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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071524 / 116쪽 / 150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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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고요한 실금이 삶의 무늬를 이룬다 이복희 시인의 시는 “묵은 잔에 생긴 실금”(「오래된 잔」)처럼 “비늘만큼은 은빛으로 반짝”(「도루묵」)거리는 시간을 머금고 있다. 그러한 실금의 시간을 채우는 것은 “서늘한 기억 껴안은 어머니”(「바람집을 썰다」)이고 “목청 터지도록 뽕짝 부르는 말복이 아버지”(「술빛처럼 탁한 날」)이다. 시인이 실금의 시간을 변주하는 이유는 “나 아닌 또 다른 나를 찾아 걸어가”(「이름값」)고 싶기 때문이다. 입 벌린 조기 한 마리 달궈진 불판 위에 올린다 가로로 칼을 맞고도 뒤집을 때마다 바다를 헤엄치던 습관으로 꼬리지느러미 파닥거린다 뜨거움을 번갈아 맛본 등짝 흐르는 대로 흘러가자는 잠행인지 온몸이 고요하다 고단한 몸이 유선형으로 굳어가는 골격을 이끌고 뉘엿뉘엿 집으로 돌아온다 -「조기를 굽는 저녁」 부분 이복희의 시 쓰기는 “고단한 몸”이 “뉘엿뉘엿 집으로 돌아온” 순간 시작한다. “바다를 헤엄치”느라 “뜨거움을 번갈아 맛본 등짝”에는 고요한 실금이 삶의 무늬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삶의 갈피를 이리저리 뒤집어 봐도 “유선형으로 굳어가는 골격”은 “온몸이 고요”할 뿐이다. 이것이 이복희 시인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향해 “너의 몸은 침묵의 시집”(「어느 압사」)이라고 이유이다. 시인은 우리의 몸에서 실금처럼 퍼져 있는 “잠시 펴지도 못한 굽은 등의 시간”(「너거 집서 살란다」)을 건져 올려 언어의 실금으로 직조해낸다. 그리하여 “가닥 진 기억 끈을 건져 후루룩거리다가 / 넘어오는 슬픔을 꾸역꾸역 되삼키고”(「그날의 기억」) “영혼이 빠져나간 자리는 구멍 숭숭 뚫린”(「영혼충전소」) “몸의 구멍 안쪽에서 보랏빛 싹을”(「어색한 화장」) 발견해낸다. 이것이 첫 시집을 내는 이복희 시인의 솜씨다. 영혼의 떨림을 포착해낸 시인의 언어 시인의 시 쓰기는 “타박타박 사막을 걸어온 낙타가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을 닮았다. 낙타의 몸에 실금처럼 새겨진 사막의 모래바람이 낙타의 삶이듯, 시인은 자기 몸에 새겨진 “뜨거움과 차가움을 번갈아 맛본 / 만다라의 실금”(「오래된 잔」)을 더듬는다. 그리하여 “문득, 살갗 다 닳으면 어디로 갈지”(「지붕 위의 타이어」) 고민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복희 시인이 어디로 갈 것인지 이미 알고 있다. “다른 나에게 다가가려고 / 무진 애를 썼지만 / 그때마다 다른 나는 / 내게서 멀어져 갔”(「시인의 말」)다고 말하는 순간, 시인은 이미 진정한 ‘다른 나’에게 도착해 있었다. 그 순간에 “우물거리면 절대 안 되는 거”(「토마토 키스」)다. 『토마토 키스』는 바로 그 ‘다른 나’의 삶을 “지그시 혀끝으로 누르다 보면 / 목구멍이 꿈틀”(「토마토 키스」)대는 순간에 실금처럼 번져가는 떨림을 담아낸 시집이다. 그러니 『오래된 거미집』을 읽는 독자라면 분명 영혼에 쫙, 하고 실금 가는 떨림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1부 바람집을 썰다
둥근 지붕 / 바람집을 썰다 / 오일 간의 거래 / 강 / 너거 집서 살란다 / 오래된 거미집 / 그날의 국수 / 아버지의 그늘 / 조기 굽는 저녁 / 어색한 화장 / 아닌 밤중에 봇물이
2부 술빛처럼 탁한 날
담쟁이의 예절 / 홍매화 열반 / 영혼충전소 / 출구 / 집들이 / 도루묵 / 자동세차기 / 지붕 위의 타이어 / 박카스 한 병 / 술빛처럼 탁한 날 / 나무아미타불
3부 꼬불꼬불 꽃 피우다
꼬불꼬불 꽃 피우다 / 변명을 훔치다 / 머리카락 해부학 / 바람론 / 달, 분양 / 장기 삽니다 / 흰 꽃 흩날리는 날 / 히아신스가 나를 작부라고 나무랄 때 / 이름값 / 둥지 / 구두의 ?향
4부 연화지의 봄밤
쉬폰 치마 / 토마토 키스 / 문학동네에서 왔어요 / 놈 / 양말을 널다 / 어느 압사 / 단물, 그 이후 / 엿 파는 품바 / 연화지의 봄밤 / 술독, 들여앉혔나 / 시인의 값
해설 세상의 비극을 잊게 하는 유쾌한 유머 감각ㆍ이승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