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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칼비노 전집 02 『반쪼가리 자작』 선과 악으로 몸이 분리된 남자를 통해 그려 낸 분열된 현대인의 초상 17세기, 열정적이면서도 순진한 젊은이 메다르도 자작은 터키와의 전쟁에 참가한다. 그는 대포를 쏠 줄도 모르면서 무모하게 터키인의 대포 정면으로 뛰어들었다가 포탄에 몸이 산산조각 나고 만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야전 병원 의사들은 그의 조각난 몸을 이리저리 이어 붙여 한쪽 몸만 온전히 되살린다. 메다르도 자작은 그렇게 딱 반으로 갈라진 몸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 반쪽은 자작의 ‘악’한 부분만 고스란히 품고 있다. 마을을 떠돌며 보이는 것들을 모두 반으로 조각내 버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무자비하게 교수형을 내리는 등 그의 기괴하고 사악한 언행이 계속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을 느낀다. 우연히 네가 반쪽이 된다면 난 너를 축하하겠다. 얘야, 넌 온전한 두뇌들이 아는 일반적인 지식 외의 사실들을 알게 될 거야. 너는 너 자신과 세계의 반쪽을 잃어버리겠지만 나머지 반쪽은 더욱 깊고 값어치 있는 수천 가지 모습이 될 수 있지. 그리고 너는 모든 것을 반쪽으로 만들고 너의 이미지에 맞춰 파괴해 버리고 싶을 거야. 아름다움과 지혜와 정당성은 바로 조각난 것들 속에만 있으니까.”(57쪽)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큰 혼란을 가져다 줄 나머지 반쪽이 나타난다. 의사들에 의해 되살아나 뒤늦게 고향에 돌아온 자작의 나머지 반쪽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한, 그래서 오히려 ‘비인간적인’ 선행을 베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극단의 선 역시 인간을 힘들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덕심에 차 사람들에게 설교를 늘어놓아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좋은 의도에서 한 행동이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자, 이들이 같은 사람인 것을 모르는 마을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과 ‘악’을 행하는 자작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반쪽은 동시에 ‘파멜라’라는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이 때문에 또 한 번의 혼란이 몰아닥친다. 파멜라는 망토를 잡은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잠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자기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서로를 대조해 보고 나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기뻐하는 걸 보니 만족스러워, 파멜라. 그런데 왜 웃었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겠어?” “무엇 때문에 우리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정신없어 하는지 이제 알았기 때문이에요.” “뭔데?” “당신이 조금은 착하고 조금은 사악하다는 거지요. 이제는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요.” “그런데 왜 그런 건데?” “당신에게 다른 반쪽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성에서 사는 자작, 즉 사악한 자작은 반쪽짜리예요. 그리고 당신은 그 나머지 반쪽이고요. 사람들은 전쟁터에서 그게 없어져 버렸다고 믿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 반쪽이 돌아온 거예요. 바로 착한 반쪽이에요!”(82쪽) 칼비노는 현대 인간이 도덕적으로 분열되었고 불완전하며 소외되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의 첫 시작을 알린 『반쪼가리 자작』을 통해 이탈로 칼비노는 냉정하고 잔혹한 현대 사회에서 정신적으로 분열된 채 살아가는 인간들의 고통과 외로움을 그만의 동화적 상상력으로 그려 냈다. 극도로 산업화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은 누구나 어딘가 불안정하며, 선악의 구분이 모호해진 이 세상에 속한 인간은 누구나 다 불완전한 존재임을, 또한 완전성이란 순수한 한쪽을 지향하는 편이 아니라 불완전성까지 함축하고 있음을 『반쪼가리 자작』을 통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반쪼가리 자작 7
작품 해설 117
작가 연보 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