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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팝을 주세요- 모악시인선 25

김늘 저 | 모악 | 2021년 09월

롤리팝을 주세요- 모악시인선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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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071364 / 120쪽 / 160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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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나는 마녀가 얼려버린 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육중한 옷장 손잡이에 손을 얹고 하나, 둘, 셋 심호흡하는 소녀가 되어 당신 몸에 숨어 있는 흔적들에 손을 얹어요 아직 여물지 않아 복숭아 꽃빛이거나 오래 되어 무심하게 도톰한 그것은 닫힌 문이 달고 있는 초인종처럼 반짝여요 구슬놀이에 열중하다, 서툰 자전거를 타다가, 아슬한 붉은 감을 따러 나무를 오르다 우리가 잠시 피하지 못한 불운한 우연들 사막의 별처럼 깊고 날카로운 가시를 매단 덩굴처럼 저 혼자 뻗어가기도 하는 그것은 아마도 당신 이야기의 타래를 풀어줄 첫 단추 그리고 사실은 당신과 내가 악수하며 같은 혈족임을 확인해도 좋을 분명한 표식 나는 하나, 둘, 셋! 미지의 표식을 가만 누르며 꽁꽁 언 겨울 숲에 한 발을 내딛어요 ―「흉터」 전문 ‘흉터’는 세상의 폭력에 맞선 명백한 증거이자 자랑스러운 기억이다. 그러므로 같은 흉터를 지녔다는 것은 “같은 혈족임을 확인해도 좋을 분명한 표식”과 같다. 김늘 시인은 “당신 몸에 숨어 있는 흔적들에 손을 얹”고 그 표식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러한 흉터의 지형학은 “우리가 잠시 피하지 못한 불운한 우연들”이 아닐까? 그가 “시로 잉태되지 못하고 가까스로 태어나 / 멀뚱히 앉아 있는 / 깨어진 밤의 tl”(「tl」)라고 했을 때 “tl”는 불운한 순간에 우연히 변환된 “시”의 모습이다. 컴퓨터 자판의 한글 자모의 결합이 영문으로 교체되는 우연은 어쩌면 “미지의 표식을 가만 누르”는 행위인지도 모른다. 김늘 시인은 그 우연의 순간에 “붕괴를 // 조 / 심 / 할 / 때 / 야 / !”(「해빙기의 환」)라고 경고한다. 이때 그가 경고하는 것은 “내 몸에 깃들어 온 영혼”(「그 아이」)이다. 가명과 허명을 거부하는 단호한 시세계! 김늘 시인은 “일반적인 인지 과정에서 생성되는 지식과 정보를 단순하게 답습한다기보다는, 자기만의 독특한 모듈(module)을 유기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시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복선을 활용”(김정배, 「해설」)한다. 그리고 “얼굴을 덮어오는 눈에 저항하듯 / 몸을 가둔 제복에 저항하듯”(「Snow and Smoke」) 우연의 순간에 맞선다. 유강희 시인은 “현실의 제도와 규범이 만든 가명과 허명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시적 출정의 명분을 삼는다.”고 김늘 시인의 시세계를 평한다. 그래서 혁명은 실패했다 다락방의 촛불 아래서 너울대는 그림자처럼 흔들리던 그자의 눈동자를 낚아챘어야 했다 손끝을 깨물어 쓰는 혈서에 장미 꽃물을 묻힌 자를 동지의 죽음 곁에서 현을 뜯는 노래를 얹은 자를 한밤의 비밀을 졸음에 내어 준 그자를 일찍이 눈 폭풍 속에 내던졌어야 했다 ―「밀고자」 부분 실패한 혁명의 결과가 ‘흉터’로 남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실패한 혁명가는 아물어가는 흉터를 만지작거리면서 실패의 이유를 복기한다. 이때 떠오르는 것들이야말로 진정한 혁명의 대상들이 아닐까? “혈서”와 “죽음”과 “비밀”이 “장미 꽃물”로 “현을 뜯는 노래”로 “졸음”으로 전환된 것은 우연의 순간에 찾아온 존재의 비밀이다. ‘시’가 ‘tl’가 되듯 ‘혁명’은 ‘실패’를 우연한 비밀로 간직한다. 김늘 시인의 시에서 실패한 혁명의 징후이자 증상인 흉터를 자주 발견하게 되는 것은 그의 시가 감각 착란의 순간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는 “성벽처럼 높다랗게 쌓인 눈더미가 정오의 햇빛을 받을 때”, “부서진 조각들이 눈을 찔러 눈물이 되려 할 때”(「Moonlight」) “낯선 햇살에 눈을 찡그리기 전 아직 / 지친 마음이 기댈 쪽잠”(「야간열차」)으로 침잠해버린다. 그곳은 이미 빛이 지나가 버려서 “별빛도 닿지 않는 숲의 저 그늘 안쪽”(「동백결사」)의 세계이다. 빛과 그늘의 시차에서 발생하는 감각의 착란 “맑고 따뜻해서 서러운 감촉”(「목련」)이다. 그런 점에서 김늘 시인의 시집 배치는 의도적이다. 첫 시 「꽃장수」에서 “우람한 줄기가 만드는 그늘”로 시작했다면, 마지막 시 「라플란드 가는 길」에서는 “아른대며 번지는 오로라의 춤”을 보여준다. 이처럼 김늘 시인의 첫 시집 『롤리팝을 주세요』는 시종일관 그늘과 빛의 강렬한 대비가 일으키는 착란의 감촉을 고백한다. 그 고백은 “나를 쓰다듬고 머리를 기대며 손을 이끄는 당신”(「Blind」)에게 건네는 “기억나지 않는 어떤 꿈”(「본명」)임에 틀림없다.

저자 소개

  • 저자 : 김늘
저자 : 김늘

목차

1부 모눈종이처럼 꽃마리처럼
꽃장수 /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 / 쾌락의 중추 / 그녀는 긴 혀를 가졌어요 / Nobody / 봉지 / 반어법의 실패 / 울울한 날들 / 먼지의 바깥 / 목련 / 느티 그늘 아래 / tl
2부 해를 굴리는 지평선
물끄러미 / 눈많은그늘나비 / 늪의 마음 / 나를 잠들게 하는 이 / 깃털처럼 무거운 / 흉터 / 해빙기의 환 / 새우눈이랍니다 / 모기 / 본명 / 너무 큰 가방을 든 / 특별히 허락된 목격자 / 불면 / 나를 찾아줘
3부 하염없이 피어난다
덜된 콩 / 도레미파,파,파 / 가장 / 몽유 / 그 아이 / 몽유 2 / Blind / Blind 2 / 사월의 눈 / 동백결사 / 둥근 맛 / 자귀나무 꽃 피어나는 집 / 인어공주 / 거북아, 거북아!
4부 몽상과 푸른 새벽을 건너
Snow and Smoke / La Paz / 때때로 나는 / 홋카이도 / Moonlight / Where are you from? / 야간열차 / 밀고자 / UFO를 보았다 / 어둠이 찾아오면 / 그림자를 낳은 사내 / 사팔눈 소녀 / 여행가 / 엽서 / 라플란드 가는 길
해설·반듯하고 작고 아름다운 시의 모듈 ?? 김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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