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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222522 / 280쪽 / 364g / 130 x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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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예전에는 박물관이 교양을 쌓고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박물관은 관람객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관람객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요즘은 어떨까? 박물관이 담당하는 교육적인 측면은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 긴 하나, 단지 그것 때문에 박물관을 찾지는 않는다. 바람을 쐬기 위해, 데이트하기 위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특정 유물이나 공간을 보고 기분 전환을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하기 위해, 사진 촬영을 해, 약속 장소 근처에 박물관이 있어서, 지나가다 호기심에서, 건물이 예뻐서, 문화 공연을 보기 위해서……. 헤아리다 보면 방문 이유에는 끝이 없다. 박물관에 오는 이유만 바뀌었을까? 전시글을 보는 눈도 그렇다. ‘바람 쐬러,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왔는데 머리 아픈 글은 읽지 말자’,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 p.27 관람객이 전시글을 읽지 않으려는 이유, 요즘은 영상의 시대다. 영상에 익숙해질수록 글 읽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재미없는 영상을 금방 돌려버리는 것처럼 글도 지루하게 느껴지면 절대 읽지 않는다. 더구나 짧은 글도 아니고 긴 글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글 읽기를 어렵게 만드는 건 영상만이 아니다. 학교 교육과도 관련이 있다. 학교 교육에서, ‘읽기’는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맞춰야 하는 문제와 이어진다. 읽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시험이다. 낯선 말과 내용으로 이루어진 전시글은 즐겁지 않은 시험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높다. --- p.28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 박물관 글의 좋은 사례를 뽑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좋은데, 단어 하나가 어렵다든지 문장 연결이 어색하다든지 하여, 한 조각 부족함이 들어 있었다. 그만큼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대중에게 선보이는 공식적인 글은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여 다듬고 또 다듬을 필요가 있다. 잘 구성되었다고 생각되는 글을 소개하며 왜 괜찮다고 보았는지, 또 한 조각 고칠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예) 식물 채집과 농사짓기 : 식물 채집은 신석기시대 중요한 생계 수단이었다. 도토리, 가래, 살구 등 다양한 야생식물을 먹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신석기인들은 점차 땅을 일궈 조, 기장 등을 재배하였다. 농사는 자연이 주는 그대로가 아니라 인간이 특정 자원을 생산해내기 시작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땅을 일구고 이삭을 거두기 위해 괭이, 낫 등을 사용하였다.” 이 글은 신석기시대의 생계 수단인 식물 채집과 곡식 재배를 이야기한 것이다. 특히 농사의 역사적 의미를 알기 쉽게 기술하여 문화의 발전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한 점이 좋다. 또 농사를 짓기 위해 농기구가 사용된 점도 함께 언급하여 이 시기의 정황을 상상할 수 있게 한 점도 좋다. --- p.47 쉬운 전시글은 어떤 글일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글이 아니라 전시글을 읽었을 때 대부분 사람이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큐레이터가 관람객의 입장이 되어 무엇이 궁금할지, 큐레이터가 말하고자 하는 걸 관람객의 입장에서 꼭 알아야 하는 것인지를 따져보면 글쓰기가 한결 수월하다. 전시에 관심이 있을 법한 지인을 떠올리거나 가족을 떠올려도 도움이 된다. 중학교 2학년 수준의 글쓰기라고 하지만 정작 중학교 2학년이 전시글을 읽는 경우는 드물다. 누가 전시글을 읽을까? 경험으로 보면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이 전시글을 읽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전시글은 대부분 성인 가운데 전시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는다. 전시를 보러 와도 전시글을 읽지 않은 성인이 많다. 전시글을 읽는 관람객들은 전시글이 호기심을 해결해 주거나, 전시를 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아래 글은 쉬운 전시글로 고쳐 써본 예다. “(예) 백제 사찰은 정림사와 왕흥사, 미륵사 등이 대표적이다. 백제의 우수한 건축 기술과 독창적인 가람 배치는 일본에 전해져 일본의 건축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 백제를 대표하는 절에는 정림사와 왕흥사, 미륵사 등이 있다. 이 절들은 백제의 우수한 건축 기술과 독창적인 건물 배치 방식을 보여 준다. 백제의 절 건축 기술은 이후 일본에 전해져 일본의 건축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 p.73 문화생활에 쉽게 접근하기 힘든 사람들. 