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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789345 / 152쪽 / 106g / 12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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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추천사> 엔딩 크레디트를 닮은 책. 좀 이상하지만, 다른 표현을 찾지 못했다. 열 명의 필자가 풀어내는 열 개의 첫 영화 기억은, 어김없이 나의 기억과 포개져 매번 나를 어떤 시절 어떤 날로 데려가 그날의 사람과 일들을 만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는 멋진 영화를 보고 막 극장 문을 나서게 된 사람처럼 먹먹해지고 마는 것이었다. 생각할수록 근사한 질문이다. “당신의 첫 영화는 무엇입니까.” 유희경(시인) <책 속에서> ‘주말의 명화’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곡이 토요일 늦은 밤 TV에서 흐를 때면 내 심장은 터져나갈 듯이 뛰었고, 그토록 흥분했다는 사실을 가족이 아는 건 어쩐지 싫었기 때문에 나는 할아버지의 방 한구석에 조용히 앉아 어서 광고가 끝나기를 기다리곤 했다. p.10 심지어 그 방에 함께 모여 영화를 보는 동안만은 할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깊은 애정마저 느꼈던 것 같다. 영화에 빠져 있을 때 가족은 나를 보지 않았다. 나를 쳐다보지 않는 그들의 옆모습이 나에게 엄청난 안도감을 주곤 했다. p.20 비디오 대여점의 첫인상은 좀 어둡고 습했다. 그 느낌은 연소자 관람가에서 중학생 이상 관람가와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가 뒤섞인 구역을 지나고 미성년자 관람불가에 다다르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황급히 연소자 관람가 코너로 돌아와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p.28 형이 비디오플레이어 앞으로 가서 되감기 버튼을 누르자 맹렬한 소리를 내던 기계는 잠시 뒤 테이프를 토해냈고 문을 열고 머리를 내민 테이프에선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본 뒤에 생소한 장면을 하나 더 목격했다. 아버지의 눈물이었다. p.32 내가 살던 읍엔 극장이 하나 있었다. 항상 영화를 틀지는 않았고, 정치 집회나 약장수 공연 같은 걸 하면서 간간이 철 지난 필름을 걸었던 듯하다. 옛날 신문을 뒤적이니 지구당 대회에 깡패들이 들이닥쳐 수십 명이 다치는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단다. 어쨌든 방학식을 하는 날엔 만화영화를 틀었다. p.41 〈더티 댄싱〉의 춤을 따라 하는 남고생들과 〈라 붐〉을 본 뒤 비를 맞고 걸어가는 남고생들 중에 어느 쪽이 더 징그러운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다. p.44 나의 첫 영화를 떠올리면 말의 무기력함이 먼저 생각난다. 신비로움이라고 해도 좋겠다. p.56 영화는 물질이 아니다. 스크린에 영사되고 있는 내용도 아니다. 그날의 날씨, 영화를 보러 가기까지의 시간, 극장의 분위기, 낡고 불편한 극장 의자의 삐거덕거림, 스크린에 불이 켜지고 극장 밖을 나섰을 때 뇌리를 스치는 생각까지, 모든 체험이 영화다. p.62 여자에게는 〈미이라〉 영화표 두 장이 들려 있었고, 여자의 눈에서는 포스터 속의 브렌든 프레이저와 레이첼 와이스보다 더 깊은 우물이 보였다. 그러니까, 우물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우우무울이라고 말할 정도의 슬픔이 여자에게서 느껴졌다. 여자는 왜 매번 우물이 아니라, 우우무울이었을까. 나는 해앵복한데, 여자의 우우무울을 생각하면 나는 자아아꾸 조용한 아이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p.74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 마음을 가라앉힌 엄마는 내게 “영화는 어땠어?”라고 물어봤다고. 나는 간명하게 세 줄로 영화를 요약했다. “막 달려가는 거야. 막 쏘는 거야. 그리고 막 죽는 거야.” 아쉽게도 그 영화가 무엇이었는지는 지금은 알 수 없다. 아마도 내 인생의 첫 번째 영화였을 텐데. pp.84-85 모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아주 오랫동안 나는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낯설고 신기한 것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좋았다. 미지의 땅, 미지의 보물, 미지의 인연. 책도 영화도 그래서 좋아하기 시작했다. p.96 영화가 끝나면 신나고 나른한 기분에 취하는데, 지구 끝까지 달리고 싶다가 나의 모든 꿈과 희망을 말하고 싶다가 했다. 그런 나를 데리고 극장을 다니신 어머니와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영화를 볼 때마다 주인공의 직업을 갖고 싶다고, 영화에 나오는 장소에 가보고 싶다고 혼이 빠져 수선을 떠는 어린이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p.100 지금은 당연한 일이 예전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많은데 영화관의 자리가 그러할 것이다. 한때는 먼저 앉은 사람이 그 좌석의 임자가 되었다. 상영관 문이 열리면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종종걸음을 하거나 뛰고, 심지어 가방을 던졌다. p.119 내가 기억하는 첫 영화는 없는 것 같다. 허망한 결론이지만 내가 기억하는 첫 영화는 아마도 할머니인 듯하다. 랄프와 바넬로피처럼 랜선과 와이파이를 타고 온 세계를 떠돌면서 당신이 있는 요양원에는 가지 못한다. 내게 가장 이타적이고 그래서 가끔 이기적이었던 당신의 그곳 자리는 과연 명당일는지, 알 수 없어서 가끔 마음의 스크린이 시커멓다. 시커멓게 잊은 채로 시간이 간다. pp.121-122 우리가 본 영화들은 우리를 통과해 지나가지만, 모두 다 지나가는 건 아니다. 어떤 장면, 어떤 대사, 인물의 눈빛, 목소리, 배경, 음악, 그리고 그 영화를 보던 시간이나 장소, 마음의 일렁임은 우리 안에 머문다. 그것들은 우리 안에 머물러, 우리를 만든다. p.126 누군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를 물어보라. 이야기 중에 그를 이루는 구성 성분 중 ‘씨앗’을 보게 될지도 모르고 그가 자란 시대의 얼굴, 문화의 흐름이 ‘같이’ 따라와 개인의 풍경을 보여 줄 수도 있을 테니까. p.132 그리고 실제로 세어볼 수 있다면 알게 뭐람, 아흔두 번째이거나 백스물일곱 번째일지도 모를 〈페드라〉는 누가 뭐래도 나의 첫 영화였다. 유치원부터 따지든 어른이 되어서든 몇 명을 스치고 만나고 사귀었으면 무엇 하랴. 첫사랑은 따로 있는 것이다. p.142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서초동 사는 잉그리드 버그만
김상혁
〈늑대와 춤을〉
가족 시네마
유재영
〈라 붐〉
〈라 붐 2〉
참 얄궂은 프랑스 양파 수프
이명석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영화를 ‘말한다’는 것. 그 기분 좋은 무력함에 관하여
송경원
〈미이라〉
우물 이야기
김남숙
〈신밧드의 대모험 호랑이 눈깔〉
그날 만났던 괴물들을 또다시 만나다
박사
〈인디아나 존스〉
모험이 날 그렇게 했다
이다혜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라이온 킹〉
〈라이온 킹〉
〈십계〉
〈우뢰매〉
처음 본 것들의 꼬리를 잡고
서효인
〈패왕별희〉
우리 안에 머물러 우리를 만드는 것들
박연준
〈페드라〉
여전히 봄이어서 꽃 몸살을 앓는 너에게
강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