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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같은 몸에다가 황소 같은 짐을 지고 : 사라진 근대 문물을 찾아서

김준호 저 | 학이사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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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543198 / 232쪽 / 310g / 15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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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40년을 바람처럼 떠돌아다닌 기억과 기록 빠르게 변하는 세계화 시대, 새마을운동에 치이고 산업화에 치인 농촌은 금세 그 풍물이 바뀌었다. 빠른 발전을 얻으면서 불가피하게 많은 것이 대체되거나 없어졌다. 누군가는 의미 없는 구시대의 잔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산골 방 안의 벽난로 고콜, 양은 도시락 얹어 눌은 밥 긁어 먹던 조개탄 난로, 근대 세일즈 우먼의 개척자였던 아모레 아줌마, 잡지 샘터와 리더스 다이제스트처럼 추억 속에만 남은 풍경은 이미 사라져 버린 문물이지만 동시에 그 시대를 이끈 원동력이다. 저자는 국악인으로 살며 역마살이 낀 것처럼 바람에 실려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녔다. 전통문화를 체계적으로 해석하여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로 한 손에는 펜을, 한 손에는 장고 채를 들고 걸었다. 지역의 소리와 풍물을 탐구하기 위해 걸은 길은 기록이 되었고, 문득 뒤를 돌아보니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어느새 사라져 버린 풍물과 문물이 눈에 밟혔다. 가볍게 풀어내는 추억과 노랫말에 이제는 인생이 되어버린 민속학, 인류학, 언어학을 더하고 부인이자 춤꾼인 손심심 전통예술가의 삽화로 마무리하자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에헤에어 한 단이 나간다 어허어어 그 소리 뒤미쳐 나도 또 한 단 에헤에어 하더니 묶었다 새로 한 단이 묶어라 그 소리 거두미쳐 나두 또 한 단 에헤헤어 나도 한 단 에헤헤어 하더니 묶는다 새로 한 단이 묶는다 얼른 하더니 한 단을 묶어 에헤어어 나도 또 한 단이라 - 강원 양양, ‘벼 베는 소리’ 중에서 거둔다는 말에서 유래된 가을의 농촌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오죽하면 죽은 송장도 꿈지럭하고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는 속담이 생겼겠느냐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경운기도 없던 시절, 나락을 베는 일부터 타작까지 일일이 손이 들어갔다. 목매라 부르는 통나무에 볏단을 때려 탈곡하다 홑태로 일일이 훑는 방식을 거쳐 게롱게롱 소리가 나는 인력 탈곡기에서 발동기 탈곡기까지, 저자의 할아버지는 그 모든 변화를 거쳐 가며 나락 타작을 해왔다. 콤바인으로 벼 베기에서 타작까지 한 번에 하는 때에 보는 발동기 탈곡기는 새삼스럽다. 볏섬을 옮기는 일도 자전거에 연결한 리어카 몫이었다. 땀을 비 오듯 쏟으며 리어카질을 해 집으로 옮긴 볏짚으로는 덕석도 만들고, 가마니도 짜고, 새끼줄도 만들고 지붕도 이었다. 가축의 먹이, 퇴비, 땔감 역할까지 하는 요긴한 재산이었다. 선조들은 짚 위에서 태어나 짚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짚을 신성시했다. 산모와 아기를 이어주는 탯줄도 짚과 동일시하여 짚으로 꼬아서 만든 줄은 자식을 부르듯이 새끼라고 이름 붙였다. 풍작을 빌던 정월 대보름 대동 놀이에 빠지지 않는 줄다리기에 쓰인 새끼줄은 재수가 좋다고 서로 떼어가려 했다고 한다. 벼를 베고, 지붕을 이고, 지게를 지고, 빨래를 하는 고된 노동의 시간 동안 선조들은 노래로 그 힘듦을 달랬기에 노래에 시대가 담겼다. 농촌에서 일하는 동안 부르던 노동요 ‘벼 베는 소리’, ‘가을걷이 소리’, ‘새 쫓는 소리’, ‘줄 꼬는 소리’와 삶의 멍에가 된 지게를 지고 볏단 나르며 부르던 ‘나이나 타령’은 산업화 바람에 쓸려가고 그 자리를 다른 노래가 차지하게 되었다. 열여덟 꽃봉오리 열아홉 꽃봉오리 눈물의 부산 처녀 고무공장 큰애기야 하루에 사백 환의 고달픈 품삯으로 행복하겐 못 살아도 부모봉양 극진트니 한 많은 네 청춘이 불꽃 속에 지단 말이냐 - ‘한 많은 내 청춘(1960)’ 중에서, 남인수 노래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신발은 계급을 나누는 중요한 척도가 되었다. 지위 고하에 신을 수 있는 신발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었던 조선 시대 이야기도 풀어 나간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고무신이라는 신문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농사일 잦은 풍토라 방수성 뛰어난 고무신은 인기를 끌었는데, 저자의 어린 시절에는 그 신이 흙 놀이용 불도저가 되기도 했고 올챙이를 담는 어항이 되기도 했다. 급증하는 수요에 따라 들어선 고무공장에서 세계 대공황을 핑계로 노동을 착취당한 여공들은 파업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공시위를 벌였던 강주룡 노동자 이야기와 부산 고무공장 화재로 인한 대참사 이야기는 가슴을 울린다. 이렇듯 이 땅의 고난의 시기를 함께했던 고무신도 20세기 말과 함께 사라졌다. 이 밖에 얼마나 많은 문물이 기록되지도 못한 채 사라졌을까. 이 책은 학술 서적이 아니다. 사회 격동기를 살아내며 전통 문물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근대 풍물과 함께했으며, 마침내 현대 문물로 모두 바뀌는 과정을 겪은 사람의 추억 이야기일 뿐이다. 사라졌지만 잊어서는 안 될 우리 사회의 뿌리 한 조각이다. 저자는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민속학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면서 옛 풍물과 문물의 유래와 상징의 의미를 밝힌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게는 잊은 줄도 모르고 지내던 것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할 것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뉴트로로 나아갈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사] 인류문명사의 박물지博物志 김준호의 글에는 민속지적 냄새가 물씬 배어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추억의 심연에서 길어낸 옛이야기들이 법고창신의 묘를 더한다. 멀리는 인류문명의 시원에서 시작해 가까이는 우리가 망각창고에 구겨 넣은 소년기 기억들에 이르기까지, 인류문명의 박물지가 담겨 있다. 동서고금을 망라한 기물, 풍습, 놀이, 음식 등 의식주행의 유래, 어원, 의미, 효능, 가치에 대한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텔링하고 있으니, 발로 쓴 ‘모던’ 인류문명사라는 명명에 손색이 없다. - 김태만 국립해양박물관 관장

