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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25760 / 609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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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60]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포르투갈 최고 시인, 리스본의 영혼 페르난두 페소아의 기념비적 고백록 국내 최초 포르투갈어 원전 완역본! 20세기 유럽 문학을 대표하는 포르투갈의 국민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1888~1935)의 『불안의 책』이 포르투갈어 원전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페소아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불안의 책』은 이미 두 차례나 출간되긴 했으나 이탈리아어 판본과 독일어 판본을 중역한 것으로, 포르투갈어 원전을 완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소아의 산문을 편역한 『페소아와 페소아들』(김한민 옮김, 워크룸프레스, 2014)과 『불안의 ... 포르투갈 최고 시인, 리스본의 영혼 페르난두 페소아의 기념비적 고백록 국내 최초 포르투갈어 원전 완역본! 20세기 유럽 문학을 대표하는 포르투갈의 국민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1888~1935)의 『불안의 책』이 포르투갈어 원전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페소아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불안의 책』은 이미 두 차례나 출간되긴 했으나 이탈리아어 판본과 독일어 판본을 중역한 것으로, 포르투갈어 원전을 완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소아의 산문을 편역한 『페소아와 페소아들』(김한민 옮김, 워크룸프레스, 2014)과 『불안의 책』(문학동네)을 통해 비로소 페소아의 포르투갈어 원전 번역이 시작되었다. 이제 물꼬가 터졌으니 페소아의 더 많은 작품을 원전 번역으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해본다.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이 아니라 사후 연구가들이 유고 더미에서 찾아낸 미완성 원고를 엮은 책이다. 그 때문에 편집본마다 수록된 텍스트의 수와 배열 순서가 다른데, 문학동네에서는 페소아 연구가로 유명한 리처드 제니스(Richard Zenith)의 포르투갈어 편집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페소아는 수많은 이명(異名)을 통해 ‘하나’의 나가 아니라 동시에 여러 공간에서 실재하는 ‘복수’의 존재를 구현한 모더니스트다. 『불안의 책』 또한 이명 인물의 작품으로 작가와 가장 흡사한 반(半)이명 베르나르두 소아르스의 고백적 단상들로 이루어졌다. 작품을 구성하는 481개의 텍스트 속에는 페소아가 일평생 추구했던 내면의 성찰과 감각적 사유가 깊이 배어 있다. 20세기 유럽 문학의 대표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수많은 페소아들’ 20세기 유럽 문학의 대표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가 세상을 뜨기 전에 남긴 책은 영어 시집 몇 권과 포르투갈어 시집 한 권에 지나지 않았다. 짧은 생애를 글쓰기로 불태웠지만 출간에는 소극적이었던 그였기에, 생전에는 소수의 문학인들에게만 인정받았을 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질 수 없었다. 하지만 사후 2만 7500장이 넘는 원고가 담긴 트렁크가 발견되어 연구자들이 그의 글을 출간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유럽 모더니즘의 한 축을 형성했다는 평가와 함께 포르투갈의 국민 작가, 더 나아가 유럽 문학의 선두 주자로 떠오르게 되었다. 모더니즘 작가로 페소아를 높이 사는 이유는 바로 ‘복수성’의 창조 때문이다. 그는 단일한 나를 거부하고 자기 자신을 고유한 이름과 전기(傳記)를 지닌 수많은 인격체로 분화시켜 그들에게 글을 쓰는 임무를 부여했다. 시골에 사는 목동 시인 알베르투 카에이루, 현대문명을 좇는 선박기술자 알바루 드 캄푸스, 사라마구의 소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의사이자 시인인 히카르두 헤이스를 비롯해 그가 사용했던 이명은 어림잡아도 70개가 넘는다. 페소아의 이명은 작가의 분신 혹은 일부가 아닌 완전한 독립체이자 타자였고, 페소아는 ‘하나’의 나가 아닌 ‘복수’의 나가 되는 타자화 방식을 통해 자신 안에 잠재된 수많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었다. 페소아가 사망한 지 47년 만에 포르투갈에서 출간된 『불안의 책』 또한 페소아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명이 쓴 작품이다. 하지만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는 수많은 이명 중 페소아를 가장 많이 닮은 반(半)이명으로, 리스본 시내를 거닐며 사색에 잠기고 글을 끄적이는 그의 모습은 페소아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페소아는 ‘나 아닌 나’인 소아르스를 통해 좀더 다층적이고 다각화된 자신의 모습을 끄집어냈고, 현실의 나를 허구의 세계에 투영시킴으로써 현실에서 느끼는 것을 넘어 감각의 폭을 넓히고 더 깊이 사유했다. 