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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317072 / 448쪽 / 627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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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 테마소설 > 대하/역사/전쟁소설
출판사 리뷰
난세의 영웅들을 책으로 접하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더구나 역사책에서 배워왔던 삼국시대의 인물들을 소설 속에서 만나다니…, 정말 기대가 되고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명장들이 벌이는 지략과 권모술수들은 현대의 각박한 세상에서 펼쳐지는 기업들 간의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 경영인이나 비즈니스 관련 사람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며,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이나 삼국시대 명장과 고승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꼭 읽기를 권하고 싶다. 책을 편집하고 인쇄하면서 한국인으로써의 큰 자부심을 느꼈다. 한국인들이 한번쯤은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
P 9
하늘은 하나이지만 땅과 인간들의 마음은 조각처럼 흩어져 있었다. 대륙과 반도 사이의 산맥과 지류들은 멀어진 듯 물결치며 서로를 연결하였으나, 경계를 지어 나누는 인간들의 욕심들은 서로를 허물지 못했다.
중원의 북쪽은 황하를 끼고 번성한 제나라(북제)와 주나라(북주)의 두 세력이 균형 있게 대립하고 있었고, 중원의 남쪽에 자리한 진나라(남조)는 풍요로운 장강 이남의 지역을 지배하며 안정된 치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요하 동쪽으로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세 나라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국경지대의 땅과 성들을 뺏고 뺏기는 국지전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P 13
단숨에 꺾인 기는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눌린 기세는 용맹함을 사라지게 했다. 한줄기 차가운 바람이 적막한 공간을 스쳐가자, 우렁찬 평원왕의 기합소리와 함께 서슬 퍼런 칼끝이 허공을 가르며 춤을 추었다. 칼은 공간을 베고 두려움을 빼앗았다. 날카로운 반월형 칼날이 바람을 가르며 거란족 병사들의 목을 베고 팔과 다리를 잘랐다. 여기저기서 서글픈 비명소리가 구슬프게 흘러나왔고, 쓰러진 병사들의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왈칵 왈칵 쏟아졌다. 상처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물러나는 부상병들을 놓칠세라 고구려의 군사들이 한걸음에 쫓아가 모두를 척살했다.
쓰러진 병사들의 몸에서 검붉은 피들이 끊임없이 줄줄 흘러나와 어느새 땅을 흠뻑 적셨다. 한바탕의 싸움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은 땅 위에 쓰러져 죽은 시체들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 같은 아지랑이였다. 잔인한 인간들의 피를 마신 땅은 붉은 빛을 토해내며 짙은 침묵을 지켰다. 깊고 비릿한 흙냄새가 안개처럼 퍼져나갔다. 땅이 인간들의 생명을 주었고, 땅이 인간들의 생명을 회수해야 만 했다. 그런데 인간들은 자연의 이치를 역행하고 있었다. 마음대로 생명을 빼앗아 무분별하게 땅에 뿌렸다. 땅의 소리 없는 울부짖음이 들리는 것 같았다. 평원왕이 긴 한숨을 내쉬더니 부하들을 이끌고 전장을 떠났다.
P 327
어느 날 이세민이 장안에 머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김춘추를 은밀히 연회 자리에 불렀다. 그리고 술과 음식을 내어 먹으며 조용히 김춘추에게 물었다.
“종류가 다른 나무들이라도 한 곳으로 뭉쳐져 큰 숲이 된다면, 맑은 공기와 풍부한 자원을 품는 법이다. 그대들 삼국이 모두 당나라의 품 안으로 들어와 천하를 나누어 가지며 통치를 받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이세민이 김춘추의 얼굴빛을 살폈다.
“나누어진 숲들은 서로 다른 향기를 품는 법입니다. 함께 생존하고 같이 번영하는 공존공영 세상이 더 아름다운 세상인 법입니다. 숲이 깊어야 새가 들어오니 넓은 숲보다는 큰 나무들이 자라는 깊은 숲을 가꾸시옵소서.”
“칼이 클수록 강하고 힘이 센 법이다. 낡은 칼집을 버리고 새롭고 큰 칼집을 가지게 되면 그대의 백성들이 더 호강을 누리게 될 것이다. 당나라는 너희들에게 안전한 칼집이 될 것이다.”
“큰 칼집에 작은 칼들은 맞지 않는 법입니다. 하지만 작고 날카로운 칼은 분명 황제 폐하께도 큰 이득을 줄 정도로 매섭고 유용할 것입니다. 신라는 당나라가 필요할 때 언제든 지 섬뜩한 비수가 되어 적들을 향할 것입니다.”
“넓은 하늘 아래 천자가 다스리는 태평한 세상을 왜 마다 하는가?”
“황제의 덕이 크시면 경계를 넓히지 않아도 천하 만인이 우러러보고 존경할 것입니다.”
황제 이세민의 물음에 김춘추가 표정변화 없이 부드러운 억양으로 또박또박 대답했다. 이세민은 김춘추의 대답에 더할 말이 없었다. 이세민은 김춘추의 학식과 언변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웃더니 다시 말했다.
“그대의 기질과 성품이 마음에 들었네. 보기 드문 인재로다. 그대의 눈빛이 내 마음의 뒷면까지 꿰뚫는 것 같구나. 그대가 이곳으로 온 것은 중요한 이유가 있을 터, 그대의 마음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고?”
제 1부. 나라의 흥망성쇠는 하늘을 흐르는 구름과 같다.
제 2부. 전쟁에서 최고의 지략은 적의 허점을 노리는 것이다.
제 3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싸움에 위태로울 것이 없다.
제 4부. 할거한 영웅들의 기운이 자라면 세상의 빛이 어지럽혀진다.
제 5부. 하늘의 이치와 땅의 도리는 인간들의 마음에 있다.
제 6부. 나라를 유지하려면 하늘을 꿰뚫는 지략이 필요하다.
제 7부. 인간의 탐욕은 역사를 만들고 시간은 역사를 지워나간다.
제 8부. 바다는 모든 강들을 품으나 강들은 바다를 대신하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