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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121556 / 132쪽 / 185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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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꽃을 저장한 개나리주유소 담장을 붙잡고 바람에 흔들립니다 이 꽃은 리터당 1,569원입니다 평일을 접으면 수요일에 주름이 집니다 월화는 지났고 목금이 남은 오늘 카페에 있습니다 주유소를 붙잡고 흔들거리는 카페 이 커피는 350밀리리터에 3,500원입니다 뜯어먹다 반을 먹고 남긴 빵 같은 수요일 물끄러미 봅니다 햇살을 만지작거리는 오전 11시 간밤에 두고 간 누군가의 안부가 아침이기도 점심이기도 한 이 시간에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 것 같기도 하고 오지 않을 것 같기도 해서 수요일은 점점 미지근해지는데 확신할 수 없어서 아니라고 말할 수 없듯이 뒤집어봐도 별 볼 일 없는 일과에서 꽃이지만 꽃이 아닌 피어 있지만 피지 않은 남아 있지만 남아 있지 않은 수요일을 야금야금 먹습니다 나는 어쩌면 수요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요일의 브런치」중에서 넘어질 때마다 무늬가 생겼어 물결이 굽이칠 때마다 결 따라 남긴 소용돌이치고 모이고 만나서 몸에 남은 무늬 그 골을 따라가면 전생을 꿈꾸듯 어딘가에 도착하곤 했어 언니가 나를 업고 가던 그 저녁 신작로 등에서 수박 향이 났지 우물에 떨어진 달을 아무리 길어올려도 두레박엔 아무것도 없듯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하루는 흔적도 없었지 물일을 많이 해서 닳아버린 지문처럼 꽃잎에 남은 잎맥들은 해독 못한 채로 남았어 이불 뒤집어쓰고 울던 밤이거나 해고 통지를 받은 봄이거나 구급차를 타던 날이거나 생채기 하나 없이 오는 아침은 없어서 말이지 물결무늬로 말라버린 압화 갈비뼈 어디쯤 숨겨놓은 기억처럼 책 읽던 중간에 끼워놓았지 가슴에 눌러 찍은 지문 같아서 기억 속 누군가의 무늬 같아서 꽃의 마지막 말 같아서 ---「꽃의 지문」중에서 가난한 나의 말들은 금세 해졌습니다 낡은 소맷부리처럼, 당신에게 닿으면 올이 풀리는 날개들 시린 발 비비며 겨울을 읽는 동안 통장 잔고가 줄듯 심장의 말도 줄어갔습니다 당신에게 빌린 언어들은 붉은 딱지가 붙어 쓸 수 없습니다 뒤꼍에서 곱은 손으로 보낼 깃을 짰으나 늦가을 기러기처럼 떠나는 것을 시라고 한번 불러보아도 되겠습니까 끊긴 안부들이 그렁그렁 내려앉은 꿈결마다 우두커니 서 있는 우체통들 밤새워 계절을 건너간 꿈은 또 수취인불명으로 돌아오고 돌아오고야 말고 나는 서랍 속에 얼음장 같은 종이들을 밀어넣습니다 겨울 처마 밑에 쩔쩔매던 그런 문장들이 달려 있습니다 그 끝에서 가끔 똑똑 햇볕이 떨어지기도 하는 ---「그것을 기러기라 부르겠습니다만」중에서
1부
덫 · 13
그것을 기러기라고 부르겠습니다만 · 14
배롱꽃 · 16
미개봉 · 18
왕년 · 20
꽃의 지문 · 22
유성이 쏟아지면 · 24
물까치 · 26
느릅나무 일기 · 28
편의점에 대한 논문 초안 · 30
아름다운 고리들 · 32
겨울엔 칠월을 데려갈게요 · 34
퍼즐 맞추기 · 36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들에 대하여 · 38
2부
청구서 · 43
너에게 · 44
짐승 · 46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같은 날 · 49
독일 마을엔 택시가 오지 않는다 · 50
버들강아지 · 52
분홍 몬타나 으아리 · 54
박새 · 56
늙은 배 · 58
벌초 · 60
서쪽으로 걸었다 · 62
홍매의 뿔 · 64
슬럼프 · 66
3부
차를 마시는 저녁 · 71
식은 밥 · 72
대봉 · 73
수요일의 브런치 · 74
술을 담은 자루 · 76
봄 · 77
은점 · 78
빈집 · 80
월요일의 골목 · 82
마늘 죽이는 법 · 84
깊고 고요한 연두 · 86
찰카닥, 파란 잠에서 나오지 않았다 · 88
내일 입을 옷입니다 · 90
부질없는 것들의 방 · 91
4부
소식 · 95
대척점(Antipodes) · 96
통나무 의자 · 98
인사 · 99
봄밤 · 100
문 하나가 닫히는 것은 · 101
잘못 보셨어요 · 102
달팽이 · 103
쉰 · 104
자작나무 · 106
별 세는 비탈밭 · 108
연하 · 109
아직 · 110
해설 존재의 부재와 공간에 갇힌 파편화된 기억 / 김정수 · 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