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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저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02월

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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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679815 / 240쪽 / 361g / 140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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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왜 ‘김슬기’는 ‘김철수’로 이름을 바꾸었을까? 평범한 사람의 고유명사 ‘김철수’가 되고 싶었던 사람 김슬기라는 이름을 가진 한 남자가, 교과서에 나오고 ‘갑과 을’ 정도로 이야기되는 이름 김철수로 개명한 건 평범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살아가고 싶어서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사람, 평범하고 흔한 사람, 남들과 똑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유튜브 <채널 김철수>를 개설했고, 20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전해오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목소리를 내는 일은 사회가 자신과 같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다른 약자들에게 갖는 편견을 깨는 데 좋은 역할을 해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내게 김철수라는 이름은, 타인에게 나란 사람을 알려주기에 가장 적합한 이름처럼 느껴졌다. 이보다 더 친근하고 ‘아무것도 아닌’ 이름이 있을까. 사회가 규정지어 놓은 만만함의 대명사, 철수! 나는 그 이름을 이용하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게 달라붙는 더러움, 혐오스러움 따위를 처단하고 싶었다. 이게 내가 법원에 제출하고 싶었던 진짜 개명 사유다. (...) 진짜 나를 드러냈다가 시작부터 엉키는 상황을 마주하고 싶진 않았기에 그런 한심한 이야기를 진심인 양 써재낄 수밖에 없었다. 게이로서 다른 사람 앞에 떳떳하게 서기 위한, 그 첫발을 내딛는 순간마저 나는 거짓말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러한 모습이 강단 있고 ‘멋이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내가 나로 살아가려는 첫걸음으로 개명을 하려 했지만 개명 허가를 인정받는 순간조차도 판사 앞에서 거짓말을 해야 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좋아한다고 말 한마디 못한 채 속으로만 곪으며 삭히기를 반복해야 했으며, 애인이 있어도 법적으로 인정받는 미래를 그려나갈 수 없음에 슬퍼해야 했다. 그럼에도 자신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것이 ‘나’이기 때문이다. 네가 한 번 살아봐, 내 인생. 나도 부딪치고 싶었지만 어떤 기회도, 계기도 없었어. 욕심을 내다가도 되레 당장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회유했지. 네 인생이 그렇듯, 나는 내 인생이 너무 소중했어. 그래서 자꾸 꼬여만 간 거야. 난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었고 정말 그렇게 살고 싶었어. 그래서 난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어. 그 당연한 존중을 나 역시 받고 싶었던 거야. “내 인생의 가치를 위해 진심으로 싸워본 적 있나요?” 아들 김철수, 친구 김철수, 애인 김철수, 게이 김철수… ‘다양성 존중’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낮섦을 배척하는 사회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법적 제도는 여전히 소수자들을 포용하지 못 하고 있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 끊임없는 혐오와 차별이 소수자들을 향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드러내고, 직접 설명하고자 했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고, 또 누군가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 운영 초기에는 같은 성적 지향을 가진 남성 구독자가 80%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여성 구독자 70%와 남성 구독자 30% 비율의 20만 구독자를 바라보는 유튜브로 성장했다. 그만큼 다양성과 소수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도 늘어났다. 그의 유튜브 채널 내에는 다양한 기획 코너가 있다.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 참여하며 자기 성정체성을 직접 설명하는 ‘커밍아웃 페이지’, 성소수자를 대면해 인터뷰하는 ‘성소수자 인터뷰’, 구독자들이 사연을 보내주면 대신 읽어주는 ‘사연 읽기 방송’ 등이 있다. 이때 규칙은 모자이크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감추지 않고 본인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다. 인터뷰 영상 한 편을 만들기까지 1년 이상 걸리는 프로젝트도 있었다. 2018년 사랑에 대해 말하는 시민 100명을 인터뷰한 영상 ‘사랑이란 뭘까요?’는 범성애, 무성애,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양성애, 동성애, 이성애, 퀘스처너리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시민들이 ‘사랑이란 무엇인지’ 말하는 영상이다. 이 영상은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프리즘: 인권을 바라보는 현대사회의 시선>전에 초대되어 상영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국대사관>에서 주최한 ‘차별 지우기 공모전’에서 당당히 1등을 거머쥐어 <영국대사관>에 초청되기도 했다. 거침없이 솔직한 면까지 갖춘 ‘김철수’에 <매일경제><한겨레><미디어 오늘><닷페이스><매불쇼> 등 주요 언론이 먼저 주목하고 그의 이야기를 다룬 건, 그가 만든 의미 있는 콘텐츠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유의미한 메시지 때문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란 누구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타인에 대한 이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우리 사회는, 우리 각자는 어떤 대답을 할 준비가 되었을까? 내가 아닌 나로 살아본 적 있는 모든 철수와 영희를 위하여 “나만 이따위 인생은 아니구나, 다만 다른 한 가지, 나는 7포 게이 세대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거기에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7포 세대들이 있다면, 저자는 ‘7포 게이 세대’라는 더 심화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떳떳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커밍아웃하고도 쉽게 잠들지 못했던 20대 초반,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상경했지만 연기 학원 대신 반려묘와의 생활을 택할 수밖에 없던 상황,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누구보다 가장 먼저 말해주고 싶었던 할머니에게 진심을 말할 수 없던 상황까지. 