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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 - 솔시선(솔의 시인) 30 (양장)

조달곤 저 | 솔(도서출판) | 2021년 03월

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 - 솔시선(솔의 시인) 30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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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201512 / 136쪽 / 190g / 128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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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부서진 시간에서 나타난 최초의 말들 “두근거리는 심장의 말 내 울음의 말 내 슬픔의 말 봉숭아 꽃씨의 말 바람의 말 햇빛의 말 눈부셔 눈부셔 눈시울 어둑한 말” 시인이 서 있는 낯선 장소는, 보편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말해지던 것들이 탈각되고, 마르고 말라 최초의 말과 만나는 가능성으로 차 있으며, 그러한 기미를 예감하는 장소로 펼쳐진다. 그 자리는 “탑 그림자처럼”, “산그늘처럼” 마른자리처럼 보인다. 아는 풍경들과 익숙한 말들이 사라진 그곳은 화자에게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둔”(「검은 사각형」) 검은 사각형 같거나 “나를 빤히 쳐다보는”(「검은 거울」) 검은 거울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그곳은 “시간의 뼈들이 하얗게 부서져”(「시간의 뼈」)내리는 곳이며, “낮이 밤 속으로 침몰하듯 너의 허방과 누수 너의 지옥 속으로 떨어지고”(「너에게」) 싶은 곳이다. 그런데, 이곳은 ‘종국’이 아닌, ‘사이’의 공간이기도 하다. 여전히 “너와 나 사이 기억과 망각 사이 폐허와 폐허 사이 목울대의 울음과 등짝의 슬픔”(「이 나이 되도록 3」 부분)의 ‘사이들’에서 화자의 눈은 “한참을 두드러기처럼”(「칠리탄에서」) 시린 것이다. 이곳에서 화자는 축적된 시간이 아니라, 밝아진 눈과 소리로 새롭게 말들을 만난다. ‘마른자리’는 다양한 진술로 변주되며 새로운 언어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그곳에서 시인은 지금의 이름 대신 버려진 새의 이름들을 묻기도 하고, 나는 새의 그림자 같은 곳에 새로 말의 자리를 삼고 싶어(「낙烙을 놓는다는 것」) 한다. 시인에게 이름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최초의 말이며 주어진 말이지만, 다시 발견되어 부활할 가능성을 지닌 대상이기 때문이다. 시인이 발견하는 말의 세계는, “두근거리는 심장의 말 내 울음의 말 내 슬픔의 말 봉숭아 꽃씨의 말 바람의 말 햇빛의 말 눈부셔 눈부셔 눈시울 어둑한 말”(「시의 말」)들의 세계로 진술되는데, 이곳은 최후의 자리로 여겨졌으나 최초의 것을 만나게 되는 역설의 공간인 것이다. ? 역설의 언어 공간에서 만나는 변신의 순간들 “폐사지 탑 그림자처럼 마른다는 것 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이 마른다는 것” “빗방울들이 수면에 닿는 순간 송이송이 눈부신 녹청색 꽃이 핀다” 이 역설의 공간은, 시의 화자가 변모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나에게도 한 번쯤은 아름다운 마법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변신’의 바람을 전한다. 그것은 “애벌레쯤에서 눈부신 흰 나비”와 같이 어떤 유사성도 없는 세계로의 이동 같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 눈이 포착하지 못하는 그 속도와 변화는, 시집 곳곳의 시편들에서 “여러 차례 허물을 벗”(「벌레 고考」)으며, ‘마른자리’들을 차오르게 하고 탈바꿈시키고 있다. 수면에 닿은 빗방울은 “송이송이 눈부신 녹청색 꽃”으로 피고,(「물방울관음」) 시인은 “자주 길을 잃고 한 마리 쐐기벌레가 되어 뒤뚱”거리고, “폐사지 탑 그림자처럼 산그늘처럼” 마른자리는 “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 변모하고 있다. 시인에게조차 감춰진 이 생성하는 장소는 꿈과 잠을 오가며 여러 겹의 “허물을” 벗는 공간이기도 한다. 특기할 만한 시, 「그날 이후」에서 화자는 “어떤 방에서 깊은 잠을 자다 (……) 불현듯이 길을” 나선다. 그가 도착한 곳은 고향의 텅 빈 집이고, 집 안 툇마루에서 깜빡 졸음에 빠지는데, 꿈결 속에서 “어서 방에 들어가서 자”라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에 화자는 뒷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 다시 긴 잠 속에 빠져”든다. 화자는 이 현실/잠의 공간에서 세 번 잠이 들고, 화자/아이는 세 번의 이동과 비약을 거치며 꿈/현실을 경험한다. 잠, 곧 종국의 장소라 이름 할 만한 이 도착/죽음은 계속해서 이동하고 탈바꿈한다. 시인에게 죽음과 탄생은 순환하고, 잠과 깨어남은 이어져 있다. 최후의 자리에서 만난, 최초의 언어들, 잠과 꿈, 탄생과 노년이라는 의미론적인 언어의 세계는, 시인의 탈피하는 언어들 속에서 변신하며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나비는 어디에서 날아왔는가? 그것은 분명 여러 번의 잠을 거친, 우리가 잊었던 시의 공간에서 태어났다. 변신한 나비들, 시인이 이곳에서 날고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조달곤
저자 : 조달곤 1941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경북사범대학과 동아대대학원(문학박사)을 졸업했다. 『문학21』에서 「산중일기」 등 5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뒤란이 시끌시끌해서』, 『곤을동을 지나며』와 『의장된 예술주의』, 『한국 근대 시문학 연구』, 『한국 모더니즘 시학의 지형도』 등의 저서가 있다. 정년으로 대학 강단(경성대학교)에서 물러나 밀양 산골에서 살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가을 | 나문재 | 새소리 한 보자기 | 언문편지 | 낮이 말라 밤이 차오르듯 | 상산常山나무 | 물방울관음 | 검은 사각형 | 그날 이후 | 말씀 | 머미 브라운 | 의자값 | 이상시대李箱時代 | 소나무 한 그루 | 새 이름 소고 | 그랭이법 제2부 낙烙을 놓는다는 것 | 벌레 고考 | 말귀 | 마당 | 범북고개 | 다원일기 2 | 스물세 개의 앙코르 | 달 호수 Dal Lake | 기수역汽水域 | 육전소설 | 북십자성 | 다원일기 1 | 뒷간에 대하여 | 때죽나무 한 그루를 심다 | 너에게 | 쉬었다 가는 곳 제3부 호모 비아토르 Homo Viator | 풍경 7 | 풍경 8 | 풍경 9 | 풍경 10 | 풍경 11 | 풍경 12 | 풍경 13 | 풍경 14 | 풍경 15 | 산사山査나무 | 칠리탄에서 | 어머니의 강 | 열외 | 어디선가 살구 향기가 | 풍경의 주소 | 제4부 시간의 뼈 | 이 나이 되도록 2 | 이 나이 되도록 3 | 검은 거울 | 기다리다 | 애가 | 론다니니의 피에타 | 시의 말 | 벽 | 내 친구 박 장로 | 팔질八? | 구렁이 이야기 | 후투티와 나 | 모서리 | 실족失足 | 오늘의 방문객 | 아침을 먹었다 | 해설 | 노년의 존재론과 최후의 양식으로서의 시_김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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