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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596315 / 256쪽 / 360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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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들은 자신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다양한 방식을 갖고 있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이다. 2020년 인간과문학에 수필로 등단한 박연희 역시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묻고 그 대답을 스스로 구하기 위해 글 쓰는 것을 동경했다. 아들 없는 집의 무남독녀. 그의 어머니와 그는 안동이 고향인 가문의 완고한 가풍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했던 것은 상상과 공상과 망상이었다. 그는 네살 때부터 혼자 생각하며 놀았다고 했다. 그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결혼을 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결혼하는 그에게 어머니는 가마솥을 주면서 ‘속은 태우지 말고 솥만 태워라’라고 말했다. “시집 올 때 어머니가 솥을 싸주었다. 결혼생활이 힘들면 솥을 구워서 검게 만들어 길들이며, 내 속은 태우지 말라고 했다. 가마솥은 무거워서 옮기기가 어려웠다. 가벼우면 옮기기가 쉬워서 몸을 마음대로 마구 움직인다고 가마솥 같이 살라고 했다.“ 반들반들 길들여진 가마솥을 들여다 보면 그 안에서 신기루같은 검은 빛이 보였다. 그것은 현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그가 그렇게 하지 못해서 갖게 된, 그의 마음에 쌓인 피안이었다. 그 피안은 마음에만 있고 실제로 갈 수 없는 곳이기에 그는 울음을 꾹꾹 눌어두어야 했고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 마음이 곪아져갔다. 그래서 그가 돌파구로 찾은 것이 글쓰기였다. 고향 안동을 떠나 서울로 온 그는 문학회에 가입했고 그곳에서 글쓰기의 기술을 배웠다. 그러자 말을 하지 않아 죽은 듯이 있었던 그의 기억은 글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두 개의 고향이 들어있다. 싫어서 떠난 안동과 좋아서 정착한 서울이다. 지겨워서 떠난 고향이지만 그의 글의 많은 부분은 고향 안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양반의 고장 안동에서 아직도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현실이 너무 어렵고 힘들었지만, 양반탈을 배우는 과정에서 탈의 단순함을 가지고 싶어 오직 탈 그리는 데만 열중했다. 기쁜 마음으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그때 양반탈의 웃음을, 춤추는 눈을 그리지를 못 했다. (…) 내 얼굴은 턱이 분리된 양반탈 같이 이중적인 표정이 되었다. 가끔은 웃을 수도 있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의 우울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고향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양면적이다. “나는 고향을 떠나왔다. 명주에 물들이는 안동댁 같이 그곳을 지키지를 못했다. 하지만 안동을 생각하면 안동댁이 물들인 명주만큼이나, 명주의 아름다운 색상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여러 색으로 물들어졌다. 내 마음에 물들인 봄날같이 부드러운 오지마을의 많은 것들을 끝없이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안동은 내모든 일상이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모든 것이었다.” 박연희의 글에 대해 문학평론가 유한근은 이렇게 말한다. “박연희 수필에서는 고향의 토속적인 냄새가 난다. 그의 수필에서는 야만성野蠻性이 살아 있어 생명성이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시적 멋을 느끼게 한다. 물론 토속적인 맛과 도시적인 멋이 상충되어 후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것이 토속성을 반감시키지는 않는다. 그것은 문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감각적인 표현과 모던한 사유 때문이다. 이 점은 등단 작품부터 주목받았던 부분이다.” 그의 수필의 또다른 많은 부분은 나이 들어 정착한 서울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어릴 때 벌써 몸이, 마음이, 먼 훗날 할머니가 되어서 서울에서의 나그네 생활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입속에서는 끊임없이 〈인생은 나그네길〉을 부르고 있었으니까.” 동시에 그는 여행작가이다. 그가 다녔던 우리 땅 이곳 저곳은 그가 피난하여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던 곳들이었다. 고향에 대한 애증이 그를 여행작가로 키웠을지도 모르겠다. 고향에 대한 애증, 서울에 대한 낯설음, 그리고 여행작가의 기질. 생각해 보면 이런 경험은 이 땅의 여성들 대부분이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박연희의 에세이 검은솥은 그녀 자신의 이야기이면서 여성의 이야기이다.
011 검은솥
017 안반과 홍두깨
021 수수조청 만드는 비구니
024 생콩가루 시래깃국
028 양미리 된장찌개
032 유월이
035 나의 문화 안동장터
038 배추전과 하드록
041 보리밥 누룽지
045 붉은 식혜
049 쑥불
053 안동국밥
057 태평초
063 돌이 뚫은 집
067 한 칸짜리 집
071 오래된 풀등
075 궁구리의 별
077 방구석 캠핑
081 달산 토끼
084 금박
088 메밀베게
091 신혼이불
095 이사 가던 날
099 나곡 앞바다
102 안동댁과 명주
105 골방
113 다랭이마을 허수아비
117 오래된 왕곡마을
120 향교와 시아버지
123 양반탈로 얼굴을 보다
128 외갓집은 내 마음속의 여행지였다
132 월영야행
136 허전한 마음
140 도깨비는 살아있었다
144 장수풍뎅이
148 짧은 머리
152 하늘 끝 한 모퉁이
156 영혼이 걷는 길
159 제비원 욱바우
165 나들가게
169 난 화분
172 날받이
175 다시 오름실에 와서
179 뒷산 타령
183 맞춤형 인간지능
187 멈출 줄 아는 사람
190 벌개미취 꽃
194 별이 빛나는 밤에
197 복덩이
201 빈티지 턴테이블
204 사과꽃
208 청일상회
평설_토속적 삶의 미학과 일탈의 미학|유한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