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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8364264 / 316쪽 / 420g / 152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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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1950년 6 · 25 전쟁 당시였다. 유엔군이 미아리 넘어 넓은 개천가에 진을 치고 있을 때였던 일이다. 엄마는 가게에 갔다 오다가 군인들을 마주쳤다. 한 젊은 군인이 와서, 말이 안 통하니 몸짓으로 달걀을 구한다는 뜻을 표현하는데, 겁나고 무서워서 집으로 도망치듯 왔다고 한다. 당시에 외국인을 볼 일이 별로 없었으니 각양각색 피부색, 갖은 군복 입은 군인과 마주친 젊은 엄마가 얼마나 겁이 났을지 짐작이 된다. 마을 앞 개천에 많은 외국인들이 왔으니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웠을지. 70년 전 이야기다. (25쪽) 조모님 댁에는 고모 두 분과 심부름하는 언니가 함께 살았다. 집 뒤꼍에는 장독대 옆에 누렇게 잘 익은 호박이 수북이 쌓여 있고, 마당 옆에 돼지 막에는 커다란 돼지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밥때가 되면 조모님은 누렇게 잘 익은 커다란 호박 한 덩이 들고나와 마당에 텅─ 던져 깨뜨려서 그 큰 돼지의 먹이로 주신다. 나는 서울서 못 오신 엄마랑 가족들이 먹을 것 없어 피난 떠난 빈집 대문 위에 있던 박 세 덩이를 따서 삶아 먹던 생각이 나서, “돼지도 이렇게 좋은 호박을 먹는구나.” 하고 울었다. 내 말을 듣고, 할머님도 함께 우셨다. (35쪽) 1950년대 말,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군산여고에는 5월 단옷날, 아래 운동장에 그네를 매어 그네 높이 뛰는 대회를 했다. 운동장이 위에 있고 중간에는 자연석으로 된 계단들이 있어,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학생들이 앉아 응원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축제를 했었다. 김제에 사는 우리 친구가 늘 해마다 1등을 하곤 했었다. 보통 그네 발판에 끈을 달아 높이를 재는데, 10~12미터를 올라가는 강심장이었다. 그네가 오르내릴 때 소리를 지를 만큼, 보는 이도 아찔하다. 나는 그네도 못 뛴다. 친구는 어지러울 텐데 잘도 올라간다. 한복으로 갈아입고 춘향이 그네 타는 것처럼 높이 올라가는 그 모습, 아름다웠다. 후에, 쌀 한 가마값 지불하고 마당에 그네를 만들어 우리 딸들 넷이 타고 놀게 했다. 훗날 네 딸 중 하나가 춘향이로 뽑혔다. (99쪽) 작년에 익산 동생 집에 한련화가 환히 피었기에 씨앗 세 개를 받아 왔었다. 겨울이지만 화분에 이치기로 묻어 두고 물을 주었었다. 두 개는 썩고 한 개가 싹을 틔워, 기특해서 좀 더 큰 화분에 옮겨 심어 주었다. 그 후로 자주 눈 맞추며 물을 주니, 겨울인데도 넓은 잎이 꽃처럼 예뻐 보였다. 그래 사진 찍어 자랑삼아 동생에게 카톡으로 보내고 했다. 자꾸 넝쿨이 길어 나서 한 가지 끊어, 옆에 알로에 화분에 꺾꽂이로 꽂아 두었더니 곁에서 함께 가지를 뻗어 그곳에도 지주목 세우고 끈으로 돌려 주며 키운다. 어제 처음으로 첫 번째로 주황색 꽃 한 송이가 밝게 피어나 반겨 준다. 참 고맙고 감사하다. 어제 날씨, 비도 오고 우중충한데 사람의 기분을 이렇게 살려 준다. 사진 찍어 동생들 단체 카톡에 올리고 공유한다. 오늘 나가 보니 세 송이가 줄지어 만개해 있다. 참 신기하도다. 