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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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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웨일 공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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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해
- 16,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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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십 분만 재워 주세요 했더니 탁, 교과서를 덮는 선생님. 교실이 조용해지면서 숙제를 베끼는 덕규 빼고 하나둘 잠 속에 빠져들었다. 선생님도 교탁에 엎드리셨다. 옆 반 애들이 와서 교실 문을 여는 동시에 종이 울렸다. 국어 시간을 통째로 자 버린 거다. 날아갈 것 같다. 선생님 최고예요! 아이들이 소리 질렀다. 니네도 최고야. 기지개를 켜면서 선생님이 나, 침은 안 흘렸지? 흐흐흐 웃으셨다. 우리 다 같이 딴 세상에 갔었다. 시계도 책도 재워 놓고 몰래 떠났던 거다.
―?비밀? 전문
이 시집에는 그간 우리가 몰랐던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활과 생각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아이들은 “우리는 다음 세대의 것을 당겨쓰지 말자는 약속”을 다짐하며 환경 문제를 고민하기도 하고, 미세 먼지가 떠다니는 “잿빛 하늘”과 “헌옷 같은 세상을 물려주면서”(?우리를 상징하는 것?) 공부나 하라고 다그치는 어른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른들의 바람대로 살기보다 “언제나 그냥 나로 살겠다”(?그냥 나?)는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최은숙 시인이 이토록 아이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교환 일기’를 써 온 덕분이다. 교환 일기를 통해 시인은 아이들의 일상뿐만 아니라 가정과 마을에서 일어난 일들까지 두루두루 꿰며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시집은 최은숙 시인이 아이들과 함께 써 내려갔던 교환 일기의 다른 버전인 셈이다.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 마을 공동체
시집을 읽다 보면 ‘함께’라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시인은 교과서의 지식보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함께 나누고 베푸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 더 소중하고 바람직한 교육이라고 여긴다. “전국에 포물선을 그리”며 “울릉도 무주 공주 서산”에서 보내 온 “엄마 아빠 친구들의 선물이 밥상을 점령”(?나물의 이동?)하고, 수업 시간에 만든 쑥떡을 “학교 앞 솔로몬문방구랑 스마일분식, 독립상회”(?알고 보니?)에 돌리는 아이들의 경쾌한 발걸음이 들리는 풍경을 보여 주면서 시인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가장 큰 공부”(?해 질 녘?)라는 것을 일깨운다. 그렇게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 온정이 넘치는 마을에서 “작고 여린 것들의 세상/모르고 밟는 죄 저지를까 봐”(?너무 작은 여치?) 걱정하는 순진무구한 아이들과 “영원히 풋내 나는 선생”은 “콩꼬투리 속에서 무릎 맞대고 익어”(?풋?) 간다.
올봄에도 아이들이 쑥 뜯으러 나올 거라고
동네 어른들은 둑길에 제초제를 뿌리지 않았습니다
쑥 뜯는 동안 자동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은 것은
다들 뒷길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공부 안 하고 놀러 나온 게 좋아서
장난치고 도망가고 야단법석
그래도 쑥이 모자라지 않았던 것은
방앗간 사장님이 뜯어 놓았던 쑥을
한 소쿠리 보태 주셨기 때문이에요
학교 앞 솔로몬문방구랑 스마일분식, 독립상회까지
떡을 돌리고도 전교생이 실컷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엄마들이 쌀을 듬뿍듬뿍 퍼 주셨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선생도 자라고
마을은 깊어 갑니다
―?알고 보니? 전문
이 시집에는 수평적인 평등한 인간관계 속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이 소통하고, 그 소통의 끈이 마을로 이어져 아이들의 부모도 함께하는 작은 낙원이 그려져 있다. 시인은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과 엄마와 아빠, 옆집 아주머니, 아저씨의 음성이 가까이에서 들리는 우리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물질적 가치를 최고로 아는 오늘날, 우리에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그곳은 멀리 있지 않다. 시인은 “심지가 곧고 착한 사람들이 외딴 ‘섬’이 되지 않도록 서로 다리가 되어 주”는 “우리가 그 세상”이고 “우리가 그 마을”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꿈꾸며 찾아가는 소박하고 거짓 없는 마을, “새순 같은 햇살”(?첫 마을, 아침?)이 내리비치는 평화로운 “하느님의 작은 마을”(?하느님의 작은 마을?)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선생도 자라고/마을은 깊어”(?알고 보니) 간다.
제1부 시계도 책도 재워 놓고
선생님은 우리한테 딱이다
비밀
깜빡하기
안 보이던 게 보인다
이해하자
매우 나쁨
애로 사항
재난 대비 훈련
눈물 젖은 치킨
21세기 화전놀이
무서운 상민이
우리를 상징하는 것
이 맛에 산다
잘 하지 않아서 잘했다
금강
제2부 시시한 그것
냉이튀김
비 올 때
나물의 이동
난 브로콜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할머니의 사랑
이모네 집
경칩
손 없는 날
대를 잇는 간장
그렇게도 시시하고 행복한
2,190일
짝사랑
삼겹살은 사랑을 이긴다
나뭇잎 딸기
층간 소음
제3부 마을은 깊어 갑니다
선생님께 하는 부탁
빽
‘관’ 대처법
우리 모두 파이팅!
야생
마흔여섯 살 엄마
핵인싸각
첫 마을, 아침
하느님의 작은 마을
알고 보니
제4부 풋
풋
물건
동병상련
교환 일기
소심한 복수
부부라는 말
꽃밭에서
우린 운이 좋다 언제나
그냥 나
즐거운 인생
제5부 가만히 바라보는
참외를 고르는 법
이거다, 싶은
주공 아파트
해 질 녘
물음표를 붙이려다
너무 작은 여치
멋진 계획
말 안 해도 돼
딴짓의 힘
거룩한 일상
발문
시인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