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37409066 / 156쪽 / 218g / 124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김소영
-
김상훈
-
갱여운
- 16,200
- 15,120
- 15,300
- 16,920
출판사 리뷰
■ 스크린 너머의 죽음 텔레비전에선 사막이 흘러간다 선글라스를 쓴 미라가 발견될지도 모를 일,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다큐멘터리에 불과하다는 듯, 낙타 발자국이 그를 두고 흘러간다 ―「1인용 식탁」에서 오정국의 시는 ‘저 멀리’에서 몰려오는 감각으로부터 촉발된다. 그 감각은 안과 밖을 가르는 두터운 경계를 가뿐히 넘어서 몰려드는데, 이러한 바깥이 재현되는 무대는 주로 텔레비전이다.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에서 텔레비전은 붉은 사막의 오이디푸스 왕을, 치정 살인극을, 4월의 바다 한가운데서 일어난 참사를,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를 보여 준다.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무수히 반복해 재현한다. 텔레비전은 지금도 무수히 많은 참사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려 주는데, 이곳에서 오직 시청할 뿐인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텔레비전은 내가 감지할 수 있는 세계를 점점 넓혀 가는데, 그 속에 존재하는 나는 하염없이 작아진다. 작아진 나의 존재만큼 감각도 무뎌진다. 시인은 이렇게 비극에 무뎌져 가는 감각을 체념하듯 말하면서도, 시시때때로 자신을 엄습하는 멀고 먼 시공간에서의 슬픔과 공포를 생생히 느낀다. 슬픔과 공포 그리고 체념, 그 사이에 시인이 평생을 찾아 헤맨 실존적 자아가 떠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존재의 의미를 구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시인은 그가 목격한 고통에 뛰어들고자 한다. “발밑의 싱크홀이, 바다를 떠도는 빙하가, 열대우림의 불길이, 내륙을 뒤덮는 쓰나미가”(「너는 아직 우리들 가운데」) 바로 지금 여기 한가운데 있다고 말하며, 모든 비극을 우리 발아래에서 감각하게 한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감각, 타인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의 감각에 있다고 말하듯이 말이다. ■ 외지를 걷는 고행자 나는 나로부터 너무 멀리 왔다 허구와 허구가 뒤섞이고, 스토리와 스토리가 엉키듯 당도한 곳, 이곳이 외지다 ―「먼눈으론 알아볼 수 없었던」에서 세상을 가득 채운 비극적인 사건들을 제 것처럼 끌어안던 시인은 먼 길을 떠나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자연 깊은 곳에서 자신의 슬픔을 돌아보고 위로를 받은 시인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본다. 인간의 세속적 고통을 넘어 자연의 신비를 지나, 이제 근원에 도달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근원, 절대자와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시인은 ‘기도’로 그 장소에 가닿고자 한다. 지도상 어디에도 표시하지 못할 그곳, 오직 기도만으로 잠시 닿을 수 있는 그 장소를 시인은 ‘외지’라고 부른다. 이찬 평론가는 이렇게 기도하는 시인의 모습이 특정 교리의 종교적 맥락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오히려 어떤 보편적 차원의 영성 세계가 구체적 인간 실존에 드리우는” 존재론적 지혜를 생생히 채록하려는 시도라고 본다. 그리하여 시인은 이승과 저승의 세계를 잇는 “구술 역사가”가 된다.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른 붉은 사막으로부터 시작해 먼 길을 떠나온 시인은 하얗게 빛바랜 사막을 고행하듯 걷는다. 그 외지에서 시인은 세속의 세계에서는 절대 닿지 못할 먼 곳에 있던 타인들, 수동적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던 타인의 고통을 떠올린다. 재를 잔뜩 묻힌 얼굴로 그들이 읊조린 기도를 함께 읊조린다. 그렇게 시인은 “나의 현생이/ 당신의 현생을 생각하는 밤”(「영명축일」)을 걷는다. 우리 모두의 평화로운 밤을 빈다.
1부
붉은 사막 로케이션 13
청동 흉상 15
1인용 식탁 16
밤의 트랙 18
로드킬, 로드 맵 20
침묵의 도서관 22
미술관 수업 24
서랍들 26
길바닥에 떨어진 밧줄이거나 28
본문은 짧고 각주는 길고 30
연극배우 시절의 배역들 32
영구결번의 밤은 없다 34
나는 언제나 다리 위에서 36
나는 오늘도 다리 밑에서 38
그 물길 건널 때 40
너는 아직 우리들 가운데 42
밤은, 팬데믹의 밤은 44
밤의 횡단보도 46
어디선가 네가 이 순간을 48
2부
그곳이 어딘들 53
어스름의 독서가 나는 좋다 55
물의 언더그라운드 58
숲에서 나오는 산길을 60
여름 강 62
나에게도 해바라기가 64
오제를 다녀와서 66
밤의 소년은 나에게 68
귀향 70
두문포 72
큰끝등대 74
뱃머리를 앞세워 좌우를 거느리고 75
해안 참호 76
그해 여름 배롱꽃을 78
슬픔의 자매들 80
꿈속에서 꿈 밖을 내다보듯 82
고통에 대한 증언 83
어떤 고통에 대한 기록 84
3부
북대(北臺) 89
얼음 물고기 90
산막(山幕) 92
불망(不忘) 93
일곱 번째 캐릭터 94
송년(送年) 96
먼눈으론 알아볼 수 없었던 ― 외지(外地)·1 98
얼굴에 분칠하고 고개 드는 꽃들에게 ― 외지(外地)·2 100
추락을 견디면서 몸을 불태우듯 ― 외지(外地)·3 101
외지(外地) 102
전세살이 칸칸마다 106
재의 얼굴을 노래하다 108
육체의 짐을 내려놓을 때까지 110
영명축일 112
침묵 피정 114
돌같이 차고 헐벗은 116
청동 입상 118
두 손을 사막에 파묻고 120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122
작품 해설 - 이찬(문학평론가)
아우라의 흔적들, 구술 역사가의 알레고리 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