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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새 옷을 입은 《개밥상과 시인 아저씨》
1958년 개띠 해에 진도에서 태어난 박상률 작가. 그래서일까. 작가는 진도에서 태어난 ‘진도개’와 다른 지역에서 태어난 ‘진돗개’를 구분해 사용할 정도로 진도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작품 속 시인 아저씨가 진도개 흰돌이를 사람처럼 대하는 모습에서는 그런 작가의 모습이 겹쳐 보일 정도다. 그리고 그 애정은 2003년 처음 세상에 나온 《개밥상과 시인 아저씨》를 18년이 지난 지금의 독자들 앞에도 선보일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지난 세월 동안 종이는 빛이 바랬지만, 진도개 흰돌이와 시인 아저씨가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만큼은 고스란히 남아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판타지 같은 현실 동화, 현실 같은 판타지 동화
시인 아저씨와 진도개 흰돌이. 작품은 이 두 식구가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야기다.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은 한 밥상에서 같이 밥을 먹고, 한방에서 같이 잠을 잔다. 한식구이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개를 사람인 양 대하는 시인 아저씨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 시인 아저씨는 그들에게 “이 개는 내 보호자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만큼 흰돌이는 그 생각과 행동이 사람 못지않다. 아니, 웬만한 사람보다 훨씬 낫다. 어디 그뿐인가.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지만, 시인집 개 오 년이 넘은 흰돌이는 시 몇 편쯤은 술술 읊는다. 마치 판타지 동화의 한 장면 같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몇 푼 되지 않는 시 원고료에 끼니를 걱정하고, 병색이 짙어지는 시인 아저씨의 몸 상태에 두 식구의 앞날은 풍전등화가 따로 없다. 그럼에도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냥 행복하고 애틋한 두 식구 덕분에 독자들은 마음 따뜻한 동화 한 편을 만나게 된다.
거창할 것도, 비루할 것도 없는 그저 사는 이야기
시인 아저씨와 흰돌이, 이 두 식구가 살아가는 이야기는 참으로 소박하기 그지없다. 시래깃국과 김치가 전부인 단출한 밥상, 눈 덮인 하얀 세상을 보며 읊는 시 한 편과 눈 도화지에 찍는 발 도장 그림 한 폭, 둘이서만 즐기는 산책과 눈싸움, 장날에 같이 나눠 먹는 따끈한 국밥 한 끼. 그저 같이 밥을 먹을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좋기만 한 두 식구가 살아가는 모습은 시인 아저씨가 바라는 진정한 시의 모습이기도 하다. 거창할 것도, 비루할 것도 없는 그저 사는 이야기. 그 자체로 이 작품은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을 준다.
“시는 우리가 사는 모습 바로 그 자체야. 부족하면 부족한 그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그대로 사는 게 바로 세상살이지. 그럼에도 그 속에 우리가 꼭 지키고 싶은 게 있어. 그걸 그려 내는 게 바로 시야.” _본문 중에서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요즘 같은 시기에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 낸 것만도 절로 감사하게 된다. 특별하다면 특별하지만, 평범하다면 또 한없이 평범한 게 인생 아니던가.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것이 중요한 요즘, 그것은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사람 사는 일 / 짐승 사는 일 / 두 길 아니고 한길이네’라는 시인 아저씨의 시 구절처럼 말이다. 박상률 작가가 소설 《개님전(傳)》에서부터 부르짖는 메시지는 한결같다. 죽음의 순간에 탄생이 있고, 슬픔의 순간에 기쁨이 있다는 것. 그 자연의 질서 안에서 인생은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것. 그래서 흰돌이에게 시인 아저씨의 죽음은 슬픔이지만, 동시에 새로 태어난 강아지는 기쁨이다. 흰돌이 가족 앞에 놓인 인생 또한 희로애락의 연속이겠지만,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곁에 있기에 버텨 낼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일 것이다.
한 편의 글, 한 폭의 그림이 어우러진 정취
그림 작가 윤미숙의 그림은 시인 아저씨와 흰돌이를 꼭 닮아 있다.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지만 결코 외롭지 않고, 장식품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싫증이 나지 않는 두 식구의 삶을 그대로 담아 낸 듯하다. 그래서 박경장 문학평론가는 추천사에 ‘진경(眞景)’이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닐까. 꾸밈이라고는 전혀 없는 한 편의 글과 한 폭의 그림이 자아낸 정취는 이 작품의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해 준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