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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7563200 / 206쪽 / 206g / 128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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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정애는 영어를 쓰는 나라들에서 생산되어 나왔던 틴에이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보았다. 생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들은 엇비슷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정애는 그런 부류의 영화들은 수많아도 타격이 있는, 그러니까 ‘타탓’하고 정애의 마음속을 뚫는 영화들은 조금이라고 말하고는 했다. 서로를 마주 보고 싸우고 입을 맞추고 포옹을 하는 장면을 그려내는 데 그 장면에 어떠한 의구심도 들지 않게 하는 것, 정애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그 조금의 차이가 비슷한 내용의 영화를 아주 다른 것으로 만드는 레벨의 새로운 키의 레벨. 나는 그날 정애가 ‘좋다’라고 말한 대상들을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놓고 배열해보다가 정애가 좋아하는 것이 너무나도 궁금해져서 영화들을 찾아보았다. -김윤아, 「순간순간 애정할 때」 정윤은 서로의 신체적 조건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두 개의 알몸과, 그들이 결합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퍼즐처럼 완벽하게 들어맞는 두 개의 알몸. 빈틈없는 섹스. 그렇지만 그런 건 있을 수가 없잖아. 성준과 미영 사이에서도 정엽은 태어났다. 정윤도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떤 일은 무사히 일어난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소예진, 「빛의 끝에는 어떤 장면이」 여전한 것들은 여전히 참을 수 없고, 여전한 것들 한가운데에 내가 있다. 내가 볼 수 없는 것들에는 현주가 있다. 내가 볼 수 있는 것들에는 모니터가 있다. 나무늘보는 침대 프레임에 매달려 천천히 움직이며 며칠째 내 등을 보고 있다. -유지원, 「늘보」 문득 집에 돌아가려면 또 한참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축축하게 젖어 얼어버린 발이 따끔거렸고 나는 그저 아주 현실적으로 피곤해졌다. 인스타그램 속의 명은 브랜드의 로고가 선명한 차 키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나는 습관적으로 좋아요를 누르며 명의 아주 단정한, 짧은 머리카락을 보았고, 그리고, 그냥 집에 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나의 뒤로 백화점의 조명이 색을 바꾸기라도 했는지 사람들은 다 같이 탄성 소리를 내었지만 돌아보지는 않았다. -윤채연, 「몇 퍼센트의 자갈치」 한국의 천만 영화들을 보며 영화가 현실성이나 디테일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로 관객에게 억지스러운 감동을 강요하고 있음을 알아챘지만 그럼에도 스크린 속 류승룡과 함께 엉엉 울었다. 집 앞 씨지브이에서 그때그때 재밌다고 입소문이 난 영화들을 주로 봤지만 가끔은 4호선을 타고 이수에 가서 메가박스 아트나인에만 걸린 인디 영화를 보기도 했다. 어떤 영화는 조금도 이해되지 않았고 어떤 영화는 이해가 되지 않아도 봤다는 사실만으로 나쁘지 않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서연, 「웃지 않는 마음으로」 문득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은, 그러니까 에밋의, 너의 빛나는 눈은 지금으로부터 삼십육 년 전 대한극장 상영표에 <백 투 더 퓨처>가 처음 걸린 날로부터 비롯되었지만, 나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너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네가 영화를 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주길 오랫동안 바랐다고. 너는 꿈을 꾼 것일 뿐 실패한 게 아니라고. 할 수만 있다면 이 촬영장을 통째로 들어 보여주고 싶다. 네가 존재 자체로 누군가의 꿈인 것을. 알려주고 싶다. 네가 꿈을 잃고 슬퍼했을 그 모든 날이 네가 세상에 없던 날들보다 몇 배는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이채린, 「백 투 더 홈」 그러니 경서의 주위에는 낡고 오래된 것들이 가득했다. 사춘기에 이르고 난 경서는 자신이 죽어가는 풍경에 둘러싸여 있다고 결론지었고 마찬가지로 낡고 오래된 캠코더-아버지가 젊을 때 산-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담기 시작했다. 거대한 터의 나무도 경서에겐 동리의 노인들과 다름없는 존재였다. 다만 운이 좋게 드넓은 곳을 혼자 차지함으로써 특별한 대접을 받는 거라고, 자신이 동리에서 살길 선택하지 않은 것처럼 나무도 나무의 의지로 동리에 자리한 건 아니었으니 둘 다 잘못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경서의 한탄을 들은 성연은 말했다. 다들 던져진 거야, 이유 없이. -정가을, 「그러니까 동리는」
여는 말 … 004
김윤아 순간순간 애정할 때 … 007
소예진 빛의 끝에는 어떤 장면이 … 037
유지원 늘보 … 065
윤채연 몇 퍼센트의 자갈치 … 081
이서연 웃지 않는 마음으로 … 109
이채린 백 투 더 홈 … 133
정가을 그러니까 동리는 … 1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