씨앗 하나 성공해 선도 악도 이와 같으리. (210쪽) 요즈음에는 외손녀가 만들어 준 내 인스타그램에, 예전에 막내아들이 찾아 준 컴퓨터 그림판에 그렸던 그림들부터 차례로 하나씩 올려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대구에 사신다는 어느 분이, 내가 그렇게 초기에 컴퓨터로 그렸던 민들레꽃 그림 하나를 내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연락이 왔다. 민들레가 감사의 꽃말도 있고, 소박한 그림이 맘에 든다고 했다. 그분이 대구 동산병원에 코로나19로 입원한 분들 돌보는 의료진들 도시락 봉사하는데, 그 민들레꽃 그림을 엽서로 인쇄해 도시락과 함께 넣고 싶다고 허락을 구하는 연락이 온 것이다. 좋은 일에 쓴다니 흔쾌히 허락을 하고, 그림의 출처만 정확하게 밝혀 주시라 했다. 그분은 그 그림을 인쇄해 두 달여간 그 도시락과 함께 동봉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덕분에 이렇게 내가 그린 작품이 남의 눈에 선택되는 기쁨도 맛보게 되었다. 그런 일이 다 생긴 것이 기적처럼 여겨지고 더욱 즐겁다. (239쪽)
머리말
1942년부터 1964년까지
나는 1942년생이다 / 엄마의 태몽 / 국민학교 저학년 소풍 / 김구 선생님 영구차 나가는 길 / 찬동이네 가게 / 길에서 마주친 유엔군 / 아홉 살 피난길 / 외가 / 고마우신 큰 외숙 / 친가 / 그 시절 먹거리 / 독다리 할머니 / 칠성골 할머니 / 아버지 어릴 때 / 2020년 2월 24일, 월, 맑음 / 우렁 / 미꾸라지 / 당오학교 / 화장지 / 모시 작업 / 가마니 짜기 / 퇴비 만들기 / 초가집 지붕 이엉 / 교복 / 재봉틀과 우유 / 솔방울 / 진서리 큰집 / 나의 소중한 막내 고모님 / 풍년초 나물 / 구황 식물 / 생각 떠올리기─양하 / 할머니 허리 밟기 / 전염병 / 오이 팩 / 껌 / 초 칠해서 교실바닥 청소하기 / 겨울 손이 틀 때 / 민며느리 노래 / 산싱 또는 산성 빚기 / 외증조모님 / 소금 / 시면 / 짧은 기억 한 자락 / 잃어버린 이불 / 대전에 사는 친구 / 그네뛰기 / 세수수건 / 결혼 전 받은 편지 / 화주 할머니 / 결혼
1965년부터 2012년 9월까지
나는 밥순이 / 집안의 어른 / 둥근 얼레미와 체 / 첫딸 출산 / 엄마의 미신 / 큰시누이는 재담꾼 / 우리 엄마에게 들은 옛날이야기 / 천장 속 쥐와 쥐 잡는 날 / 사과즙 / 신혼 때 살던 부여 / 어떤 집의 애사 / 3년 동안 네 번 이사를 / 낙숫물 / 수도 절약 / 사라호 태풍 때 / 교통사고 때 일 / 석유곤로 / 엘리트 손님 / 그네 / 간염 약 처방전 / 물놀이에서 / 편리한 가전제품 / 가난한 시절 / 90킬로그램 쌀 열 가마와 쌀벌레 / 쌀 한 톨도 버리지 않고 / 생선 가시 / 닭 요리 콘테스트 / 엄마들 헤어스타일 / 낙서 대비 / 아기용 침대 / 제일 좋은 상 / 금덩이도 모르면 돌덩이 / 어떤 식사 초대 / 남편에게 한 달 동안 받은 큰절 / 나의 산부처님 / 가을걷이 / 늙은 호박 / 무장아찌 / 우리 부모님의 열반 / 엄마의 기일 / 소풍 오듯 다녀가거라 / 한련화 / 부끄러움 / 귀여움도 이쁨도 결국 자기에게서 나오는 것 / 공부는 계속된다 / 난생처음 그림을 그려보다 - 컴퓨터로 그림 그리기
그리고 지금
그림일기 / I can do it! /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 인연 / 꽃 그리기 / 여고 동창의 수필집 / 서울 친구 / 목화 / 오늘날 현실 / 수영장과 침 치료 / 집착하는 마음 / 둘째 딸 시어머니 / 보릿대 부채 / 청국장 / 한의원 치료 / 지난여름 / 길목에 무료히 앉은 노인 / 열려라 참깨 / 나의 기억력 / 장인들 마음 / 큰 남동생 군 복무중에 / 미국 농사 / 괌 여행 / 2021년 2월 2일 / 두 형제 / 벼 베는 작업 / 쌍육 놀이 / 코로나 시국의 설 명절 / 피아노 / 미투리와 나막신 / 엉덩이에 화상 / 보랏빛 엽서 /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 아빠의 마음 / 2021년 10월 22일 새벽 4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