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0일 오늘의 책
다치바나다카시 | 열대림 | 2007.07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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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 뛰어난 화술과 멋진 문장만 갖추면 우리의 미래는 보장되는 것일까? 이 책은 말하기와 쓰기에 앞서 읽기와 듣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언어를 최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석학 세 사람, 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와 일본을 대표하는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 일본 현대시의 개척자 다니카와 순타로가 ‘읽기’와 ‘듣기’를 주제로 나눈 강연과 심포지엄을 엮은 이 책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특징 ...
여러분 앞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주어졌습니다.
다음 중 가장 중요한 언어활동은 무엇인가?
① 듣기 ② 읽기 ③ 말하기 ④ 쓰기
지금은 자기 PR과 정보 지식화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시대, 유창한 말하기나 설득력 있는 글쓰기가 주목받는 시대죠. 여러분이라면 위의 사지선다 중 어떤 답을 고르시겠어요? 단연 ③번과 ④번에 먼저 눈길이 가지 않을까요?
그러나 ‘표현’에 대한 중압감을 느끼기 전에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기 PR이건 정보의 지식화건 당신이 몸담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그 관계를 잘 유지하는 데는 소통이 필요하며, 소통의 핵심 열쇠는 ‘읽기’와 ‘듣기’에 있다고 말하는 책이 있는데요. 일본 석학 세 사람의 대담집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책은 일본의 저명한 논픽션 작가인 다치바나 다카시, 임상심리학자인 가와이 하야오, 시인인 다니카와 순타로 등 언어를 최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 석학들의 강연과 심포지엄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위의 세 사람은 그들만의 언어 활용방식을 공개하면서, 쓰기나 말하기에 앞서 듣기와 읽기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공격적인 언어 활용에만 매진하는 사람들에게 잘 읽고 잘 듣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이죠.
다치바나 다카시의 경우, 관심 분야가 있으면 먼저 관련 서적을 읽고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 상세히 인터뷰 한다고 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습득한 내용을 글을 쓰거나 강연할 때 활용하는 거예요. 가와이 하야오는 묵묵히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가 말로 표현하지 않는 부분까지 감각적으로 읽어내기 위해 승부사, 연구자, 예술가의 면모를 발휘합니다. 다니카와 순타로의 읽기와 듣기는 일반인의 언어활동과 달라요. 그는 주어진 현상과 의식의 저변에 존재하는 ‘무엇’을 포착해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견해를 빌려 핵심을 짚어볼까요? 그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우선시해야 할 것은 ‘인풋(Input)’입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다양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IO비’란 말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이것은 정보를 투입하는 과정 ‘인풋’과 밖으로 꺼내는 과정 ‘아웃풋(Output)’의 비율을 뜻해요. IO비가 높을수록, 다시 말해 자료를 최대한 많이 투입하여 적게 배출할수록 정보의 압축비가 높아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올릴 수 있고, 또 쉽게 얻을 수도 있는 시대. 시간을 들여 정보를 발효시키는 아날로그 방식과, 정보의 발신 및 수신을 동시에 수행하는 디지털 방식이 혼재하는 시대. 그 어느 때보다 정보를 선별해서 취하는 데 공들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쯤에서 앞의 사지선다로 돌아간다면 ①번과 ②번을 간과할 수 없겠죠?
그동안 넘치는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허우적거리진 않았나요. 구명보트가 필요하다면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을 만나보시기 바라요. 친구와 담소를 나누든 직장 상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든, 프레젠테이션을 하든 보고서를 쓰든 읽기와 듣기는 필수적인 능력이잖아요. 이 책은 이성과 감성의 균형감각을 키우고 그 능력을 좋은 글을 읽고 유용한 이야기를 듣는 데 아낌없이 활용하도록 도와줄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읽기와 듣기란, 당신이 몸담은 세상과 그곳에 공존하는 이웃을 이해하는 능력이자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처세하는 비책이기도 하네요.
-컨텐츠팀 에디터 고은경(mybandi@bandi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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