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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디우스의 매듭 - 황금알 시인선 241

민창홍 저 | 도서출판황금알 | 2022년 01월

고르디우스의 매듭 - 황금알 시인선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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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8150133 / 128쪽 / 128g / 12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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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민창홍의 시적 특질은 어디에 있는가. 살펴본 것처럼 삶에 노정된 다양한 우연을 인정하고 이를 일반적 원리로 환원하지 않는 데에 있다. 아이러니적 사유를 통해 삶의 모순을 직시하지만 이를 ‘너그러움’으로 포용하는 데에 있다. 또한 시적 대상으로서의 사물과 인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전이의 상상력을 통해 이를 합일시키는 데에 있다. 그에게 과거란 ‘있었음’이 아니라 현재에 ‘있음’이며 나아가 미래에도 ‘함께 있음’의 의미를 지니며, 이때 과거의 회상이란 자기 존재의 탐색과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진다. 하나 더 부기해야할 것이 있다. 민창홍 시인의 이 모든 시적 특질의 바탕에는 사물과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깔려있다는 점이다. 너그러움이나 따뜻함은 흔한 단어이지만, 민창홍의 시에서처럼 그것이 시가 다루는 존재 일반에 투사될 때 그 시는 나와 타인에게 자유와 연대의 장소가 된다. 민창홍의 시가 더 멀리 퍼져나가기를 소망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장만호(시인·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이번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다음 시편은 민창홍의 이번 시집이 지닌 전체적인 경개(景槪)를 보여주는 시라 할 수 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란 무엇인가. 프리기아의 수도 고르디움에는 고르디우스의 전차가 있었고, 그 전차에는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매듭이 달려 있었다. 아시아를 정복하는 사람만이 그 매듭을 풀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었는데, 훗날의 알렉산더 대왕이 그 지역을 지나가던 중 그 얘기를 듣고 칼로 매듭을 끊어버렸다고 전해지는 그 매듭이다. 어려운 난제에 대해서는 예상을 벗어난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운명이란 주어진 것을 푸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을 거부함으로써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시인은 이 전설의 매듭에 새로운 의미를 덧붙인다. 나이가 들면서 너그러워진다 불같은 성냄도 급함도 고집도 얽히고설킨 매듭 풀리듯이 너그러워진다 보고도 못 봤다고 억지부리고 모르는 일이라고 우기고 편 가르듯 가짜 뉴스로 말한다면 치매다 칡과 등나무의 얽힘을 보거든 개울가에 나와 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라 물살은 수많은 돌과 부딪치며 맑아지고 유순해진다 어디 막힘이 있는가 배배 꼬이고 얽힌 것 칼로 과감하게 잘라 흐르는 물이 되어 매듭을 풀리라 불혹에는 그렇다 하더라도 이순의 나이가 넘어도 너그럽지 않으면 치매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전문 시는 ‘얽힘/풀림’, ‘억지와 우김/너그러움’, ‘칡과 등나무/물’의 대비를 통해 삶이라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 그리고 다짐으로 이루어진다. 일련의 과정에서 물의 상상과 ‘너그러움’의 미덕이 이 시의 일차적 의미 구성을 관류하는 뼈대가 되고 있음은 분명해보인다. 문제는 이 ‘너그러움’의 의미인데, ‘너그러움’이 어떤 의미를 내장하고 있는가에 따라 이 시의 이차적 의미가 부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듯 동양의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나이대의 사람이 지키거나 다다라야 할 태도와 경지를 가리켜왔고, 공자의 명명법으로부터 유래된 것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수천 년 간 특정 나이에 요구되는 덕목을 갖추려 노력해왔다. 이 중 사회적 정년을 맞이하며 생리학적으로도 노령기에 들어서는 나이인 60세를 가리키는 이순(耳順)은, 한자의 뜻 그대로 ‘귀가 순해진다’는 의미를 지니면서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닫는다는 유교적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민창홍 시인은 이를 ‘너그러움’으로 재해석하고 있는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순이 ‘불혹’과의 대비 속에서 그 의미를 간취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미혹됨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보편적 원리를 깨닫게 되는 ‘지천명’의 앞에 오는 것이기에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것에의 의지(依持), 때로는 ‘불변/확실성’에의 의지(意志)이기 쉽다. 그러므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어내는 ‘너그러움’이란 노령기의 한 인간이 습득하게 되는 경험적 정서와 태도, 노년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를 내면화한 ‘물러섬’이 아니라, 확실한 것, 즉 ‘불혹에 대한 회의’이자 ‘미혹’에 대해 ‘열려있음’의 태도인 셈이다. 적지 않은 가편(佳篇)들이 갈무리되어 있음에도 그가 굳이 이 시를 표제작으로 삼은 까닭이 여기에 있을 터인데, 단일한 관점과 의지란 주관적인 욕망과 고집에 지나지 않으며 오히려 ‘미혹(흔들림, 혹은 불일치)’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태도야말로 민창홍이 이 시집을 통해 관철하고자 하는 유일한 시적 태도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달리 말한다면 이로부터 우리는 민창홍이 아이러니적 사유의 소유자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러니란 원래의 의미를 숨기고 반대로 말하는 것, 즉 표현과 의도의 불일치를 지향하는 수사법의 하나이다. 그러나 아이러니가 중요한 의미를 획득하는 지점은 그것이 수사법을 넘어 하나의 미적 태도, 나아가 철학적 인식으로 확대되었을 때이다. 칼 졸거의 말을 빌리자면 진정한 아이러니란 “현세의 운명 일반을 정관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현세의 운명이란 무엇일까. 삶은 근본적으로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것이며 삶과 죽음,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의 근본적 부조화로 가득하다. 아이러니의 관점에서 우주는 “전적으로 이질적이고 전연 무의미하며 완전히 결정론적이고 불가해할 만큼 광대”하며, 인간은 이 “우주에서 자만심에 사로잡히고 주관적으로는 자유롭지만 시간적으로는 한정된 자아의 현상” D. C. Muecke, ??아이러니??, 이상득 역,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0. 108-109쪽. 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이러니적 사유의 소유자는 이 모순과 불일치를 정관하고 내면화한다. 이 불일치의 내면화란 민창홍의 어법으로 치면, ‘너그러움’, 혹은 ‘불혹’에 대한 거절이며, 앞에서 우리가 민창홍의 시생일여의 시학에 대해 논의한 바에 따르면 ‘우연을 필연의 질서로 전유(專有)하지 않고 삶 그 자체의 신비와 마주하며, 삶에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천착’하는 것이다. 사회철학자 리처드 로티가 아이러니스트를 두고 “자신의 가장 핵심적인 신념과 욕망의 우연성을 직시하는 사람, 그와 같은 핵심적인 신념과 욕망이 시간과 우연을 넘어선 무엇을 가리킨다는 관념을 포기”하는 사람\" Richard Rorty,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 김동식·이유선 옮김, 사월의 책, 2020. 25쪽. 이라 정의할 때 우리는 민창홍의 이 시집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민창홍
저자 : 민창홍
1960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1998년 계간 『시의나라』와 2012년 『문학청춘』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금강을 꿈꾸며』 『닭과 코스모스』 『캥거루 백을 멘 남자』 『고르디우스의 매듭』, 서사시집 『마산성요셉성당』이 있다. 문학청춘작가회, 마산교구가톨릭문인회, 민들레문학회 회장, 계간 『경남문학』 편집장 및 편집주간을 역임하였다. 경남문협 우수작품집상, 제4회 경남 올해의 젊은작가상, 창작(문학)예술상, 문학청춘작가회 동인지 우수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닭과 코스모스』가 2015세종도서 나눔 우수도서에 선정되었다.
현재, 마산문인협회 회장, 경남문협 부회장, 경남시인협회 부회장, (사)시사랑문화인협의회 영남지회, 경남문학관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문학연구회 하로동선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성지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목차

