시절에도 결코 흑인들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았다’며 기성정치를 맹비난하던 트럼프는 대중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스타였다. 그는 체스판 위의 승부사였고, 사업가적인 수완을 발휘해 영악하게 자신을 팔았다.

저자는 트럼프 현상이 미국에만 머무르게 하려면 ‘위선의 종언’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아한 기만보다 천박한 솔직함(비록 트럼프의 주변인들은 트럼프가 거짓말과 허풍에 능하다고 증언하고 있지만)이 더 지지를 얻는 현상. 이미 ‘위선의 제도화’에 대한 반동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그리고 그로부터 확산되는 위선에 대한 혐오 속에서 제2의, 제3의 트럼프가 탄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을까.

| Editor - 송보배
10rim@b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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