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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하는 마음 (표지 3종 중 랜덤) 보고, 머물며, 향유하다
로라 잉걸스 와일더 외 저 | 강경이, 고은주, 김정은, 김지혜, 방진이, 정영은, 최인 역 | 이상북스 | 2026년 02월
ISBN : 9791194144113 / 200쪽 / 260g / 13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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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자연과 삶을 엮어 빚은 여성 산문 아카이브
자연을 바라보는 감각에는 유행과 무관한 어떤 지속성이 있다. 이 책은 19, 20세기 영미권 여성 작가들이 정원과 숲, 농가와 호숫가에 머물며 포착한 자연의 리듬과 사유를 담은 산문 선집이다. 식물과 계절, 동물과 풍경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태도는 삶의 무게를 견디는 방식과 연결되고, 자연을 외부의 풍경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한다.
로라 잉걸스 와일더는 들꽃 한 다발을 통해 ‘자연을 보는 눈’이 어떻게 삶의 태도가 되는지를 보여주고, 메리 헌터 오스틴은 비가 드문 사막의 땅에서 인간과 환경 사이의 긴장과 적응의 문제를 탐색한다. 마저리 키넌 롤링스는 플로리다의 과수원과 숲, 목련나무 한 그루, 그리고 도시에서 온 개와 고양이를 대비시키며 인간이 환경과 맺는 관계의 미묘함을 그려낸다. 셀리아 레이턴 색스터는 섬의 정원을 가꾸며 씨앗 하나에서 시작되는 생명의 경이를 이야기하고, 메이블 오스굿 라이트는 ‘사건의 내막’을 통해 자연 관찰이 곧 사유의 방식이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진 스트래튼-포터는 림버로스트 숲에서 나방의 생태와 습속을 집요하게 관찰하며 인간의 시선이 얼마나 섬세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 수전 페니모어 쿠퍼는 숲속에 머무는 시간의 밀도를 통해 자연과 함께 존재하는 감각을 그려낸다. 마가렛 풀러는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자연의 장엄함과 인간 존재의 작음을 사유한다.
이들의 글에서 자연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 정원을 돌보고, 숲을 걷고, 동물을 관찰하고, 씨앗을 심는 일상의 행위 속에서 자연은 삶과 분리되지 않는 세계로 드러난다. 자연은 휴식의 자리를 넘어 기억과 노동, 애도와 의미를 품은 장소가 된다.
출판사 리뷰
여성작가의 목소리를 여성 번역가와 여성 편집자가 함께 빚어낸 책
역자 후기에서 밝히듯, 이 책은 여성 번역자들이 함께 기획해 공역으로 완성한 작업이다. 영미권에서 이어져온 여성 산문 재조명 흐름을 참고해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들을 선별했고, 여성 자연 서사를 여성들의 손으로 온전히 옮겨왔다. 국내에서 이러한 결의 여성 자연 산문을 한 권으로 묶은 선집은 드물다.
이 책이 특히 인상적인 이유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 ‘재배, 관찰, 체험, 기록’이라는 느린 실천의 품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롤링스의 목련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삶의 침체기를 견디게 해준 존재이며, 색스터의 정원은 꽃을 사랑으로 키워내는 노동의 기록이고, 오스틴의 사막은 인간이 환경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묻는 공간이다. 스트래튼-포터의 나방 관찰은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자연은 도피처가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또 다른 문법이며, 생활의 감정선을 조율하는 장치다. 책 앞뒤에 배치된 19세기 회화 도판들은 이러한 산문의 시선과 정서를 시각적으로 확장한다. 도시의 속도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잊고 지냈던 감각을 회복하고 자연을 다시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우리가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문제는 사람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흥미롭고 다면적이다. 누군가에게 아무리 좋은 장소도 다른 이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인간 불행의 상당수가 인간과 주변 환경 사이의 원초적 관계를 무시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_〈목련나무〉 중에서
도요새 소리는 무척 달콤하지만 어딘가 애처로운 기운을 머금고 있고, 송참새 소리는 묘하게 사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울새의 노래에는 슬픈 가락이 섞이곤 하고. 요정의 나팔소리를 연상시키는 꾀꼬리 소리는 의기양양하지만 이 또한 순수한 기쁨의 소리와는 거리가 멀고, 검은지빠귀의 울음소리는 강렬하면서도 달콤하지만 환희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_〈섬의 정원〉 중에서
그해 여름 학교에서 배운 건 다 잊어버렸지만, 유리에 패랭이꽃을 붙여 만들었던 아름다운 화환과 별, 온갖 모양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오늘 아침 패랭이꽃의 은은한 향을 맡는 순간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_〈들꽃 한 다발〉 중에서
사막의 공기에 감도는 신비로움은 전설 같은 이야기들, 주로 사라진 보물에 관한 이야기들을 낳는다. 떠도는 이야기를 믿는다면 이 삭막한 경계 안쪽 어딘가에 금덩이가 널린 언덕이 있다.
_〈비가 드문 땅〉 중에서.
블레이크는 마리아를 배웅하러 문으로 가는가 싶더니 밤거리까지 선뜻 따라나섰다. 그는 함께 걸어도 되는지 묻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물어볼 필요가 없다는 듯 그냥 옆에서 걸었다.
_〈사건의 내막〉 중에서.
들에서는 서로 꼭 닮은 풀잎을 찾을 수 없고 정원에도 완전히 똑같은 꽃은 피지 않지만, 그 차이는 너무 미미해서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그러나 숲에서는 그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 나무의 다양한 모습을 누구라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_〈숲속에서의 오후〉 중에서.
때로는 관찰 및 기록 작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방들이 짝을 만나 짝짓기를 해서 온실 안 곳곳에 알을 점점이 낳았고, 그 알들에서 곧 작디작은 애벌레가 나왔다. 자연히 그 애벌레에게 자연의 먹이를 주고 키우는 것이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_〈림버로스트의 나방들〉 중에서.

목련나무The magnolia tree
마저리 키넌 롤링스 김정은 옮김
섬의 정원An Island Garden
셀리아 레이턴 색스터 정영은 옮김
1843년 6월 10일, 나이아가라에서Niagara, June 10, 1843
사라 마가렛 풀러 김지혜 옮김
들꽃 한 다발A Bouquet of Wild Flowers
로라 잉걸스 와일더 최인 옮김
비가 드문 땅The Land of Little Rain
메리 헌터 오스틴 강경이 옮김
사건의 내막The Ins and Outs of the Matter
메이블 오스굿 라이트 고은주 옮김
숲속에서의 오후An Afternoon in the Woods
수전 페니모어 쿠퍼 최인 옮김
림버로스트의 나방들Moths of the Limberlost
진 스트래튼-포터 방진이 옮김
역자 후기
역자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