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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안차애 시인은 명시적 대립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행간을 응시한다. 시인의 시들에 등장하는 무수한 ‘사이’들은 이런 점에서 ‘행간’이기도 하다. 그녀를 ‘행간에서 유령을 읽어 내는 시인’이라 불러도 좋다. 시인은 명시성 너머의 비명시성, 가시성 너머의 비가시성, 결정성 너머의 비결정성의 세계를 계속 건드린다. 모리스 블랑쇼M. Blanchot에 따르면, 사유란 “어떤 결정된 것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것”이며 “현전하는 모든 사유에 대한 영속적인 중성화”이다. 안차애는 가시적 이항 대립의 선명성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녀는 대립각들의 빛나는 태양 뒤에 숨겨져 있는 혼란과 무한 생성의 어두움을 읽어 낸다. 그녀의 시들은 대립각들의 사이와 행간에서 피어나는 꽃들이다. ―해설 중에서 책 속에서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 초록 초록한 것들을 보면 엄마라고 부르고 싶다 초록은 뜯어 먹고 싶고 초록은 부비부비 입 맞추고 싶고 초록은 바람과 그늘을 불러 모으고, 슈펭글러(Spengler, R. Ostwald)는 초록을 가톨릭의 색이라고 했으니, 마리아 엄마, 눈물과 머리카락으로 다시 발을 씻어 주세요 초록은 도착하자마자 휘발하기 시작하고 어느새 모르는 색상표가 나를 둘러싼다 어떤 색을 흐느꼈던 감각은 남고 지문은 사라졌으니 초록의 냄새 초록의 데시벨 초록의, 젖가슴을 찾아 주세요 물색이 번지면 뒷걸음질 치는 초록의 불안 기억이 오류를 견디듯 초록은 제 무게가 힘에 겨웠을까 다가가면 벌써 흐려지거나 독해지는 초록이라는 기호 묽어지는 색처럼 증발하는 중인가요, 마리아 바닥이 없는 아래로 떨어지는 중인가요 초록이 빠진 것뿐인데 모든 색들이 무너지고 있잖아 초록이 빠진 구멍이 엄마, 엄마 부르며 나를 쫓아오고 있잖아 감춘 입들을 쏟아 내며, 내내
시인의 말
제1부
물의 사랑학\t13
울금\t14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t16
사암砂巖의 기록\t18
언니가 없는 언니 나라\t20
차도르\t22
비밀의 속도\t24
떨어트린 자세\t26
공동생활자\t28
개, 너머\t30
프라이부르크의 검은 숲\t32
―――슥\t34
경복궁\t36
제2부
푸른 몸\t41
스크래치\t42
난생卵生의 계보학\t44
편암片巖의 기록\t46
사막에서 잠들다\t48
중력의 내부\t50
시나몬처럼\t52
묘시卯時\t54
더 당신\t56
사랑스러운 당신의 이마\t58
허블\t60
사랑의 방식\t62
줌Zoom, 어둠 공동체\t64
내 남편의 처삼촌을 위한 조사弔辭\t66
제3부
아르페지오, 봄\t69
슈만이 있는 풍경\t70
마지막 오디션\t72
예쁜꼬마선충\t74
카프카를 꺼 주세요\t76
자리들\t78
손가락들\t80
황홀한 몰락\t82
열려라 참깨\t83
오늘의 메뉴는 빨강\t84
달콤한 뼈의 홍루몽\t86
보컬, 그리고\t88
무인 카페\t90
선인장의 유래\t92
제4부
통증 기계\t97
다정한 전설\t98
나무의 바다\t100
뷰티풀 마인드\t102
얼룩무늬라는 바코드\t104
젖빛이 운다\t106
아무튼 파랑\t108
검은 지층\t110
풍년빌라\t112
피차\t114
차서次序\t116
별별사주닷컴\t118
제라늄이 컹컹, 밤을\t120
해설
오민석 대립각을 해체하는 행간의 시학\t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