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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176679 / 108쪽 / 108g / 125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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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머그잔과 약봉지를 들고 책상으로 자리를 옮긴다. 항생제와 진통 소염제를 한 알씩 털어 넣고 물을 한 모금씩 마신다. 이제 의례처럼 식물도감을 펼친다. 부러 찾지 않아도 찾는 페이지가 저절로 찾아진다. 나는 두 손바닥으로 빈 머그잔의 돋을새김을 감싸고서 책갈피 속 압화(押花)를 가만가만 들여다본다. 그 안에서, 쪽빛 닭의장풀은 아무도 모르게 제 몸의 물기를 말리고 있다. 파란 반달을 얇디얇게 저민 것 같은 파란반달꽃 두 잎이, 아무도 모르게 살빛 투명하게 말라가고 있다. 세상 저 밖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물기가, 아무도 모르게, 투명하게 말라가고 있다. - 「달개비꽃」 중에서 그는 또, 안다. 저절로 안다. 이제 끝이다.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리라. 꿈속의 자신과 꿈 밖의 자신이, 동시에 울고 있다. 그 울음이, 그 눈물이 굳은 몸을 부드럽게 적신다. 익수는 두 손을 모아 가슴으로 가져간다. 평화다. 마침내. - 「화요일의 낙법」 중에서 ○추천사 홍기돈(문학평론가) 한 문장으로 구성된 「달개비꽃」의 마지막 문단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세상 저 밖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물기가, 아무도 모르게, 투명하게 말라가고 있다.” 지금 여기 펼쳐진 세상 바깥에서, 아무도 모르게 말라가고 있으므로, 미지의 그 물기는 일단 ‘X’라고 부를 수밖에 없을 터이나, 물기가 생명력을 상징한다는 사실쯤은 오래된 문학의 전통에 기대어 알아챌 수 있다. 또한 책갈피에서 말라가는 달개비꽃을 매개로 마지막 문단이 가능해졌다는 맥락도 무시할 수 없다. 달개비꽃은 조건 없는 호의를 베풀었던 낯선 남자가 떠나는 지요에게 쥐여주었던 것. 갑을 관계로 촘촘한 이 후기자본주의 세계에서 달개비꽃은 마치 빈틈마냥 놓여 있는 셈이다. 물론 그 빈틈은 새로운 세계를 개시하는 상징으로 남아 있게 되리라.
007 달개비꽃
049 화요일의 낙법(落法)
093 평론 | 홍기돈(문학평론가)
105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