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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00
- 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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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정원이 자기 내면의 은밀한 세계에 벙커를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왜 현실과 괴리된, 초현실적 세계에서 다채로운 페르소나의 가면을 쓰고 발화하는 것일까? 한정원의 벙커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어둠이 지나”가는 시간 역행의 장소이자 “곤충도 절지동물도 자라지 않”는 무중력 공간, 현실 세계의 질서가 적용되지 않는 초현실 세계다. 화자는 벙커 안에서 “녹슨 자물쇠를 더듬으며 나비를 풀어” 준다. 자물쇠가 상상을 억압하는 초자아의 상징이라면, 자물쇠를 열어 ‘나비’를 풀어 주는 행위는 자유로운 시적 몽상의 은유다. “비밀이 있던 자리”이자 “석류가 터지는 소리를 기록”하는 벙커는 상상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진 시인의 내면세계인 것이다.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소리를 낼 수 있는 지면 위의 글자들이 호응하는 날들이다 명멸하는 대상을 현재로 앉히기 위해 또 귀를 책에 얹고 볼륨을 높인다 ○시집 속의 시 한 편 벙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어둠이 지나갔다 어둠의 보폭은 한 뼘, 두 뼘 조금씩 환해지는 것 벽을 짚고 헤드폰을 쓰고 우리는 흙의 자세로 바닥에 누워 석류가 터지는 소리를 기록했다 비밀이 있던 자리에 빛을 침투시키면 백 개의 물이 금빛으로 흘러갔다 흑연을 껴안고 서 있는 시간의 기둥 지우개 밥보다 가볍게 흩어지는 죽은 약속의 입자들 사과꽃은 벽 속에서 말문이 트였다 옹알이에서 나온 첫말, 눈부셔 캄캄한 에코로 집을 지으며 빗소리도 들었지만 곤충도 절지동물도 자라지 않았다 천장은 낮고 전깃줄은 스물두 개 입구와 출구를 찾는 법은 햇빛 냄새를 따라가는 것 녹슨 자물쇠를 더듬으며 나비를 풀어 주고 어둠보다 더 어두운 그림자를 밟으며 우리는 새벽까지 수맥을 따라갔다 바닥은 빛을 다 드러냈다
시인의 말
제1부 햇빛 소리
에포케\t13
사라진 도서관\t16
벙커\t18
터미널\t20
시립 미술관\t22
스태프 온리\t24
날짜 밖의 요일\t26
라 퀸타\t28
조치원\t30
창백한 푸른 점\t32
햇빛 소리\t34
야상 점퍼\t36
오로라 지수\t38
푸른 옷소매의 환상곡\t40
머리칼의 행방\t42
제2부 빗방울 들다
컵\t47
음악의 바깥\t48
미슐랭을 위하여\t50
터미널 2\t52
난조인에 갔었다\t54
눈물과 목포 사이\t56
조슈아 나무 아래 감자\t58
손님\t60
오전 10시 30분\t61
빵\t62
빗방울 들다\t64
홀리스 영등포\t66
눈사람\t68
니체의 나체\t70
12월의 클리셰\t72
제3부 이마의 환유
그 후로도 오랫동안\t77
터미널 3\t78
사구砂丘\t80
벤치\t82
이마의 환유\t84
체크를 보는 눈\t86
동백나무, 그는\t88
모든 도시의 빛깔은 서울의 사본 같다\t90
내포, 메타포\t93
아픔의 종족은 안녕한가\t96
그는 예약하지 않는다\t97
리넨으로 흔들리는 기원전 풀잎\t98
미정 씨\t100
파프리카의 하루\t102
제4부 바퀴의 무게
옆얼굴\t107
나의 채널\t108
마젤란을 위하여\t110
비누의 현상학\t112
우리는 아하! 라고 말하지\t113
바퀴의 무게\t114
펜혹\t116
백담사\t118
사근동\t119
트라카이\t120
새와 물고기\t122
나의 자정에도 너는 깨어서 운다\t124
비자, 비자림\t126
오즈의 마법사\t128
휴보\t130
해설
이병철 벙커 속의 시인\t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