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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공민왕은 노국공주가 난산으로 숨지자 슬픔에 겨워해 석상자고동으로 거문고를 만들었다. 공민왕은 노국공주의 죽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거문고에 매달려 위안 삼았다. 결국 왕조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고려의 마지막 군주였던 공양왕이 거문고를 끌어안고 혁명군에게 참살당한다. 나라가 바뀌자 피 묻은 거문고와 악보의 주인도 바뀌었다. 거문고는 이방원이 두문불출하던 맏형인 진안대군 이방우에게 보냈다가 퇴짜를 맞았다. 다시 회유책으로 동문수학한 고려인 야은 길재에게 보냈으나 속셈을 알아챈 벗은 선물을 미련 없이 돌려보냈다. 세종이 총애하던 박연에게 국악을 연구하라고 거문고를 주었으나 아들이 ‘단종복위거사’에 가담하자 연좌되어 세조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거문고는 광해군과 인조를 거쳐 김자점에 이르렀다. 김자점은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전리품으로 핏기 가시지 않은 거문고를 하사받은 것이었다. 조선과 중국의 문인들은 온통 동파(東坡) 소식(蘇軾)에 빠져 있었다. 19살의 이조묵은 추사 김정희의 소개장으로 청나라 대학자 담계 옹방강(翁方綱)을 만나기 위해 북경으로 험난한 여행길에 나섰다. 왕의 거문고도 동행했다. 옹방강은 박제가에게 글공부해서 시·서·화에 능하고 진적을 찾아내는 손자뻘인 감식안을 단박에 알아보았다. 금석문 따라 고증학으로 명분만 내세우는 허울은 벗고 실사구시 학문을 강론하였다. 옹방강은 이조묵에게 아끼던 ≪천제오운첩≫까지 손수 모사해 주면서 자신과 묵연의 증거로 삼게 하였다. 이조묵은 옹방강과 사제지간이 되고 아들 수곤과는 단금지교를 맺었다. 이로써 조선과 중국의 격의 없이 서로를 아끼고 예우해주는 동등한 학문적 민간외교의 초석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조묵에 있어 시문집과 화첩은 차치하더라도 신라와 백제 나아가 고려의 금석문을 고증한 ≪나려임랑고≫는 다른 문장가와 비교된다. 청평사 중수기비문을 취재하고 ‘붓놀림은 봉황이 몸을 뒤채는 듯하다’고 묘사할 정도였다. 또한 탁본할 때 실전교재인 <탁비비결>은 아무도 계몽한 적이 없었던 가히 독보적이다. 헌종도 소동파의 지독한 마니아였다. 당호도 소동파를 보배로 삼는다는 보소당(寶蘇堂)으로 지었다. 사랑하는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건물의 ‘낙선재’ 편액은 옹방강의 제자 섭지선의 글씨다. 낙선재의 기둥에 주련 글씨는 옹방강의 친필이다. 사제지간은 서체가 빼닮았다. 이조묵의 시서화나 김정희의 추사체도 옹방강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다. 조선과 중국을 아우르는 소동파에 빠진 문인들이었다. 훗날 고종은 퇴위 직전에 이조묵이 끔찍이도 멀리하던 벼슬을 내렸다. 비록 그가 세상을 떠난 뒤였지만 통훈대부 장례원 장례를 추증받은 것이다. <‘구름 같은 벼슬 따윈 급급할 바 아니라서…’ 중에서>
서언 / 구름 같은 벼슬 따윈 급급할 바 아니라서… 4
만남 9
현금보 20
탄생 30
왕금, 피눈물에 젖다 42
소개장 67
금슬의 노래 105
고려사 134
단금지교 159
보물 사냥 171
역모의 씨앗 185
재회 192
매화 그림의 비밀 212
하늘가 검은 구름은 비를 머금고 219
경오자를 살려라 236
붓놀림은 봉황이 몸을 뒤채는 듯하다 246
검은 학의 춤 273
돌아오지 않는 강 286
금객, 마지막 탄주에 지다 2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