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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인터뷰 나는 내가 만난 사람의 총합이다

은유 저 | 제철소 | 202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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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343812 / 212쪽 / 212g / 110 x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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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에세이, 인터뷰, 르포르타주 등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자기만의 세계를 단단히 구축해온 작가 은유의 신작.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 일흔다섯 번째 책으로, ‘이해와 공감의 전달자’인 그가 글쓰기의 근간이 되어준 ‘인터뷰’에 얽힌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아무튼, 인터뷰』는 인터뷰와 인터뷰 글쓰기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어떤 경로를 통해 타자와의 공감과 소통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20년 넘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통과하면서, 그리고 기꺼이 그들 삶의 ‘목격자’가 되면서 깨달은 것들을 마치 인터뷰 진행 과정을 밟아 나가듯 생생하게 펼쳐놓는다. 그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다 보면, 타인에게 말을 걸고 묻고 듣고 기록하는 지난한 과정이 결국엔 나 자신과 마주하는 일임을 알게 된다.

책 마지막에는 저자의 인터뷰 노하우가 담긴 부록 「How to Interview」를 실었다. ‘관찰하기’ ‘질문하기’ ‘듣기’ 등 총 일곱 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실제로 인터뷰 진행과 글쓰기를 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11-12p
“두려움만이 우리를 가르칠 수 있다”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말은 옳았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 두려워한다. 두려움이 계속 알고 싶게 하고 공부하게 했다. 좋아하기만 했다면 어느새 인터뷰에 싫증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삼십대에 시작해서 오십대인 지금까지 사람에 대한 마르지 않는 호기심을 공급해준 에너지원은 내가 만난 사람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저만치 멀어지는 사람.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나를 책상 앞에 앉게 만든 감독관도 사람이고, 사람 노릇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재촉한 것도 사람이다.

40-41p
거듭 강조하자면, 인터뷰는 누구를 왜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지 목적과 방향을 정하는 게 핵심이고 전부다. 그래야 적합한 인물을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인터뷰 기획’이 단번에 이뤄지는 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 관점, 삶에 대한 질문, 사람에 대한 관심 등 평소 꾸준히 다져온 인식에서 나온다. 시간과 품이 드는 작업이다.

50p
좋은 문장은 꼭 나만을 위해 건네는 말처럼 들린다. 인터뷰 고수의 한 줄 결론은 가슴에 화살처럼 꽂혔다. 왜 아니겠는가. 인간은 선과 악의 교차로,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천사도 악마도 가능하다. 페미니즘 연구자 베티 리어든의 말을 빌리자면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하지 않은 인간 존재란 없고, 사심 없으며 고귀한 행위를 하지 못하는 인간 존재 또한 없다”. 그럼에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건 인터뷰어의 게으름이다.

83-84p
뭘 알아야 물어볼 게 있다. 질문은 앎을 토대로 더 나은 앎을 찾아가는 일이다. 질문의 시간은 공부의 시간 다음에 온다. 예를 들어 명절에 만난 큰아버지처럼 불쑥 ‘가만 보자, 네가 지금 몇 살이지?’라고 말을 걸어오면 어서 그 자리를 피하고만 싶지 않은가. 반대로 저 사람과 말이 좀 통하겠다 싶으면 별생각이 없다가도 나도 모르게 입이 터지고 마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했을 거다. 단 한 번 허락된 시간, 낯선 관계에서 이뤄지는 일회성 대화인 인터뷰는 더 분위기를 탄다.

135p
자기과시의 시대에 존재가 작아진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존재를 얕보는 게 문제지, 스스로 작아져서 아무도 해치지 않고 압도하지 않고 남의 말을 잘 흡수할 수 있다면 인터뷰어로서는 더없이 좋지 아니한가.

143-144p
언뜻 무성의해 보이지만 핵심을 꿰뚫고 짧지만 가볍지 않은 대답을 안고 사는 사람이고 싶다. 당신이 가장 경멸하는 인간은 누구입니까? 인터뷰어로서 나라면 던지지 못할 질문인데(경멸은 너무 매운 단어다) 때로 저런 훌륭한 답을 얻어낸다면, 그래서 우리가 인간다움에 대해 환기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하다. “사람들을 경멸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어째서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 까닭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브레송의 이 말은 작가의 태도이자 작가가 하는 일인 ‘타인의 입장과 처지가 되어보는 일’(아모스 오즈)의 시작이자 끝, 즉 전부라고 할 수 있다.

160p
어느 정도 검증된 인터뷰이를 만나더라도 그의 말을 듣다 보면 이따금 ‘갸웃’하는 지점이나 걸리는 말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땐 위의 경우처럼 솔직하게 터놓거나 왜 그런지 당신의 생각을 더 듣고 싶다고 말하는 편이다. 나도 나와 자주 불화한다. 그러니 100퍼센트 생각이 일치하는 타인은 있을 수 없고 있다고 해도 만날 이유가 없다. 그럴 바에야 거울 보고 이야기하면 될 테니까. 인터뷰가 성립하는 건 서로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위험하고 공격적인 차이를 직면할 용기는 아직 없으나 두 존재가 닿았다가 멀어졌다 하는 말들을 좇으며 다정하고 안전하게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나는 즐겁다.

193p
그간 만난 이들의 언어와 생각과 태도가 침투해 내 속성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것. 인터뷰에서 귀동냥한 생활의 지혜와 실천 덕분에 조금이나마 사람 노릇을 고민하며 살 수 있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만난 사람의 총합이다, 라는 선언은 가능하다. 내가 오롯이 나이기만 하지 않다는 사실은 크나큰 위안과 낙관을 준다.

저자 소개

  • 저자 : 은유
서울에서 태어나 사람과 도시가 주는 것들에 영향받으며 어른이 됐다. 혼자 읽고 쓰기(셀프 인터뷰), 글쓰기 수업하기(집단 인터뷰), 현장 취재하기(르포 인터뷰)가 주요 일과인 집필 노동자. 모임을 기피하고 둘이 나누는 깊은 대화를 좋아한다.

목차

프롤로그

첫 인터뷰
민중 섭외하기
전선인터뷰
연예인 만난 날
만나고 싶습니다
인터뷰, 불가능성의 가능성
끝이 끝은 아니다
인터뷰어의 공부법
질문지는 대화의 지도
그곳이 어디라도, 두 사람만 있다면
INFJ의 말문 트기
기죽지 않습니다
닫힌 질문과 열린 질문
듣는 일의 윤리
인터뷰 중 깜빡이를 켤 때
인터뷰를 다시 하라고요?
어떤 반성문
인터뷰하는 마음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

에필로그

부록: How to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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