리스본의 몽상가가 남긴 영혼의 기록 비현실적 일상과 현실적 허구를 넘나드는 기억의 조각들 “아무 연관성이 없고 연관성을 갖추려는 의지도 없는 단상들 속에 나의 사실 없는 자서전, 삶이 없는 인생 이야기를 무심히 털어놓는다.” (텍스트 12)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1913년부터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약 20년의 세월 동안 틈틈이 공책이나 쪽지에 기록한 단상들을 모은 고백록이다. ‘회계사무원 베르나르두 소아르스의 작품’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불안의 책』은 페소아가 자신이 창조한 소아르스를 묘사하고 소개하는 짧은 머리말과, 소아르스가 ‘사실 없는 자서전’이라는 표제 아래 써내려간 481개의 단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짧게는 한 줄에서부터 길게는 한 장을 넘어가는 481개의 고백적 단상들은,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과 감정에서부터 삶에 대한 사유, 작가로서의 존재 의식에 대한 성찰, 감정 묘사 등에 이르기까지 한 평범한 회계사무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면모를 모두 아우른다. 페소아가 자신을 해체시켜 창조해낸 이명만큼이나 다양한 얼굴을 지닌 글들 사이에 일관된 흐름이나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잘 지어진 벽돌집 같은 정제된 글이 아니라,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쏟아질 때마다 그것을 손끝으로 받아 휘갈긴 작가의 필체가 그대로 느껴지는 살아 있는 명상록이다. 겉모습은 한 권의 반듯한 책이지만 눈물자국 있는 빛바랜 일기장 혹은 종잇조각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책 아닌 책이다.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는 평범한 회계사무원이다. 리스본 도라도레스 거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의 일상은 겉으로 보기에 단조롭고 평화롭다. 하지만 그는 회계장부 너머로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나는 지금 회계장부 위에 고개를 숙이고 어느 이름 없는 회사의 의미 없는 출납 기록을 열심히 작성하고 있다. 그러는 동시에 나의 생각은 실재하지 않는 동양의 어느 풍경 안을 지나는, 존재하지 않는 배의 항로를 똑같은 집중력으로 따라가는 중이다.” (텍스트 302)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이 똑같은 일을 기계적으로 하는 회계사무원이기 때문에 꿈꿀 수 있다고, 지루함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더 많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소아르스는 리스본의 도라도레스 거리에서 줄곧 맴돌지만 광대한 내면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그에게 그러한 공간적 한계, 현실적 상황이 주는 한계는 무의미하다. 물리적이고 외부적인 것들보다 자신의 꿈과 영혼이 그에게는 더 중요한 현실인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의 경계 또한 불분명하기는 마찬가지다. “별안간, 내 운명이나 다름없는 줄 쳐진 커다란 장부 사이로, 나이든 친척 아주머니 소유인 세상과 접촉이 없는 오래된 집과, 거기서 열시에 졸며 마시던 차와, 리넨을 씌운 식탁 위를 밝히던 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석유램프가 다가와 빛을 내자, 옆자리 모레이라 관리장의 모습은 검은 전깃불 속으로 무한히 멀리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텍스트 33) 같은 부분을 보면 그의 사고 속에 시간의 경계가 생략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느끼려는 섬세한 감각의 촉수는 현실과 허구, 현재와 과거, 미래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그 사이를 유영한다. 결국 『불안의 책』은 감각을 통해 모든 경계를 허무는 책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도 없고, 시간의 경계도 없고 사실과 비사실의 경계도 없다. ‘사실 없는 자서전’이 실로 사실 없는 자서전인지, 사실적인 자서전인지, 그 안에 무엇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읽는 이가 판단할 문제다. 모든 것이 혼재해 있고 역설과 부조리로 가득한 것이 이 책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날카로운 감각으로 포착한 섬세한 감정, 불안을 정의하는 여러 감정들 ‘사실 없는 자서전’에 드러나는 중요한 특징은 세밀한 관찰력과 섬세한 감정, 날을 세운 감각이다. 밀도 있게 촘촘히 박힌 소아르스의 감정돌기들은 지나가는 바람결 하나
인생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으로 가는 마차를 기다리며 머물러야 하는 여인숙이라고 생각한다. (14쪽)
영혼에 미소를 띠고 도라도레스 거리와 이 사무실, 이 사람들 사이에 한정된 인생을 고요히 받아들인다. 먹고 마시기에 부족함이 없고 잘 곳이 있고 꿈꾸고 글을 쓸 약간의 시간이 있는데 무엇을 더 신에게 요구하며 운명에게 바라겠는가? (31쪽)
나는 내 마음속에 다 그려지지 않은 몸짓들과, 내 입술에 올릴 생각조차 못했던 말들과, 끝까지 꿈꾸지 못하고 잊어버린 꿈들이 담긴 우물이다. (86쪽)
나는 자유롭고 길을 잃었다.