이러한 삶 속에서도 반려묘 네 마리와 애인과의 옥탑방 생활을 시작하며,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과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그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싸우기도 하고 미래를 꿈꾸기도 하며 보통의 삶, 평범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채널 김철수> 콘텐츠에 공감해주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랑받고, 유대감을 쌓는 특별한 경험도 한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대한민국 청년 절반이 5포세대’ 5포세대…? 다섯 가지를 포기? 이거 완전 내 얘기잖아? 그 아래 연관 기사에는 ‘5포세대? 이제는 7포 세대!’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새롭게 추가된 두 개의 숭고하고 존엄한 가치는 바로 꿈과 희망이었다. 나도 모르게 허리를 곧추세워 기사를 정독했다. 기사를 다 읽고 나서는 묘한 소속감을 느꼈다. 나만 이따위인 건 아니구나. 하지만 다른 한 가지, 나는 그냥 7포세대도 아니고 7포 게이 세대다. 저자의 일상을 엿보는 일은 함께 얼굴을 맞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체온을 느껴보는 일이자, 사랑의 본질을 알아가는 일이다.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삶, 모두 같은 존재인 가운데 다른 존재인 우리들임을 깨닫게 하는 과정이다. 다양성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자의 이야기에는 살아가며 한 번쯤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껴본 사람, 내가 아닌 나로 살아본 사람,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부분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삶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책 속으로 우린 알고 있다. 게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그냥 사람일 뿐이라는 걸.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나에 대해 말하고 말고는, 내 마음이다. 그건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니고 있던 ‘자율성’이다. 타인에 의해 종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물론 이해도 된다.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난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으니 말이다. 나조차도 스스로를 부정했는데 나 아닌 다른 이가 나에 대해 뭘 얼마나 깊이 헤아려 주겠는가. 하지만 처음 사랑이란 감정을 알게 됐을 때 그 사랑이 남과 다르지 않았음을 너무도 명확하게 알아낸 난 그 사실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게, 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일단 가장 먼저, 내가, 내 편이 되어줘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 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거다. 내 이름도, 유튜브도 그리고 이 책이 그렇다. _ 7쪽 중에서 내게 김철수라는 이름은, 타인에게 나란 사람을 알려주기에 가장 적합한 이름처럼 느껴졌다. 이보다 더 친근하고 ‘아무것도 아닌’ 이름이 있을까. 사회가 규정지어 놓은 만만함의 대명사, 철수! 나는 그 이름을 이용하고 싶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게 달라붙는 더러움, 혐오스러움 따위를 처단하고 싶었다. 이게 내가 법원에 제출하고 싶었던 진짜 개명 사유다. 이토록 진정성 넘치는 근사한 개명 사유를 판사 앞에 떳떳하게 들이밀고 싶었다. _ 14~15쪽 중에서 나는 이와 거의 비슷한 중량의 짝사랑을 두어 번쯤 더 경험했고 그 마수에서 풀려날 때쯤엔 더 단단해져 있는 나를 보았다. 이런 것도 인생의 쓴맛 부류에 속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한층 더 강해진 것은 분명하다. 물론 그 과정엔 단점도 있다. 그리고 그 단점이 생각보다 치명적이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설레는 감정을 느끼면 거기서 도망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나중엔 사람 자체가 영혼이 메마른다는 것. 그래서, 그때 그렇게 힘들었음에도 ‘그땐 내가 살아 있었지.’라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는 것. 안 좋았던 기억이 분명 더 큰데도 행복했던 기억만 쳐다보게 된달까. 이만하면, 사랑은 사람을 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마법이라는 말은, 진리의 말씀 밖으로 튕겨 나간 나 같은 사람에겐 마법이 아니라 저주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살아가는 삶을 택하자니 너무 고통스럽고 그 삶에서 도망치려니 죽어가는 삶과 다를 바 없다. _ 57~58쪽 중에서 난 내가 평범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범한 삶도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내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 저 아득한 심연처럼 막막하고 위험천만해 보였다. 옆집 이웃에게 나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꿈꾸고 있으며 자식 대신 고양이를 키울 거라 말하는 것, 내가 다닐 직장 동료들에게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세상이 나를 속이지 않도록 하는 것.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끝이 보이지 않는 버거운 일이었다. 내가 게이라는 사실은 나를 계속 도망치게 만드는 나태의 도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살고 싶어 퍼덕일 때 필요한 날개 같기도 하다. 딱히 볼품은 없을지라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배우라는 허상은 그 날갯짓의 스타트를 끊기엔 꽤 괜찮은 명분이었음이 틀림없다. 그 허상이 날아간 자리에 네 발 달린 가족이 생겼으니까. _ 83쪽 중에서 할머닌 더 이상 구루마를 끌고 시장에 나가지 못한다. 꼼짝 없이 집 안에서만 간신히 돌아다녀야 하는 신세다. 포도막염을 앓은 지 오래되어 앞도 잘 못 본다. 더 이상 예전처럼 음식을 거하게 차리지도 못하고 냉이를 캐러 간다거나 옥상에 나가 별을 바라보는 일은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됐다. 커피가 입맛에 맞는다며 대접에 믹스커피를 한가득 부어 후루룩 타 마시던 할머니. 할머닌 나에게 정말 정말 중요한 사람이다.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내가 이러이러하다고 밝혔어야 했을 사람이다. 그런데 아직도 10년이 지나도록 말을 못 했다. 