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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08953 / 168쪽 / 323g / 124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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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사람이길 그만두고 싶은 다른 삶이 아주 마음에 드는구나 어느 날 아버지라는 자가 나타나 내게 말했다 -24쪽 탄생과 동시에 지옥의 문은 열린다. 시작은 아버지와 총이다. 대문자 표식을 한 아버지를 죽이는 데에서 작가는 탄생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오래 반복되어 온 아버지의 죽음과 부활은 시를 진부하게 만들 테지만 유진목의 시에서 아버지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채로 이미 탄생해 버린 작가를 좇는다. 혹은 기다린다. 이번 생에서 아버지는 아이를 버리고 다음 생에서 아버지는 아이를 찾아온다. 시의 화자는 그를 죽이기 위해, 안부를 전하려, 심지어 결혼 소식을 알릴 목적으로 아버지를 찾는다. 기괴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조우는 새로운 시작은 불가능하고 그럼으로 작가의 탄생은 불가해함을 알린다. 새로 고칠 수 없으니 죽음을 택해야겠지만, 더 이상 사람으로서의 연명을 끝내야겠지만…… 지옥은 죽음을 허락하지 않는다. ■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 나는 잘 도착했어요. 아침 일찍 투숙해 한낮을 잤습니다. 태백의 눈은 한 번도 녹은 적이 없다고 해요. 늦봄에 파묻혔던 고라니를 녹이면 금방 산속으로 뛰어 숨는다고요. -123쪽 사람이길 그만두고 싶은 시는, 사람이길 계속해야 함을 받아들이는 여행으로 몸피를 바꾼다. “파로키”와 “로스빙”과 “할린”에 대한 비밀을 중얼거리면서, 여행자는 밀항을 계획하고, 스위치백 열차에서의 동행을 약속하고, 원산에 가기를 권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여행이 아닌 “모르핀”뿐이다. 모르핀을 갖고 있을 거라 멋대로 추측했기에 자행되었던 계획과 약속과 권유는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다. 우리는 모르핀이 없는 사람이고, 결국 우리는 사람이 아닌 채로 살아갈 수 없고, 죽음으로도 사람임을 멈출 수 없으며,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왜 살아가야 하는지 알 수 없음으로 신에게 묻는다. 신이 되묻는다. 인간이 대답한다. 신이 다시 묻는다. 질문의 반복 속에 출구 방향의 화살표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식물원을 거쳐야 가능한 탈출의 경로다. 질기게 살아가야 할 우리는, 삶의 몫을 더 단단히 하기 위해 작가가 탄생시킨 식물원을 지나쳐야 하는 것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호흡을 가다듬고, 죽지 않고 살기 위해. 결국 삶을 위해.
1막
작가의 탄생 13
파로키 18
작가의 탄생 23
미시령 25
미시령 30
파로키 34
작가의 탄생 35
인간은 머리를 조아리며 죽음에게로 간다 38
한밤중에 엄마는 문을 두드리며 말한다 40
로스빙 41
로스빙 44
2막
파로키 51
파로키 56
3막
이 얼굴을 보아 주십시오 63
작가의 탄생 66누란 71
할린 73
할린 78
국경의 밤 80
로즈와 마리 83
혜화동 86
유령의 시간 88
유령의 시간 90
이인 91
동인 94
4막
몽정 99
피망 101
여주 102
백년 104
만리 106
5막
모르핀 109
모르핀 112
모르핀 116
6막
시항 121
태백 122
원산 124
신의주 126
통영 128
7막
작가의 탄생 131
8막
식물원 137
추천의 글 - 황인찬, 송승언, 양경언 157


































