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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46314 / 80쪽 210 x 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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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볼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는 이야기
작가의 경험이 녹아든 그림책
우리는 '볼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말 그대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보이'니까. 그래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그것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다. 이 책의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또한 시각 장애인 친구의 집에 초대받기 전까지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작가는 시각 장애인 친구가 집 안에서 새빨간 매니큐어를 바르고서,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비장애인과 단 하나 다른 점은 불을 켜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작가는 볼 수 있는 사람은 어두우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오히려 볼 수 없는 사람은 불을 켜지 않고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것을 보고 '장애'의 기준에 대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뒤 '본다'는 것과 '볼 수 없다'는 것이 우리가 살아 가는 데에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를 이 책에 담아 독자에게 들려준다.
누구에게나 '삶'은 선물이라는 깨달음
온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특별한 경험
<눈>은 철학적 시각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깊이 있는 사색을 시와 같이 압축적이고 간결한 글로 담아냈다. 길게 설명하지 않는 대신 비유와 상징이 풍부한 그림과 연결 지어, 어떤 연령의 독자든 다양한 깊이로 해석하며 즐길 수 있다. 책에서 '눈'은 우리가 받은 소중한 선물(8면)이며, 우리를 기쁘게 하는 꽃(9면)과도 같고, 세상이라는 문(13면)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열쇠(12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볼 수 없는 채로 산다는 것은 그물망 없는 라켓으로 공을 받으려는 것(24면)이나, 물속에 잠긴 채 구명 튜브를 붙잡으려는 것(24면)과 같을까? 누구나 처음 시각 장애에 대해 생각할 때는 그렇게 암담한 느낌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눈'이라는 뜻의 점자(37면)를 보여 주며 볼 수 없는 사람은 또 다른 선물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듣고, 만지고, 느끼면서 볼 수 있는 사람과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다. 구슬을 실에 꿰는 것과 같은 섬세하고 어려운 일(52-53면)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세기나 연산(60-61면)을 배울 수 있고, 지구의 역사나 행성의 움직임(64-65면)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세계를 깨달을 수도 있다. 그리고 볼 수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다는 것을 행복해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시각의 소중함을 역설하면서 동시에 다른 감각들도 일깨운다. 다른 감각들 덕분에 볼 수 없어도 혀로 맛보고, 코로 냄새 맡고,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듣고, 생각을 말하면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볼 수 없다'고 해서 삶의 축복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삶과 생명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전한다.
시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보는 독특한 형식의 그림책
책에는 두 개의 구멍이 뚫린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 구멍들을 통해 보이는 그림이 마치 눈처럼 보이지만, 책장을 넘기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이렇게 책의 구조를 활용한 반전은 '눈'과 '본다'는 것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볼 수 있는 사람과 볼 수 없는 사람의 차이는 책장 한 장을 넘기는 것과 같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간명하고 영리하게 전하고 있기도 하다. 시각 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도록 단어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고려하여 사용하였고, 전체 시각 장애인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약시인 사람도 읽을 수 있도록 글자 크기를 키웠다. 책에 같은 그림이 몇 차례 반복되어 나오는 것은, 볼 수 있는 사람이나 볼 수 없는 사람이나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독자는 처음에는 눈으로만 책을 보지만, 책을 읽을수록 눈을 감아야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쿠키의 맛, 커피와 꽃의 향기, 선인장이나 털장갑의 감촉, 어린 새들이 우는 소리 같은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시각 장애가 있는 독자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장애가 없는 독자에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경계하게 한다. 장애뿐만 아니라 나이와 성별, 지역을 초월하여 책을 통해 누구나 삶의 기쁨과 감동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