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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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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숙, 김경란, 김근아, 김은주, 박경란, 박선영, 박혜란,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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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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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 15,750
- 16,650
- 15,300
- 25,200
출판사 리뷰
‘현대후기’로 번역되는 ‘포스트모던’이란 말은 상당히 도전적으로 들린다. ‘현대modern’와의 ‘단절’ 혹은 ‘이탈’이라는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트’라는 말에는 ‘벗어난’, 즉 ‘이탈·결별’의 뜻 외에도 ‘이후’, 즉 시간적 연속 또는 계승의 뜻 또한 포함된다. 따라서 ‘모던’과 ‘포스트모던’이란 말에는 결별이나 대립적 요소도 있지만, 오히려 ‘상호성’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점은 모든 철학적 입장에서도 거의 일치되고 있다. 포스트모던은 ‘모던’적 사고를 더욱 첨예화시키고 활성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양자는 시대적 구분이나 ‘계승’ 혹은 ‘단절’이라는 관점에서 연결 지을 것이 아니라 이 말이 지적하는 창조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양아정의 시편들은 전형적인 ‘포스트모던’적 사유에 의해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독서를 진행하며 논의를 계속하기로 하자. 바다와 강이 만나는 그 어느 지점에 앉아있으면 파도가 시멘트 바닥을 간 보듯 올라온다. 금 그어진 세상 밖을 기웃거리며 돌아선 발걸음은 잽싸게 미끄러져 간다. 컵 속에 웅크리고 있는 파도 적당량의 물을 만나 풀어지고 부드러워지는 즉석 바다,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수위를 넘어선 파도 발 없는 말이 매립지를 떠돌아다닌다. 파도가 거세되는 뚜껑을 닫고 비로소 되살아나는 액체의 감정들, 면발들 애초에 갱년기를 겪어야만 하는 종족인지 모른다. 포장된 하늘과 잘 분쇄된 구름이 첨가된 수프는 문패처럼 걸려 있고 선을 지키는 자만이 면발 뼛속까지 다가서는 풍만한 저녁 주둔지가 없어도 적셔줄 물기만 끓일 수 있음 양식 같지 않은 양식이 반가 사유하는 컵 속 미륵보살 -「나는 컵, 라면」 전문 시집에 첫 번째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작품에 연 가름은 없다. 그러나 동일한 종지형 ‘-하다’가 마침표와 함께 끝나는 문장을 한 단락으로 본다면 이 작품은 다섯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 단락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그 어느 지점에” 파도가 “간 보듯 올라온다.”고 노래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은 가끔 볼 수 있다. 아니, 모든 강은 결국 바다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런 곳은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힘들 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우리 생각으로는 이런 곳은 넓은 ‘개펄’이거나 ‘모래톱’이거나 갈대숲이 우거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화자는 그 지점이 “시멘트 바닥”이라고 의외의 발화를 하고 있다. 시멘트 바닥?” 우리는 고개를 갸웃하며 왜 그러한지 다음 단락으로 시선을 옮긴다. 둘째 단락에서 “금 그어진 세상 밖을 기웃거리며/ 돌아선 발걸음은 잽싸게 미끄러져 간다.”이다. 기웃거리고 미끄러지는 행위의 주체는 누구인가. 문맥으로 보아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 올라온 ‘파도’가 될 것이다. ‘파도’는 물과 땅의 경계, 즉 자기 관점에서 볼 때는 “세상 밖”이 되는 땅을 기웃거리다가 다시 바다로 밀려갈 것이 아닌가. 그러나 아직 그곳이 왜 “시멘트 바닥”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셋째 단락으로 시선을 옮긴다. 느닷없이 “컵 속에 웅크리고 있는 파도”가 등장한다. 게다가 그 파도는 “적당량의 물을 만나 풀어지고 부드러워지는”,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수위를 넘어선 파도”다. 우리는 갑자기 작품 독해를 가로막는 높은 벽에 부딪힌다. 왜 파도는 ‘컵 속’에 들어있고, 파도 자체가 물인데 ‘물을 만나’ 풀어지고 부드러워진다는 것인가. 우리는 논리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작품 진행을 보며 해석의 난관에 봉착했음을 절감한다. 독서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제 작품을 보는 ‘자세’와 ‘관점’을 바꿔야 한다.
1부
나는 컵, 라면·12
새벽 세 시·14
계란찜·16
a는 어느 지점에 있는가·18
항생제A·20
봉지커피·22
하수구·24
투견장·26
집착·28
좀·29
즙·30
티눈이 자란다·32
족족·34
2부
외투에게·36
아킬레스·37
악몽·1·38
악몽·2·40
살갗 아래 저울이 산다·42
그날, 구름은 맨발로 뛰었어·44
사물 Y씨·46
플라토닉 플라스틱·48
Mr 토르소·50
하악질·52
부항 뜨는 시간·1·54
부항 뜨는 시간·2·56
부항 뜨는 시간·3·58
시스루·59
3부
부메랑·62
벚꽃 청구서·64
무게들·66
신발끈·A·68
득음·70
나를, 날을 죽여라·72
구름다리·74
휘모리·75
공모·76
일당·78
거리두기 2.5·80
뿐·82
붕어빵·84
주님을 냉장고에 넣는 법·86
제스쳐·88
4부
실어증·90
숙취·91
부스, 부스·92
비보호·94
버터플라이·96
리포트·97
미스터 팡·98
복면의 왕·100
미끼·102
김씨·104
과속방지턱·106
불고기·107
궁극의 스테이크·108
허구·110
골목·112
스카치테이프의 유언·114
염장이·116
해설 | 호병탁_‘반가사유 미륵보살’과 ‘컵라면’이 동격으로 연결되는 놀라운 상상력·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