시각 혹은 청각 장애가 있는 관람객이 이해하기 쉬운 설명문은 무엇일까? ‘중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문 쓰기’라는 명제는 박물관이 오랫동안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쓰기는 수어 전시 안내와 점자책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지원팀에서의 근무 경험이 없다면, 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2020년부터 2021년에 걸쳐 추진된 세계문화관 ‘문화취약계층 전시접근성 강화’ 사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전시(점자안내문)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전시 안내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헌법으로 보장된 문화생활이라는 기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감에 불편함이 없는 관람객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진 유물 설명문은 오늘도 박물관을 방문한 수많은 장애인 관람객에게는 불친절한 전시글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쓰기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p.117 언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 한글이 제1언어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點字)가 제1언어이고, 청각장애인에게는 수어(手語)가 제1언어다. 이들에게 한글은 제2외국어와 같다. 우리는 다른 나라 말인 영어를 이해하기 위해 문법을 공부하고 사전을 들춰보지만, 장애인에게는 그것조차 쉽지 않다. 왜냐하면 한 가지 이상의 감각이 결여되었을 때 사물과 언어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혹자는 시각장애인은 설명글을 볼 수 없을지라도, 눈으로 볼 수 있는 청각장애인은 한글로 쓰인 일반 설명문을 읽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눈이 잘 보이는데 별도의 설명문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문은 온전히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상실했던 헬렌 켈러(Helen Keller, 1880~1968)의 일화는 우리에게 말해준다. 장애인들이 사물과 그것에 상응하는 언어를 인식하고 이해할 때, 일반인이 생각하지 못한 복잡하고 어려운 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 p.118 모든 이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 언어가 읽기 쉬워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할 것이다. 박물관도 예외일 수 없다. 더 이상 어렵다는 변명과 넋두리에 갇혀 미룰 순 없다. 국어문화원연합회와 함께 작업하면서 박물관에서는 그 이전보다 더 쉽게 글을 풀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반가사유상처럼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이 있을 경우, 한자어 표현이어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지 않은 지명이나 인명이 나올 경우, 보다 정확한 정보를 주고자 한자와 영문을 함께 표기하는 것이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는 한자와 영문 병기를 지양한다. 이러한 정보들이 글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물관에는 어린이부터 문화재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의 관람객들로 넘쳐난다. 중학생 수준 이상으로 좀 더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함께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까? 국립박물관의 글은 공공 언어이자 우리 문화재를 설명하는 글이기에 어떠한 표현이 가장 적정한 것인지 여전히 논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의에 대해 많은 학예연구사들이 공감하고 있고,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 p.203
들어가는 말/ 박물관 글이 문제라고요? 4
1부 박물관 글이란 무엇일까
1 생각보다 생각할 것이 많은 박물관 글 16
2 공공 정보로서의 신뢰성을 지켜야 한다 19
3 천천히 스며드는 글 24
4 박물관 글쓰기에서 염두에 둘 두 가지 25
5 관람객에게 전시글이란 27
6 질문을 던지는 전시글 31
7 와닿는 글을 위하여 33
8 좋은 디자인은 전시 기획의 의미를 효율적으로 전해준다 35
9 박물관 학예연구사가 뽑은 좋은 전시글 37
10 국어 전문가가 뽑은 좋은 전시글 47
2부 박물관 글, 어떻게 쓸까
1 큐레이팅이란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는 과정이다 58
2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전시글 61
3 와닿는 전시글 쓰기 63
4 잘 지은 제목은 전시의 주제를 잘 드러낸다 65
5 전시의 이유를 분명하게 드러낸 글일수록 또렷하게 와닿는다 68
6 학예연구사의 전시글 쓰기 71
7 누가 전시글을 읽을지, 먼저 생각한다 73
8 전시글에 담아야 하는 것들 76
9 단문으로 쓰기 80
10 패널과 설명 카드 83
11 보도 자료 잘 쓰는 법 92
12 영상물을 제작하려면 무엇을 준비할까 97
13 영상물을 제작할 때 주의할 사항 108
14 전시 영상물의 스크립트와 자막용 원고 111
15 오디오 가이드용 원고 113
16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설명문 쓰기 117
3부 정확하게 쓰는 것은 기본이다
1 공공 언어로서 박물관 안내문 작성 기본 원칙 128
2 전시물 명칭 표기 130
3 인물과 연대 표기 132
4 숫자와 단위 표기 134
5 ‘셋방’에는 있고 ‘전세방’에는 없는 것은 138
6 입맛은 ‘돋우고’ 안경 도수는 ‘돋구고’ 141
7 아니요, 괜찮으니 오십시오 142
8 ‘되’와 ‘돼’는 정말 구별이 잘 안 돼요 143
9 낙원과 락원 145
10 ‘명사+명사-하다’의 띄어쓰기 147
11 합성 용언 띄어쓰기 150
12 보조 용언 띄어쓰기 153
13 외래어 다음에 띄어쓰기 156
14 그 밖의 띄어쓰기 159
15 문장 부호 162
16 외래어 표기법 166
4부 원칙도 살리며 쉽고 재미있게 쓰는 기술이 있다
1 통하게 써야 통통한 글이 된다 178
2 부연은 비중 있는 조연이다 181
3 문단 쌓기에도 요령이 있다 184
4 나열의 원칙 187
5 일치의 원칙 190
6 배려의 원칙 192
7 그 밖의 원칙들 195
8 짧고 쉽고 정확하게 1 198
9 짧고 쉽고 정확하게 2 205
10 내 글은 괜찮은 글일까? 212
11 국립중앙박물관 고고학 관련 전시 원고 집필 원칙 220
12 국립중앙박물관 고고학 관련 전시 내용 체계 222
5부 궁금할 땐 어떡하죠
1 국어사전 찾기 226
2 박물관 글쓰기 Q&A 232
3 참고 도서 236
4 국어문화원에 문의하기 244
6부 한번 써볼까요
1 단어 바꾸기 252
2 문장 다듬기 257
3 문단 고치기 2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