느낀다. 열기로 몸을 떤다. 나는 나다. (95쪽)
오로지 꿈만 꾸었을 뿐이다. 꿈만이, 오직 그것만이 내 인생의 의미다. 내면의 삶이 아닌 다른 것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아픔들은 내 안으로 향하는 창문을 열고 거기 있는 것들을 바라보느라 나 자신을 잊어버릴 때 가라앉곤 했다. (126쪽)
우리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어떤 사람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이다. 이는 우리가 만든 개념이므로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150쪽)
우리는 우리 자신을 스쳐가는 영원한 행인이며, 우리 자신 말고 다른 풍경은 없다. 우리 자신도 우리 것이 아니기에 우리 것은 조금도 없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기에 가진 것도 없다. 어느 우주를 향해 어느 손을 내밀 것인가? 우주는 내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164쪽)
여행은 무엇이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모든 석양은 그저 석양일 뿐인데 그것을 보러 콘스탄티노플까지 갈 필요는 없다. 여행을 하면 자유를 느낄 수 있다고? 나는 리스본을 떠나 벤피카에만 가도 자유를 느낀다. 리스본을 떠나 중국까지 간 어느 누구보다 강렬하게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내 안에 자유가 없다면 세상 어디에 가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179쪽)
우리는 죽음이다. 우리가 삶이라고 여기는 것은 실제 삶의 잠이고, 진정으로 우리인 것의 죽음이다. 죽은 자들은 태어나는 것이지 죽는 게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할 때 사실 우리는 죽은 것이다. 우리가 죽을 때 삶이 시작된다. 잠과 삶의 관계는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과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의 관계와 같다. 우리는 자는 중이고 현재의 삶은 꿈이라고 말할 때, 이는 비유나 시적인 표현이 아니고 실제로 그러하다. (231쪽)
신이시여, 맙소사,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나는 몇 명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와 나 사이에 있는 이 간격은 대체 무엇인가? (275~276쪽)
나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는다, 그것이 내 안에 있는 한. (277쪽)
인생이 자발적으로 준 것 이상을 인생에 요구하지 않는 자, 해가 있을 때는 해를 쫓아다니고 해가 없을 때는 어디가 됐든 온기를 찾아가는 고양이처럼 본능에 의지해 살아가는 자가 행복한 사람이다. 상상력을 위해 자신의 개성을 포기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기 좋아하되 모든 감정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다른 이의 감정의 겉모습만을 구경하는 이가 행복한 사람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포기했기에 빼앗길 것도 없고 가진 것이 줄어들 일도 없는 자가 행복한 사람이다. (296~297쪽)
우리가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 안에서 일어난다. 우리가 보는 곳에서 없어지는 것은 우리 안에서도 없어진다. 과거에 누군가 있던 동안 우리가 봤던 모든 것은, 그것이 떠날 때 우리에게서 떨어져나간다. (355쪽)
나는 포르투갈어로 쓰지 않는다. 나 자신으로 쓴다. (544쪽)
목차
머리말
사실 없는 자서전
해설 | 불안과 공허, 무능과 무기력을 파헤치는 영원한 조각내기
페르난두 페소아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