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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 시작시인선 413

오서윤 저 | 천년의시작 | 2022년 03월

체면 - 시작시인선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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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6174 / 116쪽 / 116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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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추천사> 오서윤 시인의 시편들은 새롭고 낯설다. 나날의 구체적 일상을 소재나 내용으로 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새롭고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가령 “턱을 괴면 손바닥엔 호박처럼/ 받쳐 줘야 할 씨앗들이 촘촘히 들어찬다/ …(중략)…/ 턱짓으로 불러 모은 생각 대부분은/ 입 안쪽에 감춰 둔 뾰족한 말들”(「곰곰한 호박」)처럼 시인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 때문이다. 요컨대 시인 특유의 개성적인 언어 조합과 배열의 방식이 주목을 끄는 것이다. 또한 시안은 매의 눈처럼 매섭고 날카로워 현상 이면의 비의를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각성의 한 계기를 마련해 준다. 가령 번개에서 “밝은 뼈”를 보고 “저 뼈는 추적추적 빗줄기가 살이다”라고 말하고 나서 “상상의 짐승”(「번개」)을 발견하는 능력은 의외의 놀라움을 안겨 준다. 시인의 “숨은 표식들”을 찾아 읽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재무(시인) 오서윤 시인은 도처의 사각지대를 읽어 내는 반사경 같은 눈을 가졌다. 막다른 골목을 오르며 성난 말처럼 달리다 넘어지고 마는 배달 오토바이가 그녀 앞을 지난다. 가드레일에는 여전히 “시간과 속도와 파손의 자국들이” 있고, “깊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빠르게 추락”했을 흔적이 난무하다. 속도를 줄이거나 멈춰야 할 타이밍을 놓친 것들은 가드레일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생존을 위해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이곳은 우리의 현재다. “빗방울 속에 반나절치 품삯이 고였다 떨어”졌다 터지고 마는 것을 망연자실 바라볼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어떤가. “궂은 날은 공구를 캐스팅하지 않고” 공구들 또한 그들을 캐스팅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불꽃을 분해하고 조립”하며 “전선을 타고 다니는” 스파이더맨 같은 남자도 우리의 가장이다. “낡은 시선만 가득한 풍경”에는 저마다의 고통과 상실의 흔적이 있다. 시인은 그들의 방과 그들이 드나드는 골목과 작업 현장에 우리를 데려간다. 그들이 되어, 그들의 삶을 겪어 봄으로써 더 어두워지기 전에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알려 주는 것일까. 시인의 문장에는 공생과 상생의 미학이 있다. 누군가 바라보지 못한 ‘각도’에서 ‘속도’를 조절해 가는 그녀의 시선이 치밀하고 섬세하다. 이것이 그녀 시의 행간에 잠시라도 머물러야 할 이유다. ―이송희(시인) <책속에서> 체면 막, 죽음을 넘어선 지점을 감추려 서둘러 흰 천으로 덮은 익사자 최초의 조문이 빙 둘러섰다 발을 덮지 않는 것은 죽은 자의 상징일까 얼굴은 덮고 발만 내놓았다 다 끌어 올려도 꼭 모자라는 내력이 있다 태어날 때 가장 늦게 나온 발 저 맨발은 결국 물을 밟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복사기처럼 훑어 내리던 흰 천 끝내 남은 미련을 뚝 끊듯 발목에 걸쳐져 있는 체면 가시밭길을 걷고 있거나 아니면 용케 빠져나와 눈밭을 지났거나 물길을 걷다가 수습되어 왔을 것이다 발은 죽어서도 끊임없이 걷고 있어 덮지 않는 것일까 만약 발까지 덮어 놓았다면 자루이거나 작은 목선 한 척이었을 것이다 경계는 저 물속이 아닌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둔 곳인지 모른다 발이 나와 있으므로 익사자다 고통도 화장도 다 지워진 얼굴은 체면이 없다 누군가 흰 천을 끌어당겨 체면을 덮어 준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오서윤
저자 : 오서윤
2011년 천강문학상 시 부문 수상, 2013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2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2020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시 부문 수혜, 2021년 목포문학상 시 부문 수상.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간절한 틈

체면 13
공터의 풍경 15
허물어진 것들은 따뜻하다 17
은빛 보행차 19
간절한 틈 21
번개 22
동호댁 할머니 손가락엔 구구단이 산다 24
나스카 라인 26
선운사 만세루 28
난점難點 30
공갈 마네킹 32
구체적 이유 34
배꼽 36

제2부 태양족을 본다

여울 41
손톱 끝 여름 42
태양족을 본다 44
곰곰한 호박 46
우리 남편은 스파이더맨 48
독일제 행주 50
짐승 52
엄마의 틀니 54
거짓말은 오른손잡이 56
빗소리만 만근滿勤이다 58
눈을 가리다 60
골목의 각도 62
가드레일 64

제3부 알제리 악사

불란서 치즈 69
오후 3시엔 마법을 70
당근 이야기 71
알제리 악사 72
불란서 날씨 73
차스키 74
이월移越의 체형 76
빈터의 뼈 77
모가지의 맛 78
빗소리를 남겨 두고 80
조용한 가계 81
달을 끄기로 했다 82
단맛에 빠지다 84

제4부 천국은 낮다

나의 수리학 87
천국은 낮다 88
그동안 90
심장의 덧붙임 말 92
헤라클레스는 출정 중 93
검정 머리 고무줄 94
흔들리는 주소 96
가구를 변명하다 98
무릎의 시간 100
코를 걸다 102
순방 104
정독하는 목 105

해설
임지훈 목양牧羊의 마음, 혹은 목언牧言자의 고백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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