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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2014년 7월 1일 오늘의 책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 북하우스 | 2014.04

분류 : 육아/자녀교육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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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 제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떨까요?” 바다, 산, 도서관, 텃밭, 숲길, 농장…… 어딜 가나 건강한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가득한 제주에서 자유롭게, 여유 있게, 충만하게, 삶의 행복?을 배우는 아이 모든 부모가 한 번씩은 꿈꿀 것이다. 성적 스트레스,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 스트레스 없이 팍팍한 도시를 떠나 아름다운 바다와 산이 가까이 있는 제주에서 여유롭게 건강하게 아이를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현실의 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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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제주



뽀뇨아빠를 처음 만났던 게 언제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나와 제주에 들어온 시기가 비슷했고, 달리도서관과 초록모루 농장에서 뽀뇨와 함께 몇 번 만나 담소하였던 것. 그리고 최근에는 몇 번의 술자리를 함께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언젠가 간드락 소극장을 통째로 빌려 뽀뇨의 첫돌 파티를 열었었다. 지인들만 초대한 조촐한 파티였다. 파티에서는 뽀뇨의 성장을 기록한 영상을 틀었고, 엄마 아빠가 나와 이야기했다. 그리고 막 배우기 시작했다는 대금도 연주했다. 조촐한 만큼 어색하게 시간을 채워가는 모습에서 나는 '자신들의 삶에 의미를 채워갈 줄 아는 가족이구나'하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었다.

 

육아에 대한 개개인의 원칙이나 생각이 여기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잘 어울리는 주제는 '제주에서의 육아'다. 뽀뇨와 달리 내 아이는 4살 때 제주로 왔다. 4살까지 서울의 14층 아파트에서 살던 아이는 제주에 와서도 다시 7층 높이의 아파트 생활을 했지만, 아이는 서울에서와 달리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오자마자 맛본 귤을 손이 노래질 때까지 한자리에서 7~8개씩 까먹는가 하면, 활동량이 급격히 늘어 바닷가를 가면 겁 없이 바다로 뛰어들고, 모래 놀이에 열중하여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곤 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말을 타며 초원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바라보며 부모로서도 흡족했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아이는 배움과 적응 속도가 무척 빨랐다. 어느새 우리집에서 제주사투리를 가장 잘 쓰며, 귤과 고사리, 애플망고를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제주 시내의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나는 정해진 일자리가 있기에 제주에 왔고, 5년 내내 시내에서 일하며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말하자면 나는 제주에 와서도 일하는 남편이자 여전한 도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 삶을 찾아 개척한 뽀뇨아빠처럼 제주에서만의 삶의 묘미를 이야기하기에 나는 많이 부족한 입장이다. 게다가 ‘아빠육아’라는 역할까지. 나로서는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뽀뇨아빠의 강인함은 내가 쉽게 무어라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다. 다른 이들은 이 책에서 '제주에서의 육아'에 관하여 가장 궁금해 하겠지만, 나는 '아빠의 육아'라는 측면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쉽게 넘어가는 페이지가 왠지 아쉬워지고, 그의 내면에 아직 남아있을 좀 더 깊은 이야기가 듣고 싶어진다. 책에 담긴 제주 여행 정보는 오히려 몰입과 공감을 방해한다. 제주여행 안내서는 이미 쏟아질 정도로 많은데, 정보는 그런 책들에 양보하고 좀 더 자기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육아라는 것은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는가'보다 '나의 삶에 얼마나 충실한가’라는 문제와 더 깊은 관계를 맺는 듯하다. 나의 행복과 삶에 대한 진지함이 곧 나와 같은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아이에게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뽀뇨아빠가 제주에서 아이를 키우며 행복해하는 이유 또한 그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며 딸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같은 곳에서 살며 마찬가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는 뽀뇨아빠만큼 내 삶에 충실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어울리며 살고 있는가? 이 책이 누구에겐 용감하고 따뜻한 한 남자의 잔잔한 이야기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에게는 하나의 성찰을 던져주는 제법 무거운 책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민욱아빠’님은?
현직 외과의사입니다. 서울에서 수련생활을 마치고 제주로 내려와 생활한 지 5년이 되어가는 '제주이민자'입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산다는 것의 많은 의미를 생각해보려 합니다. 계급적인 견지에서 일상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게, 그 고민들이 삶에 녹아들도록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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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1 ]

  • 잘 봤습니다^^[ 2014.07.30 01:05:16 ]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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