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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의 에스프리 어느 날 문득 꽃이 내게 왔다. 내가 젊었을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꽃들이 내 눈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은퇴 후였다. 그 이전에는 꽃에게 가서도 어떤 감흥이 솟아나질 않아서 그저 꽃이 피었구나, 예쁘구나, 사랑스럽기도 하다는 정도였다. 그러던 꽃이 내가 삶에 지치고 힘에 부칠 때 꽃은 내게 와서 손을 잡아끌었고 눈에 들어 어떤 적극적인 사랑을 요구했다. 그렇게 나는 꽃에 눈뜨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생계형이 되어 삶의 한가운데를 달려오느라 변두리에 있던 꽃 같은 아름다움에 한눈팔 여가가 없었다. 지리산을 다니며 숱한 꽃과 만나면서도 어떤 아첨이나 관심갖고 덤벼들지 못했다. 이제 약해 빠진 나에게 위로를 던지며 어깨에 손 집어 주는 꽃 앞에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작은 꽃이라도 깊이 빠져들어 밀어를 나누는 연인처럼 속내를 다 비춰내 보이고 만다. 그래서 꽃은 나의 거울이다. 꽃을 보며 내 속내를 이끌어낸다. 꽃 앞에서 무엇을 숨기고 말고가 있겠는가. 두 번 만나지 못할 꽃들과 마지막 사랑을 나누는 심정으로 꽃을 노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꽃을 가장 사랑하느냐는 질문은 내게 어리석다. 꽃들이 내게 다가올 때 순위를 정하고 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을 대하는 마음에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다. 하나같이 모두를 다 사랑한다. 손잡고 싶고, 입술 맞추고 싶고, 코 맞대 비벼보고 싶고, 그 안에 들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모습은 어쩌면 꽃의 노예다. 그렇게 살면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꽃의 노예, 꽃은 색과 모양과 향기로 나를 유혹한다, 색이 고운 것은 향이 덜하고 모양이 아름다운 것은 색이 덜하다. 그들은 다 자신의 최선으로 나를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나는 꽃에게 덤이다. 꽃은 나에게 존재다. 나는 눈과 코와 감각만으로 꽃에게 현혹되어 깊게 빠진다. 그것이 행복하다. 책 속으로 네 앞에서는 모든 살아 있는 꽃이 고개 숙인다 오월이면 어머니 가슴에 피어나는 꽃 멀리 있어 못 오는 것도 아닌데 찾아오지 못하는 자식이 있어 실직한 아들이 욕먹을까 봐 당신은 종이꽃을 가슴에 단다 붉은 오월이 지나면 어깨 펴질까 함께 외출하는 종이에 피가 돈다 ―「종이꽃 ?어머니꽃」 전문
시인의 에스프리
제1부 가시연꽃에서 들국화까지
가시연꽃 013/ 각시붓꽃 014/ 개나리 015/ 개나리자스민 016/ 개망초 017/ 깨꽃 018/ 과꽃 019/ 구절초 020/ 국화 021/ 극락조 022/ 금낭화 023/ 꽃무릇 024/ 꽃양귀비 025/ 나팔꽃 026/ 냉이꽃 027/ 너도바람꽃 028/ 노란 장미 029/ 능금꽃 030/ 능소화 031/ 달맞이꽃 032/ 더덕꽃 033/ 돌단풍 034/ 둥글레꽃 035/ 뚱딴지 036/ 들국화 037/
제2부 만병초에서 산딸나무꽃까지
만병초 041/ 맨드라미 042/ 명자나무꽃 043/ 모란 044/ 무스카리 045/ 물망초 046/ 물봉선 047/ 박꽃 048/ 박태기꽃 049/ 밤꽃 050/ 백도라지 051/ 백모란 052/ 백일홍 053/ 백화등 054/ 백합 056/ 병아리꽃 057/ 복사꽃 058/ 봉숭아 059/ 분꽃 060/ 불두화 061/ 붉은동백 062/ 붉은찔레꽃 063/ 붉은카네이션 064/ 붓꽃 065/ 산괴불꽃 066/ 산다화 067/ 산딸나무꽃 068/
제3부 산목련에서 자목련까지
산목련 073/ 산수유 074/ 상사화 075/ 생강나무꽃 076/ 샐비어 078/ 설구화 079/ 수국 080/ 수련 081/ 수선화 082/ 수수꽃다리 083/ 싸리꽃 084/ 쑥부쟁이 086/ 아카시아꽃 087/ 안개꽃 088/ 양파꽃 089/ 앵초꽃 090/ 얼레지 091/ 엉겅퀴 092/ 여뀌풀꽃 093/ 연달래 094/ 영산홍 095/ 옥매 096/ 유채꽃 097/ 으아리 098/ 인동초 099/ 자란 100/ 자목련 101/
제4부 자운영에서 흑장미까지
자운영 105/ 작약 106/ 접시꽃 107/ 제비꽃 108/ 제주수선화 109/ 종이꽃 110/ 진달래꽃 111/ 찔레꽃 112/ 참나리 113/ 채송화 114/ 초롱꽃 115/ 춘란 116/ 코스모스 117/ 태산목꽃 118/ 토끼풀꽃 119/ 팬지꽃 120/ 풍란 121/ 하얀민들레 122/ 하얀철쭉 123/ 할미꽃 124/ 해당화 125/ 호박꽃 126/ 홍련 127/ 황매화 128/ 흑장미 129/
시인의 에스프리 | 강영환
내 거울 속의 꽃 1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