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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704601 / 40쪽 / 436g / 224 x 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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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도술과 재치로 굶주린 백성을 구한 진정한 의인, 청길동
까막까치가 말을 하고 도깨비가 밤새 춤을 추는 시대의 이야기이다. 왕은 풍년이 들었는데 백성들은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백성들의 고충을 소상히 고하는 신하는 없고 말을 하는 까막까치 덕분에 그나마 그 사실을 알게 된다. 대노한 왕은 신하들을 모아 놓고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서둘러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큰 벌을 내리겠다고 호통을 쳤다. 옛날 신하들 역시 현대의 정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책 마련을 위해 모였지만 시간이 흐르자 남 탓하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고, 니 편 내 편 나눠 싸우기 바빴다. 개중 제 발등을 찍을지언정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최 대감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둔갑술에 능하고 재주가 뛰어난 청길동에게 도움을 청해 보자는 것이다. 어쩌면 최 대감은 충신이자 ‘엑스맨’으로서 진정 백성들을 위하는 신하일지 모른다. 아무튼 왕의 허락을 받은 최 대감은 청길동을 찾으러 길을 떠났다. 산 넘고 물 건너 물어물어 청길동을 찾아갔다. 드디어 청길동을 만난 최 대감은 어명이라 하면서 굶주린 백성을 도울 방법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청길동은 바로 왕을 찾아가 자신만의 묘안을 펼치기 위해 임금님의 말과 공주님의 옷이 필요하다고 고했다. 임금은 흔쾌히 명마와 공주의 옷을 내주었다. 청길동은 말을 타고 몇 날 며칠을 달려 높디높은 산에 도착하여 공주님 옷을 펼쳐 놓고 주문을 외웠다. 말 주위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나더니 잠시 뒤 공주님 옷을 입은 아가씨가 나타났다. 뾰족한 귀와 긴 꼬리는 그대로였으니 공주로 둔갑시킨 말이 분명했다.
계곡 깊숙한 곳으로 찾아간 청길동은 춤추며 놀고 있는 도깨비들을 불렀다. 임금의 자손은 천 년에 한 번 도깨비로 태어난다며 머리도 뾰족하고 꼬리도 있는 공주님을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자식을 낳을 수 없는 도깨비들에게 자식을 가질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주겠다고 도깨비를 속였다. 그리고 얻어낸 것은 도깨비방망이. 인간은 도깨비방망이로 고작 물건을 옮기는 것 정도만 할 수 있다고 도깨비가 경고했지만 청길동은 괜찮다며 도깨비방망이를 잠시 빌려가겠다고 했다.
궁궐로 돌아온 청길동은 임금에게 신하를 모두 불러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궁궐 가득 신하들이 모이자 철길동은 기운차게 방망이를 치켜들었다. 청길동이 “부잣집 곳간의 쌀들아, 굶주린 백성들에게 날아갈지어다!”를 외치자 번개가 비 오듯 쏟아졌고 천둥이 우르르 쾅쾅 울렸다. 신하들은 혼비백산 집으로 달려가 곳간의 쌀이 모두 사라진 걸 확인하고는 통곡했다.
임금은 그제야 청길동의 두 손을 맞잡으며 “그대가 진정 의인이구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옷을 빌려준 공주가 청길동에게 마음이 있다는 말도 넌지시 건넨다. 청길동은 도깨비방망이를 도깨비들에게 돌려준 뒤에 공주님을 뵙겠다고 대답했다. 기쁨에 찬 백성들의 축하를 받으며 청길동은 공주님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 청렴하고 정의로운 청길동
청길동은 도둑이지만 백성의 것을 탐해 본 적이 없다. 늘 남의 것을 탐하여 자기 배만 불린 자들의 곳간을 털어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 주기만 했다. 그래서 최 대감이 찾아간 청길동 집 역시 으리으리한 기와집이 아니라 작고 아담한 초가집이었다. 편법과 속임수로 백성들의 것을 갈취한 권력 무리배들에게 청길동은 단순한 ‘도적 수괴’일 뿐이지만 굶주린 백성들에게는 진정한 의인이 된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정권 다툼에 혈안이 된 정치인들이 민생은 나몰라라 하며 자기 잇속만 채우는 걸 오랫동안 봐 왔다. 홍길동 또는 청길동이 살았던 시대와 다를 바가 별로 없다. 그림책 《도둑 잡는 도둑, 청길동》은 이렇듯 현대 사회에 맞춤한 가르침과 현실 비판이 담겨 있다. 가난한 이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청길동 같은 존재가 절실한 현실이다.
여타의 많은 홍길동전 버전과 다른 점은 청길동의 세심한 태도이다. 도깨비들을 속이기는 했지만 큰 해를 입힐 만큼 나쁜 속임수를 쓰지 않았고, 잠시 도깨비방망이를 빌려 쓰고는 다시 돌려주었다. 공주님이 청길동에게 관심 표현을 먼저 하는 것에서 자기 의사를 분명히 표현할 줄 아는 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부모가 맺어주는 수동적인 관계를 받아들이기만 했는데 지금은 자기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필요한 덕목이다. 청길동 또한 도깨비방망이를 돌려준 뒤에 공주님을 만나보겠다는 조심스러운 답변을 할 줄 아는 세심한 청년으로 그려져 있다. 시대에 어울리는 인물상을 새롭게 그리는 것이 고전 다시 쓰기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