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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0986896 / 180쪽 / 271g / 140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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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온갖 고민과 근심으로 잠 못 드는 날들,
그런 우리들에게 건네는 다람쥐만의 독특한 위로
다람쥐의 이웃인 숲속 동물 친구들에게는 각양각색의 걱정거리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고민할 가치조차 없는 사소한 문제도 있고, 왜 고민하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문제도 있다. 하지만 본인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일이다.
이를 테면 거북이는 우울해지고 싶어 한다. 그래서 등딱지에 비가 샐까, 갑자기 땅이 꺼질까 내내 걱정을 한다. 그러다 다람쥐에게 묻는다. “나 지금 우울한 거 맞지, 다람쥐야?” 다람쥐는 “응, 너 좀 우울한 것 같아.”라고 대답해준다. 우울함을 인정받은 거북이가 뿌듯해하며 신나하면 “그런데 너 지금은 더 이상 우울한 것 같지 않아.” 하고 덧붙인다. 그러면서도 우울해졌다 기뻐졌다 하며 오락가락하는 거북이 옆을 떠나지 않고 아무런 평가도, 충고도 없이 가만히 바라봐준다.
세상 모든 걸 알아버려서 머리가 무거워졌다고 믿는 개미도 다람쥐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위로한다. 개미가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고 해도, 다람쥐는 코웃음 한번 치지 않고 그 말을 진심으로 믿어준다. 그리고 무거운 머리를 가볍게 하기 위해 “어쩌면 나를 잊어야 할지도 몰라.”라며 상냥하게 제안한다. 재미있게도 개미는 다람쥐를 잊으려고 노력하다가 ‘세상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다. 그런 개미에게 다람쥐는 너도밤나무 꿀단지가 집에 있다며 아무렇지 않게 초대할 뿐이다.
“다람쥐야, 만약 내 등딱지에 비가 새면 어떡하지?” 거북이가 물었다.
“글쎄…… 그럼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지 뭐. 그런데 지금은 비가 안 오잖아?”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
불완전한 그대로 멋지고 근사한 내 모습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로 고민이 많다. 왜가리는 넘어져보고 싶지만 다리가 구부러지지 않아 슬프고, 문어는 빨판 달린 여러 개의 다리가 이상해 보여 속상하고, 사자는 문득 자기 자신이 무서워져 ‘어흥’ 대신 ‘삐약’이라고 울고 싶어 한다. 다람쥐는 그런 친구들을 섣불리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별개의 존재이며, 그렇기에 그 생각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만 친구의 고민하는 마음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뿐이다.
이런 다람쥐의 모습은 전작 『고슴도치의 소원』에서도 살짝 드러난 바 있다. 소심한 고슴도치가 초대장을 보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할 때, 유일하게 그를 먼저 찾아가 ‘만남’이 두렵지 않다는 걸 몸소 보여준 친구가 바로 다람쥐였다. 다람쥐는 그저 “여기 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방문했다고 말함으로써 고슴도치의 오랜 걱정을 가볍게 날려버린다.
온갖 걱정으로 고민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현대인을 꼭 닮았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심지어 친구 관계에서조차 우리는 끊임없이 더 ‘잘 해낼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수많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나서 결국 돌아오는 것은 불완전한 스스로에 대한 책망뿐이다. 넘어져 다신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을 때, 다람쥐의 말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자. 그럼 지금 내 모습 이대로도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그러고 나면 삶과 마주할 용기가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다시금 샘솟을 것이다.
“있잖아, 다람쥐야. 나한테 씩씩하다고 말해주지 않을래?”
“응, 너 정말 씩씩해, 개미야. 아주아주 씩씩하게 잘 견디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