나의 진심은, 사실은 할머니에게 제일 제일 말하고 싶다는 거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꿈에서 할머닌 분명 알고 있었다. 위로가 됐다. 후회도 된다. 깨기 전에, 알고 있어 줘서 고맙다고 말할걸. _ 103~104쪽 중에서 자는 애인을 끌어안으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날 이후로 언젠간 우리가 작은 수제버거집을 운영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얼마나 좋을까. 한적한 곳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조금씩 벌 수 있을 만큼만 벌며 내 삶을 사랑하는 삶. 그런데 이는 순수하게 내 머릿속에서만 나온 희망사항은 아니다. 실은 연신내 번화가에 생긴 수제버거집이 있는데 그곳 사장이 젊은 청년 두 명인 것을 본 뒤부터다. 그곳은 평수는 좁았지만 세련된 인 테리어와 듣기 좋은 팝 음악이 흘렀으며 우리 또래로 보이는 젊은 남자 두 명이 햄버거를 조리하는 풍경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만든 햄버거 맛이 좋았다. 애인과 나는 첫 방문 후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마다 그곳에서 번번이 배달을 시켜먹었고 나는 점점 그들에게서 느낀 부러움을 우리 둘 사이에 투영시켰다. 주방 쪽에서 ‘칙’ 하고 패티를 굽던 그 두 사람이, 우리라면 어떨까. 알 수 없는 긍지가 느껴졌다. 내가 놓친 무언가를, 온전히 이루어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_ 134~135쪽 중에서 우리는 밖에 나가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풀숲을 걸을 때 세상의 아름다움을 좀 더 많이 누려야 할 의무가 있고, 내면의 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렇게 태어났다. 내가 정말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 지극히 사적인 개인의 삶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데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자기 재능으로 돈을 벌고 사는 사람들이 나는 너무도 부럽다. 그들은 하루 중 반나절이 넘는 시간을 도 대체 왜 그 일에 투자해야 하는지 설명할 길 없는 사람들과는 한끗 다른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라고 내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 값진 재능으로 단지 하루하루를 나기 위한 돈을 번다 해도, 연봉 일 억, 이 억 원씩 받는 잘나가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을 것만 같다. 물론 세상 모두가 그런 자주적인 삶을 살 수는 없고, 또 그러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안다. 삶의 가치는 저마다 다르니까. _ 166쪽 중에서 우리는 모두 보편적인 감성을 지닌 보통 사람이기에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그냥 툭 털어놓는 것. 커밍아웃이란 그런 거다. 물론 커밍아웃은 이를 행하는 당사자와 그를 받아들이는 사람, 또 그를 지켜보는 사람 모두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사자의 경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그 적절한 타이밍을 만들어내는 일 자체가 쉽지 않기도 하다.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기에 오히려 더욱 애매해진다. 또, 그렇기 때문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두려운 마음도 든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한번 진지하게 커밍아웃 해보라고, 실은 너한테 굉장히 중요한 일이 아니냐고, 제대로 멍석을 깔아주고 싶었다. 커밍아웃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분위기가 조성된 곳에서 쉽고 편안하게 시도해 보라고. 그리고 그걸 계기로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보라고. 그렇다. 어찌 보면 커밍아웃이란, 멍석이 필요한 일이다. _ 184쪽 중에서 지금 내가 서 있는 땅은 너무 심하게 삐딱한 느낌이다. 조금만 잘못 서 있으면 금방 미끄러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드라마든 책이든 음악이든 평범하지 않은 특이하고 삐딱한 걸 좋아하는 나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잃어버린 삶의 균형을 찾아보고 싶다. 그렇다고 아주 가운데로 가고 싶다는 얘긴 아니다. 그건 더 싫다. 조금만 덜 삐딱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진짜 나’를 감추지 않아도 되는 삶을 가진 게 맞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다. 아직까진 반쪽짜리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이쯤 되면 어떤 이는 내게 자아분출 욕구가 과도한 것 아니냐 물을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면, 나는 지극히 정상이다. 종종 남에게 하찮은 피해를 끼치기도 하고 나 나름의 편견도 지니고 있다. 또 나와 연관된 일에 대해선 한없이 이기적으로 굴기도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본성은 착한 사람이랄까. 나는 다른 누구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는 나와 똑같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 어울림을 강제당하고 싶지도 않고 어떤 삶을 강요당하고 싶지도 않다. 그게 타의든 자의든 둘 다 포함이든 말이다. _ 222~223쪽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김철수
저자 : 김철수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스물다섯 살에 혼자 서울로 왔다. ‘김철수’라는 이름이 가진 친근하고 보편적인 면을 통해 게이에게 갖는 편견을 허물고자 김슬기에서 김철수로 법적 개명했다. 철수가 되어 2015년 유튜브에 <채널 김철수>를 만들었다.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소외받은 경험이 있는 모든 철수와 영희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퀴어가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감은 살며 누구나 한 번쯤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속이는 삶을 거부한 모두가 <채널 김철수>를 보고 지지를 받기를 바라며 커밍아웃페이지, 성소수자 뉴스, 사연읽기 방송, 브이로그 등 다른 퀴어 유튜버들이 다루지 않는 주제들을 폭넓게 영상 제작하였고 <채널 김철수>는 성소수자를 위한 종합 콘텐츠 채널로 성장했다. 2018년 사랑에 대해 말하는 시민 100명을 인터뷰한 영상 ‘사랑이란 뭘까요?’는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프리즘: 인권을 바라보는 현대사회의 시선>전에 초대되어 전시되기도 했다. 영상 비전공자이지만 <채널 김철수> 속 영상은 단편영화를 보는 듯 메시지나 영상미도 상당하다. 저자는 ‘퀴어 콘텐츠는 우울하다’는 인식 너머 더 다양하고 밝은 주제로 다뤄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으며, 앞으로 퀴어를 주제로 실화 바탕의 짧은 픽션을 만들 계획이다.

