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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윤종욱 저 | 민음사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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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08946 / 148쪽 / 210g / 124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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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차가운 우울의 동굴에서도 우리는 증발하지 않는 기체 혓바닥보다 낮은 곳에 괸 채 발화를 기다리는 동안 말 이전의 말은 더욱 무성해지고 -「직전의 말」에서 윤종욱 시의 화자는 대체로 바깥으로 노출하고 발산하기보다 안쪽으로, 더 안쪽으로 침잠하고 파고든다. 아마도 마주하게 될 목소리는 낮고 고독하며, 그 자세는 웅크린 모양일 것이다. 자칫 그가 머무는 곳은 “슬픔의 장소”이며, 자꾸만 관계에서 “뒷걸음질”치고, 자신이 건네는 수많은 말들을 모조리 “잠꼬대”( 「철학자」)에 불과하다고 여길 수 있는 축적된 짙은 우울의 색이 우리를 물들인다. 이 우울은 차가운 동굴 속, 매 초마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로 만들어진 작은 웅덩이처럼 오래 고인 것 같다. 시인은 그 동굴 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시로 적었을 것이다. 떨어지는 우울, 고이는 우울, 웅덩이가 된 우울을. 그 우울의 한 방울들이 시가 되었을 때 그것은 동굴 밖으로 새어나가는 작은 목소리가 된다. 윤종욱의 시는 우리 모두 마음 깊은 곳 한켠에 저마다의 동굴을 지니고 있으며, 그곳에 고이는 우울과 슬픔들이 결국 목소리를 내게 될 것임을, 그 목소리를 듣는 일이 동굴에서 몸을 일으키거나 그곳에 빛이 들게 하는 일임을 말해 주는 듯하다. 각자의 우울이 목소리가 얻는 순간을 위해 시인은 기꺼이 차갑고 좁은 동굴 안에 웅크리는 것이다. 좀처럼 체념할 수 없는 꿈을 꾸면서는 우리가 끝장날 거라는 걸 몇 번씩이나 외웠었는데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잠깐 까먹게 돼 필연이 머리를 짓밟으며 비척비척 걸어가고 있다는 거 우리가 아까부터 만지작거리고 있는 그거 -「인간적인 우리에게」에서 오해와 몰이해와 오역과 착각. 이것들은 전부 다르지만 겹쳐 보이는 한 군데를 가리키고 있다. 관계의 불가능성. 시인에게 ‘우리’는 거듭 다가가고 싶지만 수많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실패’로 결론짓게 되는 관계다. 시집 『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의 이곳저곳, 수많은 시편들에 책갈피처럼 얇게 저민 허무와 슬픔이 끼워져 있다. 나와 너와 우리로 이루어진 삼각형을 만들고 싶은데 자꾸만 가닿지 못하고, 나와 너만 남은 기나긴 선에서 끝 모르고 미끄러지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리석고, 필패를 알면서도 자꾸만 ‘우리’이기를, 그것을 소망하는 것을 그만두지 못한다. 시인의 슬픔은 그로부터 연유한다. 그리고 시를 읽는 우리도 시인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리석게도 자꾸 희망을 품는 인간들이다. 과거의 무수한 실패로 만들어진 미끄러운 선 위에서 우리는 또다시 노력한다. 미래를, 약속을, 사랑을. 우리의 관계가 희망을 품었다가 절망으로 텅 비게 되는, 작은 새가 잠시 머물렀다가 이내 날아가는 “앙상하게 남은 새장”(「서툰 사람」)에 가까울지라도 영영 새장 문을 잠그지는 않는 인간의 필연적 사랑이 이 시집에는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윤종욱
저자 : 윤종욱
1982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예대 문창과를 다녔다.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목차

1부
누구에게 13
철학자 15
철학 17
콘텍스트 19
우리 존재는 부재의 산물 21
단계적으로 22
재생 24
있지 않기 26
원년 28
어둠이 있었다 29
현실적인 30
비현실적인 32
못 34
직전의 말 36
나의 측면에서 38
천사 40
인간 이후 42
악마 44
다분히 악의적인 것 46
빗면 48
이면에서 50
해프닝 52
표면적으로 54
차 례
고백적 56
퇴적된 것 58
사람처럼 60
피크닉 62
이전에게 64

2부
행진 67
두 다리는 나쁘고 네 다리는 좋다 69
서툰 사람 70
염소들 72
덩굴 74
방사능 76
미생물 78
인간성 80
숲 82
방의 전개 84
타이밍 86
밤에 88
낮에 90
방의 발단 92
눈을 쳐다보는 일 94

3부
윤리는 침울하다 99
나의 윤리 101
시행착오 103
무용론 105
무슨 말인지 알지 106
사피엔스 사피엔스 108
노력 110
에일리언 112
행 114
인간적인 우리에게 116

작품 해설 양순모
너에게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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