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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 남은 웃음 - 황금알 시인선 265 (양장)

김원옥 저 | 도서출판황금알 | 2023년 03월

울다 남은 웃음 - 황금알 시인선 265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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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8150454 / 128쪽 / 179g / 12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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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등불을 들고 가는 시인 “나는 거의 볼 뻔했다, / 백색의 뇌우 속에서, 나 없이 진행되는 그 무엇을.” - 앙드레 뒤 부셰 - 선생님, 그간 잘 지내셨어요? 남녘에는 벌써 매화가 피었다고 해요. 저는 오늘 선생님의 세 번째 시집의 해설 제목을 생각했어요. 「등불을 들고 가는 시인」이에요. 예전에 선생님이 들려주신 시각장애인 이야기가 생각났거든요. 한밤중에 등불을 들고 가는 시각장애인 말이에요. 행인이 그에게 등불은 왜 들고 다니냐고 하자,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하지요. “당신이 나와 부딪치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저는 시인이 그 시각장애인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인은 영감을 받는 자가 아니라 영감을 주는 자라고 폴 엘뤼아르(Paul Eluard)가 명명한 그 시인 말이에요. 그래서 제목은 생각했는데, 선생님의 시에 대한 해설을 어떻게 써나가야 할지 지금은 막막한 심정입니다. 시에 대한 해설은 시인이 들고 가는 등불의 빛으로 마냥 쫓겨나는 어둠 같은 것이잖아요. 저는 선생님의 등불이 어떤 해설로 인해 멈춰지지도 말며, 붙잡혀지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여 저 먼 곳의 별 하나가 눈물방울이 되는 길을 알려주는. 별 하나 어린아이처럼 엄마 가지 마 울다 울다 잠이 깼다 땀에 흥건히 젖었다 베란다로 나온다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본다 저 멀리 눈물방울 같은 별 하나 선생님의 첫 번째 시집은 『바다의 비망록』(2015)이었어요. 그다음 시집은 『시간과의 동행』(2020), 이제 곧 세 번째 시집이 그 탄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탄생은 마지막이라는 시간 설정을 예감하듯 저버립니다. 『시간과의 동행』, 첫 쪽에 ‘시인의 말’이 실려 있었습니다. “5년 후 두 번째 시집, 또 생각됩니다. 이건 정말 마지막 시집이라고, 촛불처럼 시나브로 타들어가는 생에 있어서 어려운 길을 걷지 말자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접어두고 그저 두 번째 시집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시간과 같이 걸어가고 계십니다. 시간이 가는 만큼, 선생님은 가자고 하십니다. 그러한 동행은 선생님의 시마다 푸르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선생님의 시가 미소짓고 있다면, 바로 이러한 동행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면, ‘시간과의 동행’은 어디에 이를까요. 그냥 죽음이라고 할까요. 그냥 그 동행의 매 순간이 죽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삶은 모퉁이, 모퉁이마다 “그저” 조금 더 찬란하고, 고마운 것일까요. 시는 새벽과 노을 사이에서 ‘당신’이라는 삶을 호명합니다. 낡은 옷과 신발을 버리기 전에 저 모퉁이를 더 돌아야하나 저 모퉁이 돌면 하늘이 열릴까 아직은 매일 찾아오는 새벽을 믿게하는 당신이 고맙다 노을이 있어 찬란한 지금이 고맙다 - 「시간과의 동행」 중에서 선생님과 만났던 몇 번의 시간이 떠오릅니다.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 동숭동 어느 주꾸미 집 같은 장소들이 떠오릅니다. 막걸리를 곁들이곤 했는데, 지금도 슬쩍 침이 고이잖아요. 그런데 이상하지요. 선생님은 당신이 시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당신의 시에 대해서 단 한 차례도 말씀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이따금 이건 좋은 시라고 하며 남의 것을 읽어 주시곤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시 제목을 천천히 대고, 시인의 이름을 호명하고, 시를 읽어 주셨어요. 저는 그때 선생님이 참 좋은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타인에게 자신을 시인이라고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모든 힘은 동일자의 동일자에 대한 무능력이다. 여기서 ‘무능력’은 모든 힘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으며 대신에 ‘~ 하지 않을 수 있는 힘’(힘의 단계에서 행위의 단계로dynamis me energein 움직이지 않을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조르조 아감벤, 『불과 글』 , 윤병언 옮김, 책세상, 2016, 68~69쪽.) -이찬규 (문학평론가 · 숭실대 불문과 교수) *시인의 말 반갑다 시야 조물주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너를 만나게 하려고 그 먼 길을 돌고 돌아 여기에 오게 했구나 진창에 있던 어린 싹이 훌쩍 자라 연꽃 활짝 필 때를 기다리면서 베인 자리에 고춧가루 뿌려진 듯 얼얼한 가슴 곰삭을 때를 기다리면서 겨울바람에 갈대 다 꺾이고 또 부러지는 숱한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햇간장 익어갈 때 흰 곰팡이꽃 피듯 나날이 나날이 흰머리 피어날 때를 무던히도 기다리면서 6월의 모란 쇠잔한 빛을 내면서 두어 개의 꽃잎 겨우 달고 있을 즈음과 같은 나와 손잡고 가게 하려구 떠다니는 으스스한 가을바람 소리 더 이상 홀로 듣지 않게 하려구 너를 나에게 보냈구나 시야 반갑다 2023년 봄이 오는 동춘에서 김원옥

저자 소개

  • 저자 : 김원옥
저자 : 김원옥
김원옥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자대학교 불문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루앙대학교 불문학과 박사과정을 3년 수료했다. 한양대와 숭실대 등에 출강하였고, 『정신과표현』으로 등단하여 시를 쓰고 있다. 인천광역시문화원협회장과 인천시연수문화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인천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문화원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바다의 비망록』 『시간과의 동행』 『울다 남은 웃음』, 역서로는 『실존주의』(폴 풀끼에, 탐구당) 『사랑은 이름표를 묻지 않는다』(망디아르그, 예전사), 에세이집으로 『먼 데서 오는 여인』 등이 있다.

목차

1부 별 하나

별 하나·12
시간의 불사조·13
과거의 현존·14
하루를 산다면·15
하나 되는 날·16
죽음의 그림자·17
춤추는 백련·18
아픈 세상·20
늦여름 매미·21
바람이 불지 않아·22
날리는 세월·24
마지막 눈·26
또 다른 시절·28
늘 언제나·30
광란의 3월·32

2부 홀로 가는 구름

홀로 가는 구름·34
생명·35
파도타기·36
정다운 이름을 찾아서·38
윤회·40
오래된 정·41
어느 마지막 순간·42
얄궂은 소풍·44
아득히 먼·46
연안부두에서·48
떠나기 전·50
돌의 슬픔·52
구겨진 얼굴·54
거꾸로 된 세상·56
시절 탓·58

3부 울다 남은 웃음

침묵의 노래·60
혼자 있는 일·61
울다 남은 웃음·62
태산·64
인생·65
저당잡힌 길·66
시집가는 날·68
사랑·70
당신의 음성·71
배신·72
마중·74
두 갈래길·76
길 찾는 말·78
기억 저 너머·80
그 말·82

4부 꽃이었으면

한 마리 새가 되어·86
꽃이었으면·87
백련사 가는 길·88
하얀 귀·90
폐허 위에 서서·92
초겨울 소묘·94
쪽달의 미소·96
지금 나·98
가을 어느 날·100
위대했던 여름·102
불통不通·104
절반의 세상·106
까치집·107
군자란을 보며·108
그런 때·110

해설 | 이찬규_등불을 들고 가는 시인·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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