1부 아이스 아메리카노

토란·12
일장춘몽·13
관해정觀海亭·14
가야산 소리길·15
매화·16
가시·17
구절초 이야기·18
고로쇠나무·20
은행나무 길·22
두엄밭·23
아이스 아메리카노·24
잔치국수·26
고르디우스의 매듭·28
하지夏至·30

2부 고양이가 앉아 있는 자세

관음觀淫의 봄·32
순정영화·33
고양이가 앉아 있는 자세·34
봄날·36
밥 먹은 것 같지 않다·37
무제통신·38
수능시험·39
카네이션꽃·40
소나기·41
나비·42
시詩가 되지 않는 날·43
미세먼지·44
천왕봉에 오르며·46
빗살무늬·48

3부 라면집에서

라면집에서·50
골목, 기울어진 등燈·51
어머니의 날씨·52
두루마리 섬·54
봉투 붙이기·56
엿장수·58
상고喪故·60
잉어 먹이를 주며·62
눈의 나라에 가면·64
밥 퍼주는 여자·66
지청구·67
벌초·68
어머니의 텃밭·70
천동설·72

4부 이름에 대한 생각

고비考備·76
이름에 대한 생각·78
청동조각상, 하나가 되다·81
패러글라이딩·82
웰 다잉Well dying·84
까치와 아버지·86
황새바위 오르며·88
알레르기·90
전지작업·92
시래기·94
불빵구·95
초등학교 담벼락에 찍힌 총탄 자국·96
태풍, 매미·98

해설 | 장만호_존재의 아이러니와 전이의 상상력·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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