목차

프롤로그 나는 내 편이다

PART 01. 내 인생을 위해 애써보는 일

보통 남자 김철수
멈춰버린 내 시간에 공감해 줄 사람
가족이란 무엇인가
소녀ㄴ 철수
여자를 좋아하기 위해
늘, 짝사랑으로 끝났다
탑이에요, 바텀이에요?
고장 난 나를 정당화하는 핑곗거리 | 가족의 탄생 ① |
현실에 발 딛게 해준 너 | 가족의 탄생 ② |
내가 미아동에 온 이유
우리 할머니 이야기
보이지 않는 ‘갑’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만약 당신이 같은 성별을 사랑하게 된다면
소중한 것들을 지킬 좋은 명분
자는 애인을 끌어안으며

PART 02. 소외되어본 적 있는 철수와 영희를 위하여

두 세계 어디에도 낄 수 없는 나는 어디로
노란색 셀로판지로 덧칠한 세상
나를 받아준 유튜브에게
형 눈빛만 봐도 알아
우리 집 고양이 별달해 이야기
커밍아웃 페이지
성소수자 뉴스
영상천재 김철수
영희
(안)비슷한 애인과 함께 산다는 것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강을 지나 달의 표면을 건너 바다로
서른네 살, 게이, 유튜버, 애인 있음
…이라고 쓰고 그만 이 책을 덮을 수 있다면

에필로그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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