저자 소개

  • 저자 : 김준호
저자 : 김준호
국악인이자 풍속학인이다.
1963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부산대에서 구비 문학과 민속학을 공부했다.
18세부터 김수악 명인을 은사로 장고, 북, 꽹과리, 판소리, 구음을 시작했다. 허종복, 한승호, 유영례, 한윤영, 김병하, 문장원, 양극수, 양극노, 임순이, 김말수 명인에게 서편 소리, 구음, 들소리, 상여소리, 중타령, 아라리, 밀양아리랑, 성주풀이, 어산영을 배웠다.
KBS <6시 내 고향>, , <국악방송 오락가락>과 MBC <우리 소리 우습게 보지 말라>, <달팽이> 등을 진행했다. 그 후 다수의 방송 및 기업의 전통문화 강좌를 하였으며, 『우리 소리 우습게 보지 말라』, 『양산의 옛소리』, 동래 명무 문장원 포토에세이집 『빛으로 빛나다』 등을 집필하였다.
현재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동래지신밟기 예능보유자이며 방송, 공연,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과 전통 문화 소통을 하고 있다.

저자 : 손심심
전통예술가이고 방송인이다.
1963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17세부터 문장원, 양극수, 김동원 명무를 은사로 동래양반춤, 동래할미춤, 동래학춤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눈썰미와 손재주가 좋아 동래야류의 천재동 명인에게 탈 제작, 토우 만들기, 그림 그리기를 배웠다. 그 후 김수악, 한영숙, 이매방, 하보경, 김희상 명무에게 전통굿거리춤, 승무, 살풀이춤, 밀양양반춤, 동래두꺼비춤 등을 전수하였다.
20세에 부산시립무용단에서 활동하다가 동아대에서 한국무용학과를 졸업하고, 각종 공연을 통해 우리 춤을 알리는 데 매진했다.
KBS <6시 내 고향>, , <국악방송 오락가락>과 MBC <우리 소리 우습게 보지 말라>, <달팽이> 등을 진행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동래야류 전승 교육사이자 회장, (사)문장원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꾸준히 춤과 그림, 탈, 토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처자권속 굶지 않게 밭을 갈고 논을 갈아

가을 운동회 / 나락 베는 날 / 나락 타작 / 마지막 얼음 뱃놀이 / 엿장수와 아이스께끼 / 참새 쫓기, 후여 후여


2부 고무공장 큰애기는 반봇짐을 싸누나

검정 고무신 / 나의 첫 자전차 / 연탄 시대 / 리어카 100년 / 영서 산지 벽난로 고콜 / 지게와 나


3부 쌍금쌍금 쌍가락지 호작질로 닦아내어

향장과 아모레 아줌마 / 조개탄 난로 / 샘터와 리더스 다이제스트 / 우실과 바람 / 바지랑대와 빨랫줄 / 문종이 바르는 날


4부 진주낭군 오실 때에 진주 남강에 빨래 가라

초가지붕 이기 / 빨래터의 전설 / 단지 왔심더 / 동네 이발소 / 아주 특별한 여름방학 / 인생 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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