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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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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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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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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 16,650
- 18,900
- 10,800
- 25,200
출판사 리뷰
시인은 빛의 꿈을 꾼다. 빛의 기원을 찾아 새벽에 귀를 열기도 하고 발끝에 불시착한 어느 생애를 머뭇거리기도 한다. ‘시인의 말’에 얼비치는 빛의 색들은 시집의 각 부의 토대가 되어 활자를 매만지며 삶의 기척을 예민하게 감각하는 한편으로 균열을 은폐한 기만적 세계 속에서 슬픔을 체화한 이미지로 우리 눈앞에 그려진다. 길들여짐, 혹은 깃들임, 부정과 긍정이 상호 교차하면서 이루어지는 김려원 시인의 시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 그 배면에 침잠해 있는 그늘을 “이슥도록 펼쳐놓는 무릇”(「느티나무 적막」)의 빛으로 길어 올린다.
이 빛을 마주한 우리는 옥타비오 파스가 말한 것처럼 시인과 함께 독자의 자리에서 시라는 불꽃을 일으킨다. 그럼으로써 불꽃은 붉고 푸르고 하얀, 더 나아가 투명한 색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시를 쓰는 층위에서 시를 향유하는 층위로의 자리 옮김이자 그 자체로 또 다른 시적 작업의 수행이 되어 지속적인 성찰을 가능케 한다. 세계를 사는 존재의 사유를 탐구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되는 시라는 장소는 그리 간단하게 정리될 수 없겠으나 우리가 감지하는 시인의 시간으로 말미암아 일정한 소격 효과를 만들어내며 치열한 삶의 현장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자기 관조적인 성찰의 언어에 몸을 싣고 은유적 수행이 상상하는 실재의 뒤편에서 은근히 발하는 빛의 꿈과 조우하는 일은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성취로 다가온다.
이것은 김려원 시인의 첫 시집 『천년에 아흔아홉 번』을 읽고 난 후 인상을 직조한 이미지이지만 시집에 ‘잠입’하여 읽게 될 시편들을 관성에 기대어 판단하지 않으려는 한 독자의 내밀에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특정한 대상을 마주하면서 그 대상과 관계 맺는 세계를 총체적으로 보지 않고 ‘나’와 ‘너’의 이자 관계에 치우쳐 판단하려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을 취하며 뒷면을 보지 않으려는 회피의 유혹에 휩쓸리기 때문이다. (중략) 시는 그러한 우리의 일반적인 관념 체계를 전복시키며 고통의 향유를 통해 전면적인 반성을 모색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세계를 감각하는 시적 주체 내면의 단단함이다. 시적 주체, 혹은 화자가 경험하는 세계가 아무리 폭력적이고 위압적일지라도 그것과 마주한 주체의 단단함으로 쌓고 연결하는 의미의 구체성이 존재의 취약성으로부터 우리를 다른 자리에 설 수 있게 손 내밀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려원 시인이 내민 저 손의 단단함이란 시인이 그려낸 시간의 빛깔과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빛의 꿈, 그 한 축에 존재하는 것일 테다.
― 이병국(시인, 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제1부 새벽은 이마가 희다
폴리 혼방 / 사진의 뒷면 / 애월의 얼룩 / 머리칼 / 현호색 풀밭 / 시시각각 메니에르 / 넘어진 나비 / 꽃망울 / 꽁치뼈를 발라내는 3인칭 / 우는 소 / 사이프러스 나무 곁에서 / 소금의 온도 / 아버지가 이상하다 / 하늘정원 / 가슴 없는 사람
제2부 노란이 녹는 정오께
포지션 / 귤이 파란을 버릴 때 / 후박 / 모과의 방 ― 가시내 / 모과의 방 ― 사내 / 모과의 방 ― 가시내와 사내 / 실수의 모양 / 금빛 당신과 나와 아기와 / 사각사각 통증학 / 손가락으로 만월을 클릭 / 달려라 사과 / 불연성 분리수거 / 건너뛰기 / 노란이 다 녹은 거니? / 한 권의 당신
제3부 이 저녁의 보랏빛
봉지의 수다 / 라일, 락 / 비를 발음하는 괘 / 옆구리는 시리다 / 바이크릴 수선집 / 지루한 핑크 / 물론, 물구나무 / 짐승 두 짝 / 질투라는 계절 / 꽃말의자 / 보라 / 슈거 / 먼 사람 / 앨리스의 빗소리 / 헤르페스 프로그래밍 / 지구 알약 / 그날의 외출복 / 사이사이의 커튼
제4부 밤 11시, 에메랄드그린 침대
감나무 화단 / 어제의 표정 / 책상제국 / 맨발을 크로키하는 11시 11분 / 자기 표절 / 봄의 유서 / 송곳 아포리즘 / 울음 첩첩 / 시침 없는 벽시계 / 따끔따끔 박차 / 굳은살 / 느티나무 적막 / 철수 형과 꼭짓점 / 식물성 불면 / 물의 영법 / 달빛의자 / 잠입
작품 해설 : 빛의 꿈이 펼치는 풍경으로의 시-이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