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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151460 / 368쪽 / 480g / 13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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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포수 김우종-부북기赴北記』는 무엇을 담았는가? 난세를 살아가는 방법과 오래된 미래 포수 김우종이 살았던 시대는 위험 사회였습니다. 울리히 백이 말한 위험이 인간 존재의 총체적 파국이라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17세기를 전후한 조선 사회는 전란과 차별로 점철된 인간 소외의 시대였습니다. 김우종은 왜란과 호란 속에서 살아남아 봉건적 폭압을 뚫고 가는 초인입니다. 그의 삶은 오늘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사회의 모습을 환기합니다. 노자의 사유처럼 함부로 목숨을 다뤄서는 안 되며 전쟁과 가난에서 사람들이 이리저리 쫓겨 다니지 않는 이상 사회의 추구입니다. 이는 개인의 욕망에서 벗어난 소명입니다. 민중 수난의 역사에 대해 혹자는 환멸을 얘기합니다. 이제 그만 하자고 말합니다. 나아가 혐오를 조장합니다. 그들이 못 나서 불행한 운명이라고. 누구 탓을 하느냐고. 김우종은 말합니다. “나대고 깝죽거리지 않으며 조용히 뒷전에 머무는 처세를 깨우쳤다(23쪽).” 이 처세술은 일면 소극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에 부화뇌동하는 모리배에서 김우종을 떼 내 고독한 삶으로 승화시킵니다. 고독은 낭만적 소치로 치부될 수 있지만 릴케의 경우를 보면 외부와 차단된 순간, 오로지 자신만의 내면 공간을 뜻합니다. 신의 소리를 듣는 자기 침잠의 거룩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신의 소리는 프로메테우스의 소명과도 같습니다.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거룩한 부름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는 맬랑콜리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인간 수모와 모멸 앞에 자기 우울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각에는 인간은 없고 소외 사실 그 자체만 남습니다. 맬랑콜리한 순간 소외 사실을 잊고 외면하려 들 겁니다. 그 고립적 사태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역설적으로 거룩한 속물들의 위대함을 묘사합니다. “잘 기른 암소와 그 소가 낳은 송아지를 파는 자가 있고 돼지와 닭의 다리를 묶어서 사는 자가 있다. 각종 해물을 파는 점방에는 마른 멸치, 새우, 미역과 다시마를 파는가 하면 말린 대구, 청어과메기 엮은 두릅, 말린 문어, 북어와 각종 해산물이 부리나케 팔리고 있다. 몰래 담배와 섶과 땔나무를 파는 자가 있고, 전라도에서 온 싸전, 질 좋은 한지를 파는 종이 점방, 개경에서 온 인삼과 각종 약재를 파는 한약방과 비단을 파는 왕 서방이 있다. 주막에서 대낮부터 술병을 나발 부는 자가 있고 이미 대취한 자가 갈지자로 걷다가 고꾸라지기도 한다. 머리에 짐을 얹고 등짐까지 메고 가는 남자가 있고 머리와 등에 짐을 이고 지고 아이까지 안은 여자가 있는가 하면 서로 언성을 높이고 욕을 하며 밀치는 자들이 있고 손을 잡았다 빼며 희롱하는 남녀가 있다. 비키라고 소리치며 물길 흐르듯 냅다 뛰어 도망가는 자가 사라지면 조바위 머리, 삿갓 머리, 올린 머리, 내린 머리, 패랭이 모자, 변발 머리, 중머리, 갓머리와 전립이 빈자리를 채운다. 오지게 왁자지껄하다.(160~1쪽)” 회령 개시 장면입니다.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를 연상케 합니다.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오히려 황송하다 역사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는 시인의 전언은 작가도 함께 들었던 신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연대하며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이처럼 이 소설을 통해 난세가 곧 인간 소명의 계기이며 곧 도래할 미래의 언약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김우종이라는 민중의 거룩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부북기赴北記, 즉 북관北關으로 갔다 돌아오는 여정을 기록한 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연암의 『열하일기』를 통해 협소하게 위축됐던 웅혼한 기상을 일깨울 수 있습니다. 만주 벌판에서 호곡했던 그를 따라 심중에 묻어둔 호연지기를 펼쳐야 한다는 사무친 결기를 품게 됩니다. 그처럼 이 소설은 축소되고 고립된 한반도에서 맛볼 수 없는 감각을 맛보게 합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꿈꾸는 공간적 판타지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발굴하고 개척해야 할 영지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북으로 올라가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 소설은 수백 년 전에 그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오래된 미래입니다. 김우종은 소리 높여 외칩니다. “언젠가 활의 시대는 가고 총이 대세인 시절이 오겠지. 그때 백성은 손에 총을 들고 외칠 것이다. 우리의 주인은 이 나라의 하늘과 땅이고 그 하늘과 땅이 바로 우리라고.(366쪽)” 김우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에 여기저기 동시에 존재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작가의 역사적 신념입니다. 고통받는 소수자의 편에 서서 미래를 꿈꾸는 예언자적 지성이 그렇게 했습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진리입니다. 우리 모두가 김우종의 변신이기 때문입니다. “기쁨과 슬픔이 복사꽃처럼 흐드러지게 핀 어느 날, 이 땅 무명의 거리에서 김우종은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후 북쪽 간도 땅이나 회령 땅에서, 삼면으로 둘러싸인 바닷가에서, 팔도강산 곳곳에서 김우종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들렸다. 다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그림자처럼 그는 숨어 있었다. (366~7쪽)”
추천사 4
여백 8
프롤로그 13
해후 17
부북赴北 29
총과 활 53
부방길 68
월이 76
의향 81
도망자 이환 94
복무 일지 108
반란의 기운 125
활쏘기 시합 137
회령 개시 150
이별 178
호랑이 사냥 201
과거科擧 206
남순 210
도사와 판관 217
향시 224
북순 233
조총별조감관 245
행영에서 한 달 265
방환 276
변란 294
남행길 306
추적자 319
남남북녀 336
나선 원정 339